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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Feb 15. 2023

*변산바람꽃

    詩가 있는 풍경 (46)

딱 이맘때입니다.

눈밭을 헤치고 어름새꽃(복수초)이 피고, 산비탈 낙엽더미나 바위그늘에서 바람꽃과 노루귀가 피어나지요.

그래서, 서랍을 뒤적여 지난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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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전재복



매양 서두르는

조급함이 병이었다

채 못 피어

퇴화한 꽃잎

꽃술에 섞어 세우고

꿀꺽 시침 뗀다


꽃잎인양

펼쳐 두른 꽃받침

오종종 봄을 맞는다


에둘러 지나는

바람 한 올에도

파르르 온몸을 떨지만

아직은 침묵해야 할 때


그러나 기억하라

언젠가는 기필코

변산 앞바다 거친 숨결로

비상을 꿈꾸는

바람의 딸이다



(*변산바람꽃:  최초 발견된 자생지가 변산이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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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은 복수초와 함께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연두색 암술과 연한 보라색 수술 그리고 초록색 깔때기 모양의 기관이 꽃술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는데,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잎 다섯 장은 사실 꽃잎이 아닌 꽃받침이고, 꽃술 주변을 둘러싼

열 개 안팎의 깔때기모양 기관이 퇴화한 꽃잎이라고 한다.


바람꽃의 종류는 10여 종이나 되는데 모두 미나리아재빗과(아네모네과)에 속하며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

이라는 뜻이라고.  키가2~5cm정도의 아주 작은 꽃이나,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가날프게 흔들리는 모습에서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나싶다.

대개 2~3월 이른 봄에 바람이 잘 통하는 비교적 높은 산자락의 바위 그늘이나 낙엽 쌓인 곳에서 꽃을 피워 번식을 마치고, 주변 나무들이 잎을 내기 전에 부지런히 광합성을 해서 덩이뿌리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하고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은 말라서 스러지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말은 "비밀스런 사랑, 금지된 사랑, 덧없는 사랑" 이라는 다소 신비스럽고 묘한 매력을 지닌 꽃이다.

사실에 약간의 상상을 덧입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시인의 몫!


#제5시집 개밥바라기별(2021년 신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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