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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Oct 10. 2021

흐름, 매 순간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

변화지향적이라는평가를받는안정지향적인HRMer의생각

제 자신을 스스로 이야기할 때 변화보다는 안정지향적인 사람으로 평가를 하곤 합니다. 제가 대부분의 시간을 HRM이라는 일을 해왔던 점도 일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는 불화실성이 높거나 스스로 일정 수준 이상의 예측을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섣불리 나서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런 성향은 사실 '변화'라는 단어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안정적인 사람보다는 변화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더 많이 받아왔다는 점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안정지향적인 것과 변화지향적인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 말을 합니다. 저보다 더 안정지향적인 분들에게 opellie는 변화지향적인 사람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안정지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일전에 대표이사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모 리더분이 저에게 변화지향적이라는 평가를 했다는 이야기를 드렸을 때 당시 대표님이 크게 웃으셨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표님은 확실히 저보다 변화지향적인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가 안정지향적이라는 평가보다 변화지향적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던 이유가 주변에 저보다 더 안정적인 분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변화지향적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던 이유로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HRM이라는 일에 있어서 '흐름'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고인 물은 언젠가 더 이상 효용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물은 기본적으로 흐름을 가지고 있고 흐른다는 건 계속 움직이고 있음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 순간 움직인다는 건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으나 매 순간 변화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말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에 써 온 글들만 보더라도 그동안 제 생각의 흐름과 변화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겠지요. 


마케팅 개론 수업을 들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 과자 크기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그 크기가 변해왔는데 우리가 우리의 인지능력으로 지각이 가능한 정도의 변화가 발생하기 전까지 소비자들은 그 계속된 크기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흐름이라는 개념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인식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인식된 변화는 일련의 흐름이 아닌 갑작스러운 변화처럼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일전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HR에 대한 이야기도 이러한 맥락을 가지고 있지요. 

안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서 '흐름'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그래서 제 자신에게 변화란 안정적으로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해볼 문장이 있습니다. "현재를 유지한다"라는 문장입니다. 위의 맥락에서 "현재를 유지한다"는 말은 단순히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보다는 '흐름에 적합한 현재 상태를 만들어 간다'의 의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 전자는 10년 전의 현재를 유지하게 되고, 후자는 10년 뒤, 실제 현재를 유지하고 있게 될 겁니다. 일에 있어 흐름을 이해하고 적합하게 제도를 만들고 개선할 필요성이 등장하게 됩니다. 


흐름을 이해한다는 건 달리 말해 도구에 흔들리지 않고 본질에 집중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KAIZEN, MBO, 6Sigma, BSC, OKRs 등 경영과 HR에 있어 등장했던 도구들은 기본적으로 일을 메인 테마로 이에 대해 더 많은 소통 내지 피드백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도구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을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더 적절한 소통과 피드백이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들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조금 더 많은 생각과 시도, 개선을 해나간다면 우리가 OKRs를 사용하고 있는가? 혹은 OKRs가 제시한 방법론이나 절차대로 하고 있는가?로 우리 스스로를 평가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는 잘하고 있고 어쩌면 우리가 그 방법론들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흐름을 이해함에 있어 전문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 경험을 기준으로 전문성을 이야기할 때 '지식 X 기술 X 사고능력'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식이란 '가르치는 것teaching'을 통해 획득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근로기준법 몇 조 몇 항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프로그래밍을 위한 언어들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기술은 가르침을 통해 확보한 지식을 실무에 적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단계가 되었을 때를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독립적 존재로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 표현합니다. 사고능력은 지식과 기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들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흐름에 맞춰 지식과 스킬을 확장하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흐름을 이해한다는 건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누군가가 안정지향적인지 혹은 변화지향적인지는 어쩌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그러한 판단을 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향성의 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까닭입니다. 다만 그가 일에 있어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지 혹은 그 흐름에 대한 이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적어도 경력자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가 10년이 지나도 지금에 머물러 있을지 혹은 10년 후에도 '현재'를 유지하고 있을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스로 안정성이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변화지향적이라는 말을 좀 더 많이 들어본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변화에 대한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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