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전재복 Feb 17. 2023

*꽃다발을 품고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48)

*꽃다발을 품고



젊었을 적엔 꽃을 받는 일이 정말 좋았다. 남편은 아내의 생일 때 잊지않고 꽃다발을 안겨주었고, 나는 한껏 좋아라 했었다.

받아서 좋았으니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꽃으로 마음을 전하는 일을 즐겨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게로 와서 시드는 꽃이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안해졌다.


다발로 묶인 꽃다발은 자연스레 화분에 심은 꽃으로 바뀌게 되었고, 기념일을 챙기거나 뭔가 화가 나서 뚱한 아내에게 꽃다발을 안겨주며  기분을 풀어주던 남편의 노력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꽃을 받고 온몸으로 기쁨을 나타내던 아내의 리엑션이 사라진 때문이었으리라.



그랬는데 오늘 꽃집에 가서 참 오랫만에 꽃다발을 세 개나 안고 돌아왔다.

우리 은성이가 한 달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는 유치원 졸업식이 바로 내일인 때문이다.

아이 손으로 선생님께 전해드릴건데 무거워서는 안되겠기에 꽃다발을 준비했다.


오늘 오후 열두 분의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을 전해드리고 왔다.

생후 33개월~ 기저귀도 못뗀 우리 은성이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고마운 분들이었다.

졸업식인 내일은 두 분 선생님께 특별히  향기로운 꽃 마음을 전해드리려고 따로 꽃을 준비한 것이다. 물론 우리 은성이에게 줄 꽃도 준비했고.



대야까지 가서 예쁘게 포장된 꽃다발을 차에 싣고 돌아오는데, 알수 없는 설렘과 달콤함이 차 안에 가득했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내가 꽃이 되어 누군가에게 기쁨으로 다가갈 것 같은 행복한 상상~

꽃을 주고 받으며 느꼈던 그 행복한 기억이 살아 돌아왔다.


그래, 짧은 시간일 지라도 가서 큰기쁨이 되어라. 환한 향기로 안겨라.

꽃으로 살아있는 동안 맘껏 아름다워라~



*꽃천사님에게서 고급진 자색빛깔의 시크라멘꽃도 선물로 받아왔다.

식탁 한편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

작가의 이전글 *모르는 사람끼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