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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Jun 06. 2023

*현충일 미션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80)


어른들이야 연휴가 길면 좋겠지만, 아이들은 쉬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붙여서 이틀간 쉬는 것도 심심해서 몸부림치는 우리 은성이~

현충일 전날인 월요일을 학교장 재량으로 쉬게 되니, 토요일부터 4일을 연이어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임실 호국원에 모신 증조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뵙고

그중 하루는 임실 호국원에 계신 증조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뵙고 왔지만, 나머지 3일은 집에만 있자니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아이를 돌봐줄 조부모도 없는 맞벌이 가정은 이 긴 연휴를 어찌 보내는지 남의 일이지만 걱정이 된다.)


할머니랑 은성이랑 조기를 게양했어요


연휴의 끝날이고 현충일인 오늘, 은성이는 할머니와 아침부터 미션을 수행하느라고 바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머리도 단정히 빗은 다음, 태극기를 챙겨 대문 앞으로 나갔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조기를 달고 10시에 묵념도 올리라는 과제를 내주셨기 때문이다.


아침식사 후에는 할머니가 내주신 수학문제도 풀고(앞의 3일간은 놀기만 했음) 동화책도 읽었다.


 완두콩을 까고 있어요


엊그제 동네 할머니가 가져다주신 한 자루의 완두콩을 쏟아놓고 할머니와 경쟁하며 콩을 깠다.

승부욕이 발동한 우리 은성이, 목도 아프고 손가락도 아프다고 하면서도 쉬지 않고 그 많은 콩을 다 깠다.

손이 빠르고 잘 깐다는 칭찬에

"헤헤~ 제가 손이 좀 빠르기는 하지요."

하면서 신소리를 한다.


음악 틀어놓고 춤도 추고, 과자랑 아이스크림도 먹고, 밖에서 밭일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구경도 하고...

그래도 시간은 남아돌아서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쫑알거리는 끼쟁이 우리 은성이~

은성이는 학교에 가는 것이 너무 재밌단다. 얼마나 다행인지!

춤추는 은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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