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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08. 2020

일을 재정의 하기

 HR에 대한 재정의와 직무의 성장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직무는?
종종 커뮤니티에 올라온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합니다. 저도 모르게 관성에 빠질 수도 있고, 때론 스스로 하는 생각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하는 까닭입니다. 생각을 자극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건 역시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글에서는 HR의 요소로 사람과 조직과 직무를 이야기합니다. 이론적이라기 보다는 HR을 해온 실무자로서 HR이라는 직무를 이해하는 제 나름대로의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 그리고 직무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사람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은 얼핏 봐도 말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성장을 해당 직무에서의 전문가로서 성장으로, 조직의 성장을 해당 조직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죠. 반면 직무의 성장은 그 말만 보면 언뜻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직무란 사람이나 조직과 같은 하나의 유기체라기보다는 이 둘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객체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직무의 성장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볼 필요성이 있을 듯 합니다.


HR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하게 되면 우리는 HR을 구성하는 세부직무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채용, 교육, 평가, 보상, 노무 등의 기능적 구분들입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아!를 이야기하면 채용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사람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를 이야기하면 교육이 중요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평가와 보상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혹자는 평가와 보상이 HR의 꽃이라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견임을 빌어 이는 정보공유의 제한과 그 결과의 단기적/직접적인 영향수준이 고려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까운 주먹이 멀리 있는 법보다 무섭다는 뭐 그런 거죠.

이 질문에 대해 제가 하는 대답은 채용, 교육, 평가, 보상, 노무 등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기능적 구분에는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HR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이렇습니다.

HR의 세부영역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능

우리가 기존에 이야기하던 HR의 세부기능들과는 일단 조금 달라 보입니다. 일단 단어가 아닌 문장이기도 하고, 기존과는 다르게 다소 추상적 내지 개념적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HR직무를 정의하면 기존에 우리가 이야기하던 세부영역들은 우리가 연결성을 발휘하기 위한 대상이자 지식으로서 그 지위가 전환됩니다. HR이라는 직무의 성격이 바뀜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HR은 경영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고 자동화의 위협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상태로 나아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직무의 성장에 대하여

다시 직무의 성장으로 돌아와보면 결국 직무의 성장이란 직무에 대한 변화관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HR이라는 직무를 기존의 기능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 일종의 맥락 관점에서 HR의 기능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존에 직무를 바라보던 관점을 바꾸어 해당 직무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직무재정의는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직무가 시대에 뒤쳐지지 않고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고, 나아가 그 직무를 수행하는 우리들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끔 소개드렸던 일화 중 제가 이전에 경험한 직장을 나올 때 HR이 아닌 다른 현업 동료분과 나눈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 저와 그, 모두 과장급이었고 이직인사를 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요. 서로 전혀 다른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음에도 둘이 공통으로 했던 이야기는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일들을 움켜쥘 게 아니라 이제 우리 각 영역에서 일을 배우는 이들에게 넘겨주고 우리는 일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HR의 세부영역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능으로서 HR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HR의 세부영역들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HR의 특성상 책이나 학교에서 활자로 배우는 것만으로는 각 세부영역들을 다 알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여기엔 직무경험이 필요하고 그 직무경험이 정답이 아닌 경험지식으로서 전환됨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직무를 재정의하는 것이 기존의 직무의 내용을 몰라도 된다거나 그들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이게 가능하다면 그건 HR이 아닌 다른 직무이름으로 불리는 게 맞으리라 생각합니다.


HR의 3요소, 조직과 개인과 직무

2015년에 경영대학원에 입학해서 몇몇 원우분들과 소모임을 잠시 한 적이 있습니다. HR에 대한 소개를 하는 자리가 있었고,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기존의 경험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조직과 개인, 직무라는 세 요소는 그렇게 제 머리 속에, 그리고 제 글 속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채용부터 퇴직까지 일련의 HR의 주요영역들을 각각의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기능으로 이해하기 위해 제가 선택한 방식입니다. 각각의 기능들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좀 더 본질적인 영역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고 제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을 찾은 셈입니다.


그중 직무는 조직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하기에 직무가 어떻게 정의되는가에 따라 조직의 성장도, 사람의 성장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칩니다. 직무에 대해 좀 더 많은 경험과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직무에 대한 일정 수준의 경험치와 데이터들이 만들어진다면 그 다음에 우리는 근로시간이나 근로장소가 아닌 직무를 기반으로 하는 "일 하는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글에서 표현한 "프리랜서 근로자"로서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만들어가는데 종전의 기능관점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HR과 우리가 하고 있는 직무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 다시 질문을 해볼 차례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우리 나름의 답을 찾고 공유하고 다른 생각을 만나는 경험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고민에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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