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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an 07. 2020

경험이 늘어날수록
bias도 늘어난다.

2020년 opellie의 테마, back to the basic

Bias라는 단어를 글에서 사용합니다. 선입견, 편견 등을 포함해 우리가 일과 사람과 조직에 대한 경험을 하면서 갖게 될 수 있는 일종의 왜곡된 경험이나 생각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본 글에서 bias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글머리에 남깁니다.  

대학원 두 학기를 어찌어찌 보냈습니다. 2개월 남짓 준비기간이 지나면 세 번째 학기를 마주해야겠죠. 3월엔 학기를 시작하니 남은 1월과 2월에 최대한 바쁜 일들을 마무리하려 발버둥을 치다보니 어느 새 새해를 만나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새해를 마주하면서 2020년도를 잠깐이지만 생각해보려 했었습니다. 무엇보다 HR담당자로서 15년째가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기념이라는 게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겠지만, 그래서 올해에 무언가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도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교육기관들의 20년도 교육과정들을 보다가 조금은 낯선, 어쩌면 조금은 주저할 수도 있는 생각을 합니다. 문장으로 표현하면 "기본으로 돌아가기" 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은 시간에 비례해 늘어납니다. 그 경험들이 서로 다를 수도 있고 같거나 비슷한 경험을 해도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각자 가는 길이 달라집니다. 직장인으로서 경력직에게 있어 이러한 경험, 특히 직무에 대한 경험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지금 기업에서 갑작스레 다면평가를 진행하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무런 시스템 없이 남들이 보기에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경험이고 그 경험 중에서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부분들을 뽑아내 적용하는 것이겠죠. 그런 면에서 경력직을 기업이 채용하는 건 달리 말하면 그들이 가진 경험을 사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경험이 늘어날수록 bias도 늘어난다.


그런데 경험이 늘어나면서 모든 경험들이 다 논리적이고 정답인 것만은 아닐 겁니다. 경험과 함께 늘어나는 것에는 bias도 포함됩니다. 그 bias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고, 과거의 상황에서는 적합했으나 오늘날 상황과는 거리가 먼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관계 자체를 잘못 이해하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인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일부분의 현상만 경험을 하고 그것을 전체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죠. 우리가 일을 알아가는 시점의 경험은 대부분 현상의 전체보다 일부분만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흔히 말하는 '단위조직의 장'으로서 공식적인 권한을 조직으로부터 부여 받으면 이러한 외형적 권한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의 bias를 더욱 키울 수도 있습니다. 소위 '상사가 시키는 일이니 해야 한다' 라는 논리라고 할까요. 물론 과거에 비하면 오늘날은 많이 달라졌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소위 말하는 '짤'들을 보다보면 아직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되는 곳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팀장이라는 자리에서 만 2년을 보내면서 제가 점점 확신을 갖게 되는 건 '단위조직의 장'이라는 건 권한이 아니라 책임에 대한 메시지라는 점인데 공식적 권한을 권한이나 권리가 아닌 책임으로 받아들이면 위와 같은 경우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교육기관의 교육과정들을 살펴보다가 한 교육과정에서 눈이 멈췄습니다. 노무관련 과정인데 추천하는 대상이 1~3년차 HR담당자라고 되어 있습니다. 왠지 이 과정을 제가 들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동안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출근하면 일단 일을 속된 말로 '쳐내고' 있는 상황이라 일하다 보면 잊고 있다가 퇴근 즈음 정신이 돌아오면 다시금 머리 속을 맴돕니다. 이 정도면 아무래도 신청을 하는 게 맞겠죠. 자격요건 미달로 쫒겨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2020년의 HR담당자로서 15년째의 시간을 어떻게 채울까?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까?에서 시작했던 생각이 도달한 곳은 '기본으로 돌아가기'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제 경험 속 bias를 돌아보는 일이 될 듯 합니다. 경험이 늘어날 수록 bias도 늘어난다는 걸 깨달을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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