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의 확산
책 소개는 오랜만인 듯합니다. 그만큼 많이 읽지 않았다는 말이 되겠지요.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일단 학기를 시작하면 독서량이 확 줄긴 합니다. 교수님은 잠을 덜 자는 수밖에 없다고 하시나 잠이란 쉬운 일이 아닌 듯합니다. 회사에서 보직자를 대상으로 경영도서를 매월 한 권씩 배송하는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6월부터 한 권씩 받기 시작했고 이번 책 소개는 그 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이상한 놈들이 온다
저 자: 세스 고딘
출판사: 라이스메이커
당신은 기존 시스템이 늘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해오던 내용과는 반대로 사람들에게 옳고, 유용하고, 즐거운 일을 하도록 독려할 자신이 있는가? p11
어쩌면 2020년을 사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존의 것에 why라는 단어를 던지고 그 why에 더 적합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기존에 해왔으므로 심지어 왜 하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하는 경우를 말이죠. 어느 동료분이 저를 찾아와 상급의 지시사항이므로 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저는 그 지시사항을 왜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why에 맞게 실행을 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직접 들어가 여쭤보고 나서야 비로소 why를 알게 됩니다. 그걸 몰랐다면 엉뚱한 일에 시간을 소비할 뻔했지요.
기존 시스템이 늘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해오던 내용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를 구분해보면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그 반대가 옳다고 믿는 경우입니다. 책의 말처럼 '사람들에게 옳고, 유용하고, 즐거운 일을 하도록 독려할 자신이 있는' 경우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그 반대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경우입니다.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건 내 자신이 잘났음을 보이는 가장 쉬운 방법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가장 해서는 안될 방법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상이 아닌) 변종이란 자신이 선택을 했다는 뜻이다. 자신이 확신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케터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변종은 태어날 때부터 변종인 사람이 아니다. 스스로 변종이 되기를 확실히 선택한 사람이다. pp28-29
변종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선택'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선택된 삶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선택한 삶을 말합니다. 우리들이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선택할 수 있지만 적어도 이는 그 다른 누군가가 선택해준 것과는 분명 다릅니다. 스스로 선택한다는 말의 이면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음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100% 완전한 이해가 아닌 이해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선택을 하고 선택을 통해 자신을 좀 더 알아가게 됩니다. 『나는 선택한다 고로 존재한다. p71』는 문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종은 비도덕적인 것이 아니다. p126
어쩌면 이 책은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수없이 등장하는 '변종'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은 철학적이거나 개념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주제를 비교적 가볍게 풀어낸 책이라 할까요. 책을 읽으면서 '변종'이라는 단어에 대해 제 생각을 조금 더하고 싶어졌습니다.
대중: (중략) ~ 대중은 튀지 않는 사람들이다. 다수에 쉽게 접근해서 편안함과 생존을 모색하는 사람들이다.
정상인: 중간 부류인 사람들이다. 정상인이란 대중의 특징을 나타내는 분류이다. 가령 채식주의자는 미국 캔자스주에서는 별난 사람이지만, 인도 뭄바이에서는 정상적인 사람이다.
변종: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이다. ~ (중략) 자기 선택에 따라 튀는 것은 대중문화와 정상의 해당 목록에 반한다. (중략) 삶의 한순간만이라도 대중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말이다. pp07-08
책은 정상과 변종을 이원화하듯 표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둘이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는 정상이고 다른 누군가는 변종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정상이기도 하고 변종이기도 함을 말합니다. 김영하 소설가님의 TED 영상의 말을 빌어 『낮에는 골프 선수이면서 밤에는 작가이고 택시 기사이면서 연극배우이고, 은행원이면서 화가』인 , 모 광고 카피를 빌면 after six life를 찾는 것처럼 말이죠.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변종은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닌 원래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그러나 표현하지 못했던, 그래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들이 등장하면서 나타나는 다양성의 한 모습이라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차별화란 남을 의식하고 일부러 남들과 다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가진 강점을 제대로 표현하고 구체화해나가는 것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을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16년을 조직생활을 하고 있는 저를 보며 어떤 분들은 특이하다거나 다르다는 말을 하시기도 합니다. 남들이 '네'라고 할 때 '왜'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있고, 주어진 대로 하기보다는 제가 잘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는 까닭일 겁니다. 같이 일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대리님과 나는 같아선 안돼요. 같을 수가 없죠. 우리가 같이 일한 건 불과 3년이고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서로 다른 경험을 해왔으니까요"라고. 그것은 틀림이 아닌 다름이고 정상과 변종의 구분보다는 우리가 가진 잠재력이 표현되는 순간들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게 잘 만들어지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것 중 하나인 '다양성을 다루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상, 이상한 녀석으로 보이는 opellie의 '이상한 놈들이 온다 | 세스 고딘' 책 소개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