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 번 뵌 적이 없지만 SNS를 통해 소식이나 정보를 마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과거엔 책을 고를 때 특정 사이트 등을 참고했다면 요즘은 SNS에서 연결된 분들의 추천이나 소개로 책을 고르는 경우가 좀 더 많은 듯합니다. 본 책도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얼굴을 서로 마주한 적이 없기에 실명을 남기기 어렵겠지만 지면을 빌어 좋은 책을 알려주신 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이렇습니다.
조직문화를 고민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보셨으면 하는 책 by opellie
이 책은 조직문화를 둘러싼 전체적인 그림부터 세부적인 이야기까지의 조직문화라는 하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각각의 퍼즐들을 알기 쉽고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럼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컬처 레버리지
저 자: 존 칠드러스
출판사: 예미
우리가 조직문화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내릴 수 없다면 어떻게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조직문화를 운영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p21
무언가를 다루고자 한다면 다루고자 하는 대상을 정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조직문화는 수학공식이 아니기에 그 대상을 정의하는 바에 따라 우리가 내려야 할 정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거 우리들은 핵심가치를 설정하고 이들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성실성, 창의성, 혁신과 변화 등은 그러한 핵심가치의 단골손님들이었습니다. 이들을 우리는 조직문화라 말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들은 조직문화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냥 듣기 좋은 말들일뿐이죠. 조직문화는 행동과 연결됩니다. 머릿속 좋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구체화되는 무언가입니다. 조직문화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기업에서 바람직한 조직문화가 무엇인가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역사를 공부하라. p39
조직문화는 어느 특정 시점의 단면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되어 형성된 인식 내지 행동규범에 가깝습니다. 이는 성문보다는 불문적인 성격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 기업의 조직문화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달리 말해 현재 우리 기업에서 나타나는 행동 내지 현상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과거에 우리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는 이러한 바위들의 층처럼, 오랜 시간 동안 쌓이고 스며들어 형성된 것 p81"이라는 저자의 말을 함께 남깁니다.
사람에게 가치관이 있다면, 조직문화에는 행동이 있다.
문화는 '가치'를 다루는 개념이 아니라 '업무방식'을 다루는 개념이다. p64
HR과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글을 통해 '일 하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 하는 방식은 달리 표현하면 우리가 일을 할 때 하는 행동들의 집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행동들은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해당 조직 나름의 정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답으로서 행동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 사우스웨스트 항공이나 디즈니와 같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고,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나면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 조직에서 일 하는 방식이란 다름 아닌 우리 조직이 가지고 있는, 혹은 적어도 지금까지 외형적으로가 아닌 실제적으로 지향해왔던 조직문화라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경영진은 중간관리자와 직원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면밀히 관찰하기 어렵다. 그 결과 조직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가 간과되고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다. p131
HR을 이야기하며 제가 종종 하는 말로 '구성원의 관점에서 HR을 다룬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는 구성원분들과 면담을 최대한 많이 하려 노력합니다. 과거에 술 자리에서 정보를 듣는 방식이 아니라 차 한잔 하면서 솔직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방식입니다. 경영진의 생각과 구성원의 생각을 연결하는 역할로서 인사담당자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HR은 인사담당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관리자가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조직문화는 정적이거나 얼어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외부자극에 확실하고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p149
조직문화가 가지는 강력한 힘은 예측가능성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행동했을 때 그 행동이 구성원 상호간에 혹은 경영진과 구성원 간에 있어 서로 충분히 예측가능한 모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노드스트롬이나 자포스의 사례들은 외부에서 볼 때 조금은 오버스럽기도 하지만 적어도 해당 조직 내에서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합리적인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부여하는 예측가능성의 모습이며 이를 통해 구성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과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하위문화는 리더십이 부족하고, 문화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의 필요성을 잘 알지 못하는 오래된 조직에서 많이 생겨난다. 또 하위문화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나 고객에 대한 충성도보다 직원들 서로간의 충성도가 훨씬 강한 곳에서 자기정체성 확인과 자기보존의 수단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중략) 반 마넨과 발리는 198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하위문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서로 꾸준히 교류하고, 스스로를 조직 내에서 구별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그들 특유의 사고방식에 근거하여 행동을 하는 조직구성원들의 집단" p179
위의 하위문화에 대한 정의를 보다보면 하위문화와 조직문화 사이의 개념에서의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것 아닌가?라고 말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사견임을 빌어 하위문화와 조직문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대방에 대한 인정여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위문화는 다른 하위문화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의 하위문화가 그들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져 있는 까닭입니다. 이는 여러 하위문화가 존재하는 기업이라는 조직차원에서 머리와 가슴, 배가 서로 제각각인 로봇 물고기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말합니다. 책의 표현을 빌면 '정렬되지 않은 하위문화'들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책에 소개된 위비 문화가 혹시 우리 기업에는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 비', We be here before you and we be here after you have moved on p178
직원은 그 조직 리더들의 행동을 보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하면 조직 안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다. p186
여기에 덧붙여 직원은 그 조직 리더들의 행동을 보면서 해당 리더와 계속 일을 해야 할지 다른 리더를 찾아야 할지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소위 MZ세대와 관련된 뉴스들을 단순히 '요즘세대'라는 말로 치부하기 보다는 일종의 흐름으로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당신은 당신이 허용하는 문화를 갖게 된다! 당신이 어떤 행동을 무시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그 행동을 방조하는 것이다. p216
회의시간과 같이 약속을 어긴 누군가에 대해 처음 그러한 행동이 발생했을 때 이를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넘어갔다면 최초의 행위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일 수 있으나 이후의 반복된 행위는 조직차원의 이슈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직이 그 행동을 무시하고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조직문화에는 행동규범과 같은 명시적인 말보다 행동이 전하는 보이지 않는 메시지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문화변화 방법론의 또 다른 문제는, 사람들은 다 똑같아서 변화를 위한 노력에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수많은 조직에 하나의 방법론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 p283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구성원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행동으로서 조직문화를 만드는 건 결국 구성원의 행동입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명제는 그럴듯한 문장일 수 있으나 구성원과의 이해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이 말을 하는 리더는 좋은 사람이고 구성원은 부족한 사람이 될 뿐입니다. HR제도를 이야기하며 '궁극적으로 사라질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구성원이 활용하지 못하면 그 제도는 좋은 제도가 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인간에 대한 이해 p283
조직문화를 이야기하며 어쩌면 결론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문장입니다.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이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제대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그 보다 먼저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구성원을 통제의 대상으로 볼 것인지, 자율적인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자율적 존재로서 우리 기업의 구성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다양성과 기업의 가치가 다양성의 확산과 수렴의 관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조직문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는 인간에 대한 이해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