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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Jbenitora Sep 02. 2024

주식 초보의 지난 2달의 투자

엔화 금리 인상

주식 초보가 있었다. 그는 주식을 먼저 시작한 멘토들에게서 주식의 철칙 몇 가지를 배웠다. 그리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운 뒤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1. 사과를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2. 우량주를 골라라.

3. 장기간 투자해라.

4. 분할 매수, 분할 매도를 해라.

5. 잘 알려진 미국주식을 사라.

6. 국내주식은 배당주만 사라.

7. 우량주나 배당주 정보 찾을 시간도 없으면 지수를 따라가는 ETF를 적립식으로 사라.


이외에 이동평균선의 변화를 보고 투자하라 등과 같은 여러 원칙이 있지만 단기투자가 아닌 장기투자자에게는 중요한 원칙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만기 된 정기예금을 새로 개설한 증권 계좌로 옮겼다. 기업 정보라곤 유명 브랜드 외에는 모르는 상태에서 s&p500을 따라가는 ETF 주식을 몇 주 사는 것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호기 있게 금융투자를 시작하였지만 지금 사는 것이 좋은 값에 잘 사는 것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주가가 한참 올랐다가 떨어지는 시기라 며칠 동안 시범 삼아 몇 개 사본 주식이 하나도 빠짐없이 파란색이었다. 사고 나면 떨어지는 주가에 첫날 2만 원이던 마이너스가 2주 만에 2백만 원이 되었다.


그는 불안했다. 계속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했다. 그럼에도 다행인 건 투자 원칙을 한 번도 깬 적 없다는 것이었다.


떨어지던 주식들 일부가 소폭이지만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100만 원 정도의 마이너스가 회복되었다.

'쳐다보고 있으면 안 되겠다.'

그는 평일 기준으로 주식 어플을 하루에 30분씩 들여다보았다. 주말에는 주식을 잊고 살았다. 주식앱을 여는 시간을 더 통제했다.


한 달쯤 지나자 일본발 금리인상이 터졌다. 원화기준으로도 100엔의 가치가 100원이 하루새 올라 965원까지 올라갔다. 주식앱을 열자 미국주식을 비롯해 전 세계 주가가 수직하향하고 있었다. 하향이 언제까지 갈지 아무도 모르는 갑작스러운 하락이었다. 샀던 주식들이 전부 하한가를 갱신하고 있었다. 그는 안 그래도 손해 보고 있는데 여기서 추가 구매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또한 장기투자이기 때문에 손절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음날이 되자 미국증시가 빠르게 올랐다. 엔화강세가 갑작스러웠지만 위험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주식들이 붉게 변했다. 오르는 주식은 어제보다 비싸단 이유로 매수 버튼에 손이 가지 않았다. 판을 읽을 줄 아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은 내려간 주식을 담고 있었다. 주식이 슬금슬금 올라 일주일 만에 이전 가격을 전부 회복했다. 그는 가격이 낮을 때 좀 사둘 걸 하며 아쉬워했다.


이전가를 회복한 주식은 더 올랐다. 주식을 시작하고 두 달을 채운 그의 주식계좌는 이제야 몇 만원 수준에서 약간 플러스가 되었다. 이게 좋은 일인 건지 쌀 때 더 샀어야 하는 것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그간 계속 마이너스였던걸 생각하면 얼떨떨한 그였다.


그가 두 달간 경험한 주식시장은 도박과 같은 스릴이 있었다. 일희일비 안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앱을 쳐다보고 있는 동안은 헛된 기대와 상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주식을 오래 했어도 내일 주가는 알 수 없는 게 주식 시장이었다. 초보가 모르는 걸 고수들도 모른다는 게 주식의 매력이었다.


이제 그는 다짐한다. 파란색, 빨간색에 연연하지 말고 적립식으로 투자하여 주식앱 보는 시간을 더 줄여야겠다고. 아직 주식을 사지 못한 절반의 남은 예금은 한동안 보유하고 있다가 유동성에 대비하여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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