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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Jun 29. 2023

*심겨진 그곳에 꽃 피게 하소서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 88)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내립니다.처마 밑으로 놀란 새들이 쫓겨와 걱정하는 소리도 들리네요


"심겨진 그곳에 꽃피게 하소서. 이게 저의 기도이자 믿음입니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목사(빌리 킴 목사)의 사모 트루디여사의 말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불과 6년밖에 지나지 않은 1959년 12월, 남편 김장환목사를 따라 한국땅에 첫 발을 디딘 트루디 여사~

당시 그녀는 스물한 살의 꿈 많고 꽃다운 미국여성이었다.

그런 그녀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신음하던 열악하고 낯선 한국에 와서, 가장 낮은 자세로 가난하고 상처 많은 한국사람들을 섬기며 평생 봉사의 삶을 살았다 한다.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미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가능하면 이 잔이 저를 비껴가게 하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겟세마네에서 사형집행을 목전에 둔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를 뒤따르는 듯~

주어진 현실의 무게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매 순간을 섬기고 보듬고 내주는 삶!

그것도 먼 먼 남의 나라 땅에 와서 한 번뿐인 생을 오롯이 헌신하기가 쉬운 일인가!


2006년 다발성 골수종 3기라는 암진단을 받고 척추일부를 잘라낸 큰 수술을 했다는 그분, 고령의 나이에 투병과 힘든 재활을 하면서 자서전 비슷한 책을 냈다고 한다.

<한국에 왜 시집왔나>라는 책이다.


심겨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심겨진 곳에서 최선을 다해 피워낸 꽃, 낮은 곳에서 아름답게 핀 꽃의 깊고 진한 향기를 책을 통해서나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급하다.

하여 책주문을 했다.



그리고 나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불칼이 번쩍이고,  천둥이 으르렁대는 오늘, 단편영화 '수라'를 보러 간다.

오롯이 전해질 이야기와 만나기 위해 혼자서 극장에 간다.

비 오시는 날 영화감상~ 제법 어울릴 것도 같지 않은가?



*'수라' 메인예고편

https://youtu.be/N-9 uL4 pQd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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