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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Sep 05. 2020

내 목소리 돌려도

코로나 19로 아이 셋 집콕에 하루하루 전쟁이다

밥 간식 청소를 3번 도돌이표 하면 하루가 끝난다

어제저녁은 막내가 우유를 마시다 바닥에 엎질렀다

피곤한 탓에 화를 내고 말았다

막내는 엄마한테 속상한지 말도 안 하고 잠들었다

잠든 아이를 보면서 내가 미친 엄마가 돼가고 있구나 생각했다

이놈의 코로나가 사람 잡는구나


오늘 아침 전화벨이 울린다

일주일 동안 연락 안 한 시어머니 전화다

핑계 같지만 전화할 틈이 없다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여보세요'

어머님은 이게 누구냐? 며 웃으신다

순간 그동안 전화 안 해서 화난 건 아니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어머님은 우리 막내 이름을 대며 혁준이 밥 먹었어? 이런다

나는 다시 한번 흠 , 흠  목소리를 가다듬고 여보세요?  잘 주무셨어요?라고 물었다

어머님은 우리 큰아들 이름을 대며 세현아 일어났니? 또 이런다

나는  놀라서 어머님 저예요

저요

그러자 어머님은 누구니?

혁준이?

어머님 저요

어머 너 목소리가 왜 이리 두껍냐

너 아닌 줄 알았다

목소리가 남자 목소리 같아


코로나가 내 목소리를 바꿔 놨나 봐요

하루 종일 소리 지르고  한말 반복하고 잔소리 해대니 성대가 굵어졌나 봐요

모든 걸 바꿔놓은 코로나

내 목소리 돌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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