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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18. 2020

평가 피드백에 대하여

본 글은 실무경험과 작성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론적 학문적 근거로 작성한 글이 아님을 미리 알립니다.

인사평가를 진행하고 나면 이후에 종종 랜덤으로 암행을 하곤 합니다. 평가시에 평가자분들이 피드백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랄까요. 그렇다고 문제점을 찾아내 그러한 피드백을 한 분들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려는 의도를 가진 건 아닙니다. 저에게 문제란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그 과제를 인지하면 그 해결책을 고민할 수 있게 되는 까닭입니다.  그렇게 나름 올해 진행하게 될 평가에서 주어진 과제가 '평가 피드백'이었습니다. "주어진"이라 표현했지만 사실상 사서 일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겠죠. 평가 피드백 가이드 라는 가제로 문서를 만들려고 문서를 열고 생각을 열어보는 순간 잠시 얼어붙었습니다. 좋고 필요한 건 분명한데 구체적으로 가이드를 제공하려니 막막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역시나 종특이 발동했고 피드백을 설명하기 위한 나름의 개념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이와 관련된 평가 피드백에 대한 개념적 / 주관적 글입니다.


평가 피드백의 의미

평가 피드백의 의미에 대한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 및 직무에 관한 data(강점, 역량, 기존의 직무 및 교육경험 등)를 이해하고 실제 개인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직무행동, 활용된 지식, 중간 및 최종산출물, 과정상의 영향력 등)을 관찰하여 조직 및 개인의 성장(전자는 '성과', 후자는 '전문성'을 의미)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제공할 목적으로 평가자가 평가 대상자에게 제공하는 코칭 프로세스

평가 피드백은 기본적으로 그 피드백의 근거를 필요로 합니다. 그 근거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HR에 관련된 data와 실제 평가자가 평가 대상자를 관찰한 data들이 포함됩니다. 이들 data에는 아직 방향성이 부여되어 있지 않습니다. 평가 피드백은 이러한 data에 일종의 가치로서 방향성을 부여하며 그 방향성은 '성장'이라는 단어로 연결됩니다. 개인적으로 HR에 있어 '성장'을 조직관점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개인관점에서는 '전문가로서의 성장'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평가피드백은 갖추어진 data를 기반으로 그 data에 대한 해석을 통해 해당 직무를 조금 더 잘 알고 조금 더 많이 경험한 평가자로서 조직과 개인의 성장에 기여하는 방향으로서 조언을 제시하는 코칭 프로세스라 할 수 있습니다.


평가 피드백의 유형

평가 피드백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명확히 하기 위해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을 해보려 합니다.

1. Data피드백

주로 진단 등을 통해 객관화된 개인 및 직무와 관련된 data를 관리하고 이들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피드백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직무경험, 교육경험, 지식경험(지식+경험지식), 강점 등의 특정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data와 직무역량, 기초역량과 같이 직무를 중심으로 하는 data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areer path가 정해져 있다면 해당 path에 따라 추가적으로 필요한 직무경험, 교육경험, 지식경험을 제안하거나 개인이 강점을 바탕으로 어떻게 그 강점을 일의 수행에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의 시작점'으로서 역할을 포함합니다.


2. 과정 피드백

실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피드백입니다. 따라서 과정 피드백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연초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산출물(중간산출물 & 최종산출물)과 실제 그 이행과정에서 보여진 직무행동, 활용된 직무지식, 일 하는 방식 등에 대한 관찰이 중요합니다. 관찰은 우리가 모든 순간을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기록을 필요로 하며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건 평가대상자의 관찰을 통해 '가장 약한 고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가장 약한 고리는 해당 지점을 해소함으로써 가장 극적인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을 말합니다. 연결사슬의 가장 약한 지점은 평가 대상자가 가지고 있는 단점일 수도 있고, 그가 인식하지 못하는 행동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이 일의 수행과 조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굳이 개선하거나 지적할 필요는 없으나 그것이 그가 가진 강점을 제한하고 있다면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다소 위험한 부분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단점일 수 있는 영역을 마주한다는 점이 그렇고, 자칫 직무가 아닌 개인의 영역으로 과도하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도움이 되는 피드백이 아닌 평가자의 피드백에 대한 책임회피 목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과정 피드백에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자는 피드백의 기준점을 개인이 아닌 직무와 그 산출물을 기준으로 진행함을 항상 인지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태도'와 같은 다소 애매한 이야기를 하며 탓을 하는 순간 해당 시점 이후 모든 피드백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될 수 있습니다.


3. 결과 피드백

결과피드백은 과정 피드백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제도로 이어지는 피드백 과정입니다. 이는 기업이 관리하는 인건비 예산과 관련되며 절차적 공정성이 강조됩니다. 따라서 결과 피드백에서의 '피드백'의 의미는 보상을 결정하는 절차 및 기준이 공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에 따라 결정되는지가 중요하며 따라서 결과 피드백은 평가 / 보상 담당자의 역할과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인사철학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됩니다.


상기의 세 가지 피드백을 간단히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평가 피드백의 세 가지 유형


평가자에게 요청드리는 평가 피드백- 과정 피드백
평가와 보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경우는 맞지 않을 수 있으나, 평가와 보상의 느슨한 연결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평가자분들에게 요청드리는 평가 피드백은 위의 3가지 유형 중 과정 피드백 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과정피드백을 위해 과정 피드백에서 집중해야 하는 건 다음 두 가지 입니다.


1. '성과를 달성함'에 대한 피드백

본 영역에서의 피드백은 '산출물'을 기준으로 합니다. 피드백 주제로서 다음의 예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연초 합의한 최종 산출물을 도출하였는가?

2) 도출된 최종 산출물은 그 산출물을 통해 달성하고자 기대하는 바(효과 / 기대치)를 달성하였는가

3) 그 효과 / 기대치의 수준은 어떠한가?

4) 더 나은 성과를 위해 해볼 수 있는 것,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 있는가?


2. '전문가로서 상태로 이행함'에 대한 피드백

본 영역에서의 피드백은 '직무수행자로서 구성원'을 기준으로 합니다. 역시 피드백 주제로 다음의 예시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구성원이 성과달성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활용능력을 보유하고 있는가?

2) 구성원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잘한점 혹은 잘된 점은 무엇인가?

3) 구성원의 직무수행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4) 구성원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관찰된 직무행동 중 직무수행에 도움이 되거나 그 반대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데밍의 말

실행해서 득(得)보다 실(失)이 많으면 폐기하면 되지 굳이 개선하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

오래 전에 읽었던 개롤드 마클의 '성과관리 패러다임을 바꿔라' 라는 책의 초반에 인용된 말입니다. 평가제도가 늘 그렇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51%의 긍정만 되어도 성공(?)한 거라는 말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평가를 놓치 못하는, 그리고 피드백을 고민하는 이유는 지나온 제 경험상 피드백이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하고 있다고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HR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평가 피드백이 중요함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지금 당장의 현실에서 어쩌면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일 수 있음에도 굳이 개선하려 노력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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