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직장에 취업하는 게 정답인 양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았다.
18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가족 사업으로 운영하는 곳에서 이모, 삼촌, 할머니까지 이사, 행정원장, 부장의 타이틀을 달고 "갑" 행세를 하는 곳도 봤다.
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곳에서는 일보단 다른 것을 우선시하며 "갑 "행세를 하는 곳도 봤다.
같이 일한 직원들은 그들에게 상처를 받았고 견디지 못하고 직장을 떠났다.
나는 내 일만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으로 버티며 두 귀를 닫고 살다 보니 어느 날, 깊은 한숨이 나왔다.
한때는 제 생각은요...
이건 아닙니다..
라고 내 의견을 잘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내 의견을 말하는 순간 나는 찍힌 사람이 돼버렸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했지만 시정되는 건 없었다.
그때 알았다.
혼자서는 결코 바꿀 수 없다는 걸..
나는 조직원일 뿐..
조용히 일만 하면 된다는걸...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고, 조직에 흡수되었다.
시키는 대로 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상위부서에서 평가하기 위해 왔을 때는 솔직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계속 직장을 다녀야 했기에..
차마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갑과 을을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나는 을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직장인들이 화병을 달고 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말 못 하고 참아야 하니..
쓴소리 들어도 웃어야 하니..
대인배 되기 위해서..
프로가 되기 위해서..
그렇게 살았다.
이제는 솔직하게 살려고 한다.
예전의 나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
당당하게..가슴을 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