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Jbenitora Jul 06. 2024

약속시간에 늦지 않는 법

컨설팅을 위해 미리 약속을 잡고 움직인다. 시간을 넘기지 않게 도착해서 미팅을 한다. 어쩌다가 한 번씩 미팅시간을 못 맞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늦을 수 있음을 문자나 통화로 즉시 알린다. 10분이 늦던 20분이 늦던 사정을 얘기하면 대부분 이해를 해준다.


이전의 경험으로 머릿속으로 대략 이동시간을 예상하고 그에 맞추어 준비를 하다 보면 간혹 늦는 일이 생긴다. 예전엔 옳아도 지금은 틀린 때가 있는 것이다.

남대구에 갈 때가 그렇다. 동대구는 편도 1시간 20분, 서대구는 1시간 40분이 머릿속에 있는데 남대구는 그 중간인 1시간 30분으로 생각하다가 20분씩 더 걸리는 일이 생긴다.

앞의 두 곳보다 상대적으로 고속도로와 거리가 멀다 보니 생기는 시간 차이다.


부산도 해운대 50분, 서부산 1시간 20분이 평균이다. 서면과 같은 번화가에 갈 때는 보통 1시간 20분 정도 걸리지만 2시간이 모자랄 때도 있다. 한번 막히면 지독하게 막히는 황령터널과 동서고가도로 때문이다.


예기치 않은 사고나 러시아워 시간이 아닐 때 약속시간 15분 전에 도착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뛰어난 운전솜씨? 오랜 운전경력? 곳곳의 길을 꿰는 능력?


예전 직장 상사 중에 함께 출장을 가면 항상 늦는 분이 계셨다. 준비를 다 마치고 30분 정도 시간을 여유롭게 두고 출발을 얘기하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네. 이것만 처리하고"라며 책상 앞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15분쯤 지나 다시 얘기를 하면 "잠깐만, 그만 재촉해라. 금방 끝난다."라고 말했다.

운전도 하고 출장 가서 세팅도 전부 담당해야 하는 입장에서 여유로운 출발은 중요한데 상사는 평온했다.

또 핀잔을 들을까 봐 재촉은 못하고 있다가 결국 예정해 둔 출발시간이 지나서야 "이제 출발하지 않으면 시간을 못 맞춥니다. 가시죠."라고 하면 그때서야 일어났다.


상사가 개인 물품을 챙겨 나오는 걸 보고 나가서 30분 전에 출장짐을 다 실어둔 차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상사는 화장실 볼일까지 다 보고 한참 뒤에야 차를 탔다. 네비는 도착해야 하는 시간의 10분 뒤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는 가는 길에 조금이라도 속도를 내어 이 차이를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면 정시에 도착할지 생각하며 바쁜 마음으로 운전하고 있는 내게 뒷자리에 앉은 상사가 한마디 하였다.

"네가 재촉해서 결국 명함을 못 가져왔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답은 단순하다. 늦지 않게 출발하는 것이다.


잘 모르는 곳에 가야 하면 출발 한 시간 전쯤에 미리 내비게이션을 켜서 목적지를 찍어본다. 예상 도착시간을 확인하고 코스를 찬찬히 살핀다. 바로 이 시간을 근거로 20분 정도 여유를 두고 출발하면 늦는 일이 없다. 중간에 휴게소를 들러 주유를 하거나 화장실에 갈 시간도 충분하다.


가만히 보면 인생 자체가 그렇다. 빨리 가는 것만, 빨리 이루는 것만 생각하지 언제 출발할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100일 뒤에 날씬한 몸매를 목표로 해도 오늘만은 치킨을 시켜 먹어야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목적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과 미리 계획을 세워보고 출발을 여유 있게 하는 건 기본이다.


언제까지 어디로 갈 것인지 정했으면 내 경험, 독서나 멘토의 조언 등으로 마련된 인생의 내비게이션을 켜서 시작시간을 여유롭게 잡자. 빠르기는 중간에 급박하게 바꿀 수 없다. 고속도로라 해도 기껏해야 시속 100km를 넘을 수 없고 더 빨리 달린다 한들 자동차에 무리가 가거나 속도위반으로 벌금이 날아오거나 사고 날 확률이 높아진다.


이미 늦은 것 같다고? 물어볼 시간에 엉덩이를 떼고 지금 당장 출발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헛똑똑이의 최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