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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Jun 03. 2021

너무 예민하지 않게...

삶 자체가 예민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늘 불안과 초조를 달고 살았다.


아이 셋 육아에 직장에 걱정거리로 초 예민했다.


그런 나를 위로해 주는 건 나 자신 뿐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직장에서는 조금만 지각해도 꼬투리 잡기 일쑤였고, 정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었다.


그런 곳에서 탈출을 했으니 요즘은 예민함에서 벗어나고 있다.



참.. 나란 사람은 그동안 예민했구나..


사표를 내고 직장을 그만둔 후부터 나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었다.


육아를 하면서도 자전거를 타고 1시간 거리의 숲과 나무를 보러 다녔다.


자연과 하나 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


나는 그동안 몰랐다.


앞만 보고 달렸으니...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처럼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여성분이 내 앞을 가고 있었다.


저분도 나처럼 여유를 느끼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계를 보니 아이들 점심 줄 시간이 되었다.


그 여성분 옆을 지나치려는데.. 갑자기 그 여성분이 전속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순간.. 저분도 급한 일이 있나? 싶어서 다시 속도를 늦췄다.


다시 그분도 천천히 속도를 늦췄다.


나는 다시 한번 그분 옆을 지나가려는 순간  그분이  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뭐지?


왜 자기 앞에 못 오게 하지? 별별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 번의 똑같은 상황을 반복한 뒤 나는 느꼈다.


저분은 나와 자전거 경쟁을 한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분의 뒤에서 점점 멀어졌다.



이제는 여유를 갖고 살고 싶다.


우리는 너무 경쟁하며 예민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아닌 걸로..



그날 오후 은행에서 업무를 보다 직원분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몹시 귀찮은 듯 대답하는 그분을 보면서 예전 같으면 불친절하다며 씩씩댔을 텐데..


그냥 그럴 수도 있지.. 라며 웃고 넘겼다.


귀찮을 수도 있겠구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예민하게 살지 않기로 했다.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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