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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pr 01. 2021

HR, 방향성

우리가 만들어가는 HR의 모습에 대하여

일을 할 때 늘 왜 할까?를 생각합니다. Why?라는 질문은 궁극적으로는 도달하고자 하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일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바꾼다거나 하지 않았던 일들을 새롭게 해보려 할 때 그러한 변화에 대해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why는 매우 먼 미래의, 어쩌면 제가 평생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는 매우 먼 미래의 방향성입니다. 실무자로서는 그 먼 미래의 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목표로서 방향성이 필요하고 이 방향성은 실무에 있어 변화에 대해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해줍니다. 우리가 종종 이야기했던 어떤 제도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제가 일 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일 하는 방식에 대한 현재 시점에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2021년 4월을 마주하는 시점에 중간목표로서 방향성을 다음 세 가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글들이 그렇듯 언제나 주관적이라는 점을 남기며 3 가지 방향성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Diversity

다양성의 가치에 대해서는 다들 그것이 옳다고 말을 할 겁니다. 물론 실제로는 곳곳에서 다양성을 불확실성으로 포장하여 억압하는 모습들이 여전히 보이지만 이 다양성은 HR이 현재를 포함해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방향성입니다. HR에 있어 다양성은 구성원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과 그들이 하는 직무의 특성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이해를 포함합니다. 마케팅 전공은 아니지만 최근 마케팅 분야 수업을 몇 번 들으면서 관심을 갖게 된 주제가 "소비자 참여" 입니다. HR에 있어 HR제도를 소비하는 이는 구성원입니다. 아울러 기업 구성원의 조직과 직무에의 참여와 몰입은 오늘날 HR에 있어 중요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구성원이 조직과 직무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 긍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HR제도의 소비자인 구성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들 세대의 관점으로 그들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점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각 개인의 특성과 직무의 특성, 그들을 둘러싼 환경으로서 조직과 리더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HR은 우리 조직에서 보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도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Facilitation

제가 이야기하는 facilitation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facilitation과는 다소 그 의미가 상이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중립성인데 HR 담당자 입장에서 facilitation은 이 중립성 대신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직무,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확보되면 process 이외에 contents에도 개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HR에서 facilitation을 이야기하는 건 앞서 언급한 diversity와 일종의 합을 이룬다는 점에 있습니다. Diversity에서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했다면 facilitation은 그 다양성을 한 지점으로 수렴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본 글에서 facilitation은 가치지향적인 성격을 가집니다. 다양성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다룰 수 있는 HR 담당자를 말합니다. 그 다양성이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 HR이 추구하는 방향과 정렬되도록 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Process 전문가로서 HR이라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contents를 다루는 HR이라면 가치지향적 관점에서 facilitation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만일 HR 담당자가 조직문화를 궁극적인 역할로 생각하고 있다면 아마도 이 역할, 방향성에 대하여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A, Peopel Analytics

PA는 솔직하게 자신있게 말하기 조심스럽습니다. PA의 중요한 영역인 통계적 분석에서 여전히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까닭입니다. 다만 통계가 PA의 모든 것이라 말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통계에 필요한 data를 관리하는 것, 종속변수에 영향을 주는 data를 선발하는 것, 통계를 통해 나온 분석결과를 실제 현장에서의 행동과 연결지어 해석하고 이를 전달하는 것 등에 있어서는 단순히 통계의 영역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조심스럽지만 PA를 왜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한다면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결국 앞서 우리가 이야기한 다양성 확보와 다양성을 이해하고 이들을 수렴하는 과정에 유용한 도구로서 PA가 활용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PA는 우리가 보다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른 이들의 다른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들을 제공해줄 수 있는 도구라 생각합니다. 제가 매번 돌아서면 잊어버리면서도 계속 실타래의 한 쪽 끝을 붙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미래학자도 아니고 이 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한 사람도 물론 아닙니다. 늘 그렇듯 이런 글을 쓸 때는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제가 글을 쓸 수 있는 가장 큰 근거이자 힘은 제가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현장에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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