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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모두 다 꽃이야

향파코러스&발달장애인 예술단합동공연(227)

by 봄비전재복


어제저녁 7시부터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은 넘치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감동으로 가득 출렁거렸다.


유명한 합창단이나 인기 있는 예능인들의 공연이 아님에도, 향파코러스 제3회 정기연주회가 펼친 [동행]의 무대는 충분히 기립박수이상의 감동을 선사하였다.

산돌학교의 발달 장애인예술단 <그랑>과 함께한 동행의 무대는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공연보다 감동적이었다.

공연 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모든 공연이 끝나고 출연자들의 인사가 있을 때 몇 컷 찍었다.


향파코러스의 앞선 공연에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꿈꾸는 시간을 선사했다면 이번 무대는 가슴 밑바닥부터 차오른 감동으로 가득 채웠다.

모든 장면이 영상으로 띄운 담백한 詩의 구절처럼 가슴에 스며들었다.


합창단원들이 손가락 스냅으로, 가벼운 손바닥의 부딪침으로, 종내는 온몸을 타악기의 울림통으로 연출한 퍼포먼스는 압권이었다.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점점 거세어 지다가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되었다가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로 우리를 가득 출렁이게 했다.

격조 있고 고운 노래의 하모니 그 이상이었다.



하늘의 꽃은 해다

땅의 꽃은 사람이다

사람의 꽃은 사랑이다


(막간마다 마임리스트 성용훈 님의 몸으로 피워내는 꽃 또한 참으로 아름다웠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발달 장애인 예술단 친구들이 수어로 부른 노래 중)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발달장애인예술단 친구들의 기타 연주와 노래 중)


손 하나 올리고 발 동작 하나 익히는데도 수백 수천 번의 연습이 필요했을 저들이 만들어낸 무대는 끝내 나를 흐느낌 속으로 몰고 갔다.



군산여고동문 향파코러스단원 여러분, 아름다운 무대를 올리기 위해 수고하신 여러 손길들에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산돌학교 교장선생님과 여고 동문후배인 이보미교감선생님께도 다함없는 사랑과 헌신에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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