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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Jbenitora Jun 27. 2024

헛똑똑이의 최후

벡스코역과 경차할인

부산 벡스코역과 센텀역 사이에 위치한 한 기관에서 교육이 있었다. 같은 분야 컨설턴트로 일하는 동생과 내 차로 함께 이동했다.


보통 교육은 많은 컨설턴트가 참여하므로 주차공간이 없을 때가 많아서 가까운 역 주차장에 대고 이동하기로 했다. 벡스코역 주차장이 한가하길래 주차를 하고 교육장으로 걸었다.


도보로 가기 적당한 거리에 햇살 눈부신 거리는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오후 1시 반에 시작한 교육은 5시가 넘어 끝이 났다. 강의장 밖을 나오니 담당자가 건물 안에 주차한 사람들의 차번호를 확인해 주차비 면제 등록을 해주고 있었다.


"주차장이 한가하던데요?"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컨설턴트가 내가 벡스코역에 차를 대었다고 얘기했더니 놀라며 말했다. 그 얘기에도 별 느낌이 없었다. 컨설팅을 때 주로 타는 차량이 경차라 주차비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가기 위해 벡스코역으로 향했다. 올 때는 몰랐는데 갈 때는 주차장까지 거리가 더 먼 느낌이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까 차를 댈 때는 절반이 차 있었는데 지금은 내 차밖에 서있지 않았다. 오후 햇볕에 한껏 달아오른 차의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서 더운 공기를 뺐다. 차를 타고 무인정산기 앞에 멈췄다. 5시간 조금 넘는 시간이 찍혀 있고 금액은 9,600원이었다.


호출버튼을 눌렀다. 경차 할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버튼을 네댓 번 눌러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 버튼 옆에 희미하게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 젊은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기 벡스코역 주차장인데 경차할인적용 때문에요."

"아, 고객님 해당 역 주차장은 경차할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네?"


한번 더 그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곳은 공영주차장이 아니고 할인 역시 안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카드로 계산하고 나오는데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추측으로 외부 주차장을 선택한 나의 잘못이었다. 그러고 보니 보통 안내문에 교육장에서의 주차가 어려우면 어렵다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이번엔 본 기억이 없었다.


 '이번 안내문에는 그런 문구도 없었는데 왜 밖에 댈 생각부터 했을까?'

 굳이 내지 않아도 될 주차비를 내면서 '나에게 상식은 어떤 곳에서는 상식이 아니다'라는 것을 제대로 배웠다.


'브런치 작가라 다행이야. 이걸 글로 남기면 다른 누군가는 나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거야.'


만원 돈으로 글소재를 얻은 헛똑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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