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Jbenitora Sep 09. 2024

내가 글쓰기 전에 하는 일 2가지

소재찾기

글을 쓴다는 것은 요즘말로 콘텐츠를 창작한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글을 읽을 때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없이 책만 펴면 되지만 쓸 때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글을 쓰는 것을 참 어려워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그다음은 쓸 능력이 안된다는 것과 쓸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내가 만들면 된다. 하루를 돌아보고 낭비하는 시간을 찾아서 그 시간에 글을 쓰면 되니까 해결책을 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쓸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은 글쓰기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토막글이 되었던 일기가 되었던 독서감상문이 되었던 한 줄이라도 써볼 요량을 해야 한다.


시간과 능력이 생겼는데 이제는 쓸 거리가 없다. 무의미한 글을 주절주절 남길 필요가 없으니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의 경우는 쓸 거리를 만들기 위해 2가지 일을 먼저 한다.


첫 번째 일은 설거지이다. 글을 써야 하는데 웬 설거지냐 하겠지만 설거지야 말로 글감을 생각하기 딱 좋은 일이다. 나는 보통 컨설팅이 잡히면 한두 시간은 운전을 하여 고객을 방문한다. 그때 음악이나 라디오를 틀지 않는다. 운전하면서 몰입의 시간을 갖는다. 평소에 풀리지 않던 문제, 앞으로의 계획, 효과적으로 일을 하는 법과 같은 생각들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활기가 생긴다. 그렇게 생긴 아이디어는 휴게소에 들러 꼭 노트에 적거나 카톡을 열어 나에게 쓰는 채팅에 기록해 둔다. 그것이 글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운전은 매일 멀리에서 부르는 일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루틴으로 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설거지는 매일 씻어야 할 그릇이 생기기 때문에 운전과 같은 단점이 없다. 그릇을 1차 헹궈서 밥알이나 김치국물, 반찬남은 것들을 제거한 뒤 수세미에 세제를 짜서 비빈다. 그리곤 기름기 없는 그릇부터 씻고 헹궈서 정리하고 기름기가 있거나 물에 불려놓은 그릇들을 다시 수세미질하여 헹궈서 정리한다. 그리고 싱크대에 너저분한 것들을 정리하고 행주로 닦아낸 뒤 행주를 짜서 널어두면 끝이다.


이게 시간이 안 걸릴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많이 걸린다. 보통 20~30분 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눈과 손은 걸거지로 바쁘지만 머릿속은 온갖 생각으로 바쁘다. 몸은 일을 하지만 머리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온 우주와 합일이 된다. 그렇게 30분가량을 생각하고 나면 글 쓸 소재는 넘쳐나고 그걸 어떻게 풀지도 대략 나온다.


두 번째 일은 빨래 개기이다. 빨래는 세탁기가 하고 건조는 건조기가 한다. 사람은 빨래를 모아서 세탁기에 넣어주고 다 되면 꺼내어 건조기에 넣어주면 끝이다. 뽀송하게 마른빨래를 가져갔던 빨래통에 다시 넣어와서 거실에 부려놓으면 또 한 번의 생각여행이 시작된다. 옷걸이에 걸어둘 우리 부부의 겉옷은 따로 빼두고 첫째의 담당인 수건도 따로 빼면 그때부터 눈과 손은 빨래를 개고 머리는 온갖 생각으로 가득 찬다. 양말까지 다 개고 나면 각자의 옷으로 분류를 하여 바닥에 놓아둔다. 지금 기준으로 빨래를 서랍에 넣는 것은 아이엄마가 하고 있다. 업무 분담이라고 하기에는 빨래를 넣는 것 자체를 아내에게 떠넘기는 것에 가깝다. 아내는 빨래 개는 게 선뜻하기 어렵고 나는 빨래를 서랍에 정리하여 넣는 게 어렵다. 


어떤 날은 설거지만 하고 어떤 날은 빨래 개기만 하기도 하지만 글쓰기 전에 글감이 없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2가지를 하시길 추천한다. 나도 초창기에는 글을 쓴답시고 소재 찾으러 인터넷을 뒤지다가 글 한번 못 써보고 한나절을 날리는 일을 많이 겪었다. 여러분의 효율적인 글쓰기, 루틴화된 글쓰기를 응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