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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y 17. 2020

AI교육을 받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T자형 인재, 연결성, 성장, 그리고  HR

인공지능과 HR을 같이 이야기하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매주 하루씩 다음주까지 총 4주차 과정입니다. 사실 매주 하루씩 총 4일을 관련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HR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잘 다룰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그건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 실제 그렇기도 어렵겠지요. 다만 제가 이 교육을 받는 이유는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것에 있습니다. 


대학원 입학 면접에서 "왜 대학원을 지원했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HR이라는 분야에서 10여 년 실무경험을 만들어왔는데 그러다 보니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론적 균형을 맞출 필요성이 있었다"는 대답을 했었지요. 제가 나름 HR을 해왔다고 해서 그 경험이 정답이고 다 안다가 아니라 제가 모르는 분야가 있음을 인정하고 제가 아는 분야를 다른 분야 혹은 다른 방식이나 영역을 통해 검증하고 실제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이 필요함을 말합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깨달은 게 있다면 실무를 하면서 나름 했었던 왜 이럴까?라는 생각들을 이미 몇십 년 전에 누군가가 이미 했었고 심지어 연구를 해서 논문으로 정리까지 했었다는 점이었지요. 이를 몰랐다면 아마도 저는 제가 무언가 대단히 뛰어난 생각을 하고 있노라 착각을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경험과 이론을 연결하는 경험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저에게 인공지능을 이해한다는 건 인공지능이라는 영역과 HR이라는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강사분도 HR실무경험을 가진 분들이 feature의 특성 등에 대하여는 경험치로서 이해가 깊기 때문에 feature engineering에서 좀 더 잘할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요. 어떤 feature를 어떻게 다루는 게 좀 더 좋은 예측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insight를 HR실무자들이 가지고 있음을 말합니다. HR실무자 입장에서 HR과 다른 영역을 HR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고, HR이라는 분야를 기반으로 그 분야를 더욱 확장하고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영역을 연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T자형 인재라고 말하죠. 자신의 분야에서의 일정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만들어 놓고 이를 구심점으로 두고 그 영역을 확장하는 유형이라고 할까요. T자형 인재의 중요성은 단지 우리 개개인이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스스로 성장하면서 다른 영역과 우리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연결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에 있죠. 그리고 그 연결과정에서 기반은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분야에서의 지식과 경험이므로 서로 다른 이해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그 서로 다른 이해가 공유되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통해 서로가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모습을 포함합니다. 일전에 coaching이라는 단어에 대해 "서로의 생각에 균열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지요. 이와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영화나 쇼핑 등에서 고객 data를 학습한 인공지능을 통한 예측 시스템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HR분야에서 이러한 모습을 어느 영역에 어떤 모습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영화나 쇼핑에서는 고객의 소비/시청/평점 등을 활용할 겁니다. 이들을 통해 고객에게 그들에게 적합한 물건이나 영화를 추천해주는 방식일 겁니다. 개인적으로 보는 것 중 하나는 "구성원들이 전문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이 경우 단순히 구성원들의 교육이력만을 기준으로 예측을 하는 건 어렵다는 점에 있습니다.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은 "선호하는 교육"과 동의어라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 그렇고 동일한 교육을 받더라도 개인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음에 그렇습니다. 적어도 HR에서는 고객의 소비패턴이라는 단일 유형의 데이터가 아니라 두 가지 서로 다른 차원의 데이터가 필요함을 말합니다. 


직무 Data

그중 하나는 직무 data입니다. 이 직무 data의 구체적 모습으로 제가 보고 있는 것은 '역량'입니다. 다만 기존에도 소개드렸던 것처럼 고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가진 "행동특성"이 아닌 직무 자체가 가지는 "직무특성"으로서 역량을 이야기합니다. 이 직무특성은 직무성과를 기준으로 하며 따라서 본 글에서 직무 data는 직무성과와 직무역량이라는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직무 data를 통해 이에 필요한 교육과정들을 큐레이션할 수 있겠죠. 


개인 Data

다른 하나는 개인 data입니다. 이는 우리가 직무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도출하고 구성원들에게 일률적으로 교육을 받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닌 개인별 지식과 경험, 그리고 성향과 같은 개인적 특성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큐레이션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이를 실무에서는 이미 하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별 면담을 통해 강점과 단점을 이야기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가능하다면 제안을 하는 식입니다. 개인적으로 구성원과 면담을 하다가 문득 제가 읽었던 책들 중 하나가 떠오르면 책을 선물하기도 했었지요. 만일 이를 인공지능을 통해 한다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입니다. 


여담. data에 대한 이야기

SCM 업무를 담당하는 어느 동료분이 교육과정을 문의하기에 SCM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입문과정을 소개드렸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을 공부한다가 아니라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통해 실무자로서 SCM의 data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해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시라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사실 실무자들이 실제 기술이 있어도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data입니다. 말 그대로 data가 없다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혼재되어 있거나 하는 식입니다. 짐작컨데 생각보다 많은 현업에서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일 우리가 일을 시작하거나 배우는 단계에서 data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이해를 가지고 실무를 해나간다면 당장 기술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추후에 도입이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둘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HR의 성장

HR에 대한 제 생각을 이야기하기 위해 정리를 하면서 제 소개를 하려고 보니 어느새 HR 담당자로서 15년 차의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존에 해왔던 대로 하는 게 저에겐 가장 편한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HR에 대한 경험이 저보다 적은 누군가에게 제가 맞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죠. 분명한 건 그러한 방식이 적어도 HR이라는 일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일 겁니다. 어릴 적부터 머리가 나쁘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음을 근거로 어쩌면 대단한 무언가를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HR에 대해 조금은 다른 이야기들을 하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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