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모든 어리석음에 대한 고찰
사실 읽으면서 조금은 위험한 책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소 부정적인 현실에 대한 비판이 많은 까닭입니다. 400page가 넘는 분량도 그냥 가볍게 읽기엔 쉽지는 않고 정말 매끄럽게 읽히는 책은 아닌 듯 하지만 그럼에도 중간중간 우리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들이 있는 책이라 소개드립니다. 다만 책의 내용에 너무 공감하지는 않길 바랍니다. 현실에서 우리에게 좀 더 강한 자극으로 다가오는 건 긍정적인 경험보다 부정적인 경험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음에 그렇습니다.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저 자: 군터 뒤크
출판사: 책세상
나는 이 책에서 우리의 잘못으로 빚어진 삶의 복잡함을 다루려 한다. 어떻게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밝히고 단순한 쪽으로 옮겨가라는 호소로 책을 끝맺을 생각이다. "그저 단순한 쪽"이 아니라 "스마트하게 단순한 쪽"으로! p16
'그저 단순한 것'과 '스마트하게 단순한 것'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는 외형적 단순함을 위하여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모두 배제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대상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하여 가장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지금 당면한 현상의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면 후자는 우리가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하게 단순한 것'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필요합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들 대부분은 이미 복잡해진 상태에서 일을 만나고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계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직무를 통해 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스마트하게 단순한 쪽'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닝 크루거 효과'는 일종의 인지 편향, 즉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고 유능한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뜻하는 용어다. (중략)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무능을 인지하지 못한다....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데 필요한 능력은 어떤 해결책이 올바른 것인지 식별할 줄 아는 능력이다.(데이비드 더닝) p60
무능한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로 이해합니다. 반면 유능한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음을 알고 있습니다. 무능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고 유능한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데 필요한 능력은 어떤 해결책이 올바른 것인지 식별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우리가 모르는 다른 경우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배우고 생각하는 과정이 우리들에게 필요합니다.
역사적으로 '공정한 보상'을 모색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문제의 핵심은 고용주가 피고용인에게 갖는 깊은 불신이다. (중략) (프레드릭 테일러는 과학적 관리법을 활용함으로써) 이제 모든 것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최선의 방법으로 규제될 것이다. 이 방식만 있으면 경영자가 압박이나 위협을 하지 않아도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테일러의 생각이었다. 이것이 바로 과학적 관리법의 핵심 내용이다. 더 나아가 테일러는 이 방법으로 노동자가 더 많은 임금을 받아야 마땅하며 또 그럴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p133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부터 지금까지 본질은 '모든 것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최선의 방법으로 규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규제'라는 단어가 다소 어색할 수 있는데 규제의 주체를 이해하면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타인 혹은 조직에 의한 규제가 개인에 스스로에 의한 규제로 전환되기 위해 고용인과 피고용인 사이에 신뢰가 필요합니다. 신뢰가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지만 신뢰가 형성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신뢰를 만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정보를 독점하고 이를 이용해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사실은 하나입니다. 그 사실을 누군가는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포장하더라도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상대적 평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절대적인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이 퍼스트 클래스의 자세다. p193
우리는 어릴 적부터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우리 주변엔 엄친아/엄친딸이 늘 존재했습니다. 그런 평가는 사실상 우리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건전한 경쟁이란 서로에게 일종의 긍정적 자극이 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경쟁은 남보다 높은 위치로서의 의미를 더욱 가지고 있었던 탓입니다. 절대적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성장의 의미로 이해하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퍼스트 클래스를 고집하는 비판적인 직원을 가져야만 성공한다. p217
무능한 상급자는 퍼스트 클래스를 고집하는 비판적인 직원의 말을 무시합니다. 이러한 직원의 말들이 대부분 무능한 상급자들이 경험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인 까닭입니다. 원래 좋은 말로 치부하거나 대기업들이나 하는 우리는 할 수 없는 일들로 이야기합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퍼스트 클래스를 고집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에게 일을 맡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그들은 나름의 답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아래를 향한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위로 올라갈 수 있을까? 결정적인 질문이다. 답은 이미 여러분 손에 있다. 철저하게 방향을 바꿔라! 하지만 정치인, 경영자, 로비스트, 컨설턴트 그리고 개인은 방향을 바꿀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 이들은 그저 빠른 해결을 가져다줄 간단한 성공 공식만을 찾을 뿐이다. "즉효 약 Qucik fix!" 그러나 그런 묘약은 없다. p263
생각보다 우리들은 정답을 찾길 원합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가 느끼는 것처럼 우리가 하는 일에 정답은 없습니다. 아마도 이런 경향은 미래로 갈수록 더욱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기존에 우리에게 익숙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에서 나오기 위해 껍질을 쪼아 작은 균열을 만들어내듯 우리들이 가진 경험을 돌아보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른 관점의 생각을 들어보는 과정을 일상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어진 정답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가는 정답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방향성과 정보의 공유는 중요합니다.
핵심은 '전체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집단 어리석음은 그저 모든 것을 돈으로만 볼뿐, 탁월함을 읽어내지 못한다. 그저 돈만 많으면 탁월함이 저절로 생겨 날 것이라 생각한다. p280
집단 어리석음은 '그저 단순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 단순함은 그 이야기하는 화자가 가지고 있는 경험에만 근거합니다. 반면 집단지성은 '스마트하게 단순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서로 다른 생각들이 모여 보다 본질적인 영역으로 이야기가 이동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전체로서 하나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집단지성이 가지는 강력한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입견이 만드는 상관관계는 경험, 학습, 걱정에서 비롯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선입견의 오류 가능성을 이해하고 인정한다. 선입견은 그저 신속한 평가를 도와주는 유용한 지표일 뿐이다.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선입견은 성급한 판단이며 끊임없이 검증해야 하는 '작업가설'일뿐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한다. p369
경험은 중요합니다. 제 경우 경험은 제가 생각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도움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도 평소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반면 지나온 경험을 맹신할 경우 우리는 오류에 빠질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Latte is horse라는 말이 등장하는 시점입니다. 경험은 우리가 신속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지표일 뿐입니다. 우리의 경험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꼰대가 될까 걱정이 된다면 이러한 관점을 가짐으로써 생각보다 그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집단을 구성하는 건 개인입니다. 개인이 없다면 집단 역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개인은 집단을 통해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합니다. 이 두 요건이 무너지면 개인도 집단도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겠죠. 서로의 필요로 모인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신뢰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의 제도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특정 개인의 경험을 근거로 상대방을 재단하는 대신 특정 개인의 경험이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도록 공유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것과 스마트하게 단순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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