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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Apr 22. 2023

*반중 조홍감이...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68)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 아니라도 품음직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새 그를 설워하노라  ( 박인로)



이덕형이 보낸 홍시를 보고

육적의 '회귤고사'를 빗대어 효의 실천을 강조한 박인로의 시조가 생각났다고


이달 초 안부전화를 걸어온 옛 제자에게 시모님 상중이니 나중에 통화하자고 급히 전화를 끊었더니,

엊그제 때깔 고운 반건시 곶감을 한 상자 보내왔다.

쉰을 훌쩍 넘긴 이 제자는 매년 스승의 날은 물론 명절 때도 그냥 넘기지를 않는다. 특별히 잘해준 기억도 없는데 이토록 살뜰해서 미안하다.


"선생님, 허전하신 마음 위로드립니다.

계좌를 알려달라고 한들 안주실것 뻔해서, 고민하다 이걸로 결정했어요.

힘내세요. 선생님, 건강하셔야 해요. 사랑합니다.~"


너스레 반 응석 반, 제자의 전화를 받고 따라 웃었다.


4월의 눈을 흩뿌리며 뒤안의 애기사과꽃이, 조팝나무꽃이 노란 배추장다리 밭에 펄펄 내린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4월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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