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리는 바람직한 리더상은 무엇인가?
지금 기업에 온 지 만 3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은 HR의 기본을 잡는데 집중했었습니다. 인사팀이라는 조직 자체가 없었던 곳이었기에 HR의 각 기능들이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 프로세스를 인사담당자와 구성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3년 차 후반부터 시작해서 현재 좀 더 초점을 맞추는 요소 중에 '리더'가 있습니다. 이는 지난 2~3년간 해왔던 일들보다는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일들이기도 합니다. 기능 프로세스를 만드는 일은 직접 하면 되지만 리더와 관련된 일은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자신만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직무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여기에 각 개인이 가지는 특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생각의 공감대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에 대한 고민은 진행 중이고 그 고민이 해결의 실마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내가 아닌 타인의 이야기는 분명 좋은 생각의 재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성준 박사님의 리더에 관한 책 리뷰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 탁월한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저 자 : 김 성 준
출판사 : 더블북
여러분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리더상은 무엇인가? 여러분의 어떤 경험이 그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는가? 현재 속한 조직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p29
일전 글에서 이야기드린 것처럼 저는 리더십을 영향력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향력을 이해함에 있어 중요한 건 내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임에 뿌듯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영향력이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상황지향적 리더십 대신 상대지향적 리더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대지향적 리더십을 구체화하는 모습으로서 coach와 facilitation을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기준으로 영향력을 생각한다는 건 단일 기준으로서 '나'가 아니라 다양한 존재로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인 까닭입니다. Coach는 질문을 통해 다양성을 이끌어냅니다. Facilitation은 발현된 다양성을 조직의 방향과 연계된 하나의 연결점으로 수렴합니다. 바람직한 리더에 대한 생각은 다양할 겁니다. 제가 가진 생각이 또 다른 생각에 연결될 수 있길 바라며 생각을 기록합니다.
그러나 리더의 역할이 오로지 구성원에 대한 영향력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그 같은 편견을 가진 몇몇 경영자는 "관리자가 리더십만 좋으면 뭐해, 부하들에게 인기만 좋으면 뭐하나!"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p41
Coach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며 개인적으로 내리는 정의는 "생각에 균열을 만드는 역할"로 이야기합니다. 이는 코치와 코치이가 서로가 서로의 생각에 영향력을 제공함을 의미합니다.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도 그러합니다. 리더는 코칭 과정을 통해 스스로도 성장하게 됩니다. 대학생 시절 공부방 활동을 왜 하냐는 질문에 아이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있노라 말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리더십은 구성원에게 단순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리더십이란 일종의 방향성을 포함합니다. 리더가 가지는 방향성입니다. 어쩌면 그 방향성이 틀릴 수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코칭과정을 통해 그 몰랐던 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조건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자기 자신 지향적 영향력'이 아닌 '성장'과 같은 지향점을 가진 '바람직한 목표를 지향하는 영향력'으로서 리더십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자료를 모아 기획안을 만들어, CEO에게 보고를 드렸다더니 CEO는 본인이 원하던 방향이 아니라고 다시 생각해보자고 했단다. 왜 그랬을까? 사용한 용어는 같지만 정의가 각자 달랐기 때문이다. p81
리더십 관련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신입사원 교육으로 연수원에 있는 저에게 급하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대표이사님이 역량진단을 해보자고 하셨다며 역량도출을 해야 한다고 말이죠. 입문교육 복귀와 무섭게 작업을 하고 보고를 드렸습니다. 그 때 돌아온 대답이 그랬습니다. 보고서는 잘 만들었는데 대표이사분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고. 대표이사는 가볍게 말씀하셨고 실무자로서 저는 깊게 들어갔다고 할까요. 리더십이라는 단어도 그렇습니다. 평소 흔히 사용하는 단어지만 그 단어를 이해하는 방식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저처럼 구성원의 다양성을 관리하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강한 카리스마로 이끌어가는 개념으로서 리더십을 이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용한 용어는 같지만 그 정의 내지 이해는 서로 다를 수 있음을 항상 염두할 필요가 있습니다.
승진 결정은 CEO가 하는 매우 상징적인 행위다. 기업이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어떤 리더상을 추구하는지 극명하게보여주는 공식적인 선언이기 때문이다. p142-p143
최근 본 논문에서 SOE라는 개념을 만났습니다. 구성원이 상급자와 조직을 동일시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SOE가 높으면 팀원은 팀장이 조직의 특성을 공유한다고 인식할 것이고, 팀장으로부터 받는 피드백을 조직이 주는 피드백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만일 특정 팀장이 승진을 한다면 구성원은 조직이 해당 팀장을 인정했다고 인식할 겁니다. 직접 이야기하진 않아도 매우 명확한 메시지가 전달되는 셈입니다. 사견임을 빌어 HR의 제도들을 일종의 기업 구성원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로 이해하는 이유와 그 맥을 같이 합니다.
기질적으로 좋은 토양은 아닐 수 있지만, 본인의 언행을 계속 점검하고 노력하는 이들은 탁월한 리더로 지속 성장해나간다. p148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 리더는 육성이 가능한가? 오래된 주제이지만 HR을 하는 관점에서 사람은 변할 수 있고 리더는 육성이 가능하다는 관점을 견지합니다. 여기에서 '사람'과 '리더'는 자연적으로 태어난 존재로서 '인간'이 아닌 사회적인 인정으로서 '환대'를 통해 형성되는 '사람'과 '리더'를 말합니다. '본인의 언행을 계속 점검하고 노력하는 행동'을 우리는 '성찰'이라는 단어로 연결지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찰'이 제가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 이유입니다.
구성원의 역량이 형편없는 조직이라면 배려/화합형보다는 지시/실무형이 성과를 더 많이 낼 개연성이 있다. p167
일전에 팀장과 팀원 목표의 관계에 대한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구성원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 수준에 따라 그 목표 관계, 즉 팀장의 팀원 목표에 대한 개입의 수준이 달라질 필요가 있음을 말합니다. 신입사원과 10년 차 팀원의 목표설정에서 자율성의 차이를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리더는 그가 직무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을 각 팀원 개개인에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의 특성과 전문성 수준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영향력으로서 리더십은 단일의 모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상황적이고 상대적인(사람에 따라) 영역에서 리더의 판단으로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리더십에서 정답을 추구하면 자칫 리더십을 망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탁월한 리더는 사람관리와 성과관리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불가분의 관계이자, 합치된 개념으로 가정한다. 반면, 다른 유형의 리더는 두 개념이 트레이드오프, 즉 그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라 여긴다. p196
현장에서 간혹 사람관리와 성과관리를 별개로 보는 리더들을 만나곤 합니다. HR 담당자로서 이 둘은 서로 다르지 않음을 어필하지만 이미 자신들의 경험이 강하게 축적된 분들에게 그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건 사람관리와 성과관리가 서로 다른 개념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실무를 하기에 이 둘을 연결시키기 위해 '직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직무를 기준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는 개개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직무의 수행과정과 결과를 중심으로 피드백을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직무의 수행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그 피드백은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건 리더가 가지고 있는 직무 전문성과 사람에 대한 관심입니다. 이 둘을 서로 다른 것으로 보는 대신 팀원이 직무 전문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 경험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비단 좋은 사람이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대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요구합니다.
HR을 중심으로 16년을 일하고 있고 공식적으로 팀장으로서 3년, 파트장 경험으로 1~2년 정도의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도 리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곤 합니다. X세대로서 내가 MZ세대와 이야기를 할 때 일부러 그들에게 맞추려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리더십에 대한 개념은 이야기할 수 있지만 리더십의 구체적 모습은 현장에서 우리들이 만들어가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볼 수 있는 책으로 기록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