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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pr 15. 2021

HR에 있어 신뢰의 의미

서로에게 솔직해진다는 것

"뭐 먹을까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

동일한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아무거나 괜찮다는 대답입니다. 서로 다른 두 명의 동일한 대답에 대한 질문자의 반응은 조금 달랐습니다. 같은 대답을 들었지만 다르게 이해를 한 셈입니다. A의 "아무거나"에 대해서는 그가 선택하는 것을 회피한다고 인식을 했고, B의 "아무거나"에 대해서는 그가 질문자를 배려한다고 인식을 했습니다. 왜 이런 모습이 나타날까요?


HR을 하면서 늘 지키고자 하는 항목은 '일관성'입니다. 일관성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에 있습니다. HR제도는 인사담당자가 제도를 멋지게 만들고 멋진 보고서로 멋지게 PT를 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중요하지 않음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행위들만으로 HR제도가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HR제도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건 기업 구성원의 제도활용 및 참여입니다. 아무리 대작이라 만든 게임도 유저들의 외면을 받으면 망하게 됩니다. 제가 보는 HR제도 역시 그렇습니다.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HR은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 다양성이 합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신뢰는 HR이 제도를 통해 다양성을 확보하고 그 다양성을 합의로 이어가는 역할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신뢰에 대한 개념은 다양할 수 있지만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불확실성의 감소 내지 유예  positive expectations and suspension of uncertainty'는 신뢰를 정의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Mayer, Davis, & Schoorman, 1995; Rousseau, Sitkin, Burt, & Camerer, 1998). 신뢰는 다양성 확보 관점에서 구성원이 긍정적으로 HR을 바라보고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고, 다양성 합의 관점에서 HR을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러한 신뢰를 위해 개인적으로 강조하는 건 '관찰'입니다. 관찰의 개념에 대하여 McAllister(1995)의 개념을 인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McAllister(1995)는 모니터링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동료 팀원을 통제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동료 팀원을 돕기위한 모니터링으로 말이죠.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관찰'은 당연히 후자가 되어야 합니다. '관찰'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이는 Marks et al(2001)에서 정의된 모니터링의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제안된 피드백이 팀 구성원에게 도움이 되도록 팀 동료의 행위를 관찰하고 오류 내지 성과 불일치를 감시하는 프로세스 Team monitoring is defined as the process of observing actions of  teammates and watching for errors or performance discrepancies so that suggestions or corrective feedback can be provided to assist team members (Marks et al., 2001)"입니다.


이러한 관찰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보는 것, 즉 보이는 것만을 보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걸 보는 건 쉽습니다. "아무거나 괜찮아요"라는 말은 누구나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거나 괜찮아요"를 책임회피로 인식하는지 아니면 질문자에 대한 배려로 이해할 것인지는 단순히 보고 듣는 것 이외에 무언가가 더 필요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신뢰가 아닐까 싶습니다. HR이 인사담당자가 이러한 신뢰를 구성원들로부터 받고 있다면 어떨까요? 


앞선 이야기에서 "아무거나"라는 서로 다른 두 명의 동일한 대답에 대해 질문자가 다르게 인식한 그 기반에는 신뢰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적어도 불이익하게 하기 위해 무언가 말이나 행동을 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HR은 언제 어디서나 구성원과 경영진에 대하여 YES Man이 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NO를 이야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HR이 NO를 이야기했을 때 이를 믿고 수용하는 모습은 HR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R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일관성'과 '신뢰'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낼 수 있다고 하죠.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부정적인 결과가 오지 않으리라는 긍정적 기대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취약점'을 다른 말로 표현합니다. '솔직함'이라는 단어입니다. 아는 것에 대해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담으로서 지켜가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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