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과자 관리는 HR의 AtoZ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그동안 HR이라는 일에 대해 생각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다시 가져보려 합니다. 늘 그렇듯 생각이 멈추는 순간 이야기도 멈출 수 있습니다. HR에 대한 제 머릿속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 열한 번째 이야기 주제는 성과관리 | 저성과자 관리입니다.
저성과자 관리를 이야기함에 있어 우리는 잠시 노무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성과자 관리는 그 과정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노무분야 이슈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노무분야에 대한 이야기는 근로기준법을 중심으로 하는 개별 노동관계법에 한정하여 이야기합니다. 노동관계법령을 분류할 때 우리는 '사회법'이라고 말을 합니다. 민법 등의 일반법과 비교해 특별법의 성격을 가지며 일반법보다 우선한다라고 말을 합니다. 노동관계법령을 배울 때 배우는 '특별법 우선의 원칙'입니다. 이 특별법의 하나로서 근로기준법은 법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제1조(목적) 이 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법체처>근로기준법 검색
이 법은 "근로자를 위한 법"입니다. 저성과자 역시 근로자 이므로 노무 이슈로 전환되면 근로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성과자 관리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노무 이슈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이유로 저성과자 관리가 노무 이슈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노무 이슈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기업이 충분히 합리적으로 대응해왔음에 대한 사전 과정들이 필요함을 말하기도 합니다.
군대에서 소대 선임분대장으로서 역할을 했었습니다. 분대장 교육을 이수하고 부대로 복귀를 했을 때 제가 맡고 있는 분대에 신병이 2명이 들어와 있었지요. 두 명의 신병은 군대를 기준으로 그 시작점은 동일했습니다. 같은 날 입대해서 동일한 신병교육대에서 동일한 교육과정을 받았고 같은 날 자대를 배치받아서 심지어 분대장도 동일했습니다. 일 단위 분대장 면담도 동일했고 소대원을 포함해 부대 환경도 동일했습니다. A는 말 그대로 잘 적응을 했습니다. 훈련이건 작업이건 심지어 식사 집합에서도 열심이었습니다. B는 정 반대였습니다. 한쪽 귀가 안 들린다며 불러도 대답 없는 그였지만 식사 집합에는 칼 같았고, 100일 휴가 미복귀로 일병 휴가를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병 마지막 개월 즈음에 건의해서 휴가를 보내주었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A는 좋은 사람이고 B는 나쁜 사람일까요? 사실 모르겠습니다. 다만 군대라는 조직에서 비추어 보면 '적합한' 인재는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국지도발 훈련에서 목진지에서 대기하던 중 갑자기 도로변으로 뛰어나가는 사람이라면 '군대'라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목적에 비추어 보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었을 겁니다. 물론 군대에 적합한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사실 조직이란 처음부터 우리가 만든 곳이 아닌 이상 우리와 모든 면에서 맞는 곳은 없을 겁니다. 비단 군대가 아니라 기업 등의 일반 사회라 하더라도 말이죠. 제가 간혹 하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은 1%의 내 의지와 99%의 내 의지와 상관없는 일들로 구성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1%의 potion을 조금 더 늘려가는 것, 그리고 99%의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성과자'는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이 아닌 '적합한'의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대라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기본 목적을 이해하고 적어도 훈련 중에 도로변으로 뛰쳐나가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지키는 사람이 될 겁니다.
사실 우리는 '적합한'이라는 단어를 이미 이전 글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채용에서 그랬습니다. '적합한 인재를 적시에 채용하는 것'. 그리고 이것이 일종의 정답이 아닌 확률 요소가 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멋진 절차와 멋진 평가기준을 갖추고 훌륭한 면접관 교육을 수행했다고 해도 우리가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확률은 100%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관련해 앤드루 그로브의 이야기도 인용을 했었지요. 우리가 하는 건 그 확률을 조금 더 높이는 노력일 겁니다. 그 확률을 높인다면 저성과자 관리에 있어 우리의 고민도 조금은 더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럼에도 이는 확률이기에 우리는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노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칠 수 있는 확률에 대한 대비를 함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성과자 관리는 단순히 누군가를 어떻게 하면 노무적 이슈없이 잘 내보낼 것인가?로 보기보다는 채용부터 성과관리까지의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말합니다.
제도화 -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노력
채용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저성과자 관리로 이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채용을 정말 잘한다면 이후의 성과관리가 훨씬 더 수월할 겁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채용 과정에서 일종의 성찰 reflection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이의 구체적 모습으로 제가 했던 시도 중 하나가 채용 설문입니다. 이는 크게 채용절차상의 만족도와 채용 이후 선발한 인력에 대한 만족도로 구성됩니다. 전자는 일련의 채용절차가 종료된 직후에 진행하며 후자는 해당 인력이 입사한 이후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진행합니다. 이 설문 결과를 기준으로 우리는 우리가 진행한 채용의 A to Z를 돌아보는 성찰 세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HR팀이 모여 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포지션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된 내용들이 채용 콘텐츠가 되고 우리는 '적합한' 확률을 높이기 위한 활동들을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면접관분들에게 제공할 면접 시 참고자료를 만들 수 있고 이후에 진행할 면접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채용 만족도 조사의 기본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채용 만족도 설문 안내
2. 답변자 정보
3. 채용 process 만족도
4. 입사자 (능력/태도) 만족도
5. 입사자 (업무) 만족도
6. 입사자 (조직문화) 만족도
참고를 위하여 샘플 이미지 파일을 첨부합니다.
제도화-놓칠 수 있는 확률에 대한 준비
과거 HR을 이야기하며 채용-배치-수행-평가-보상-방출 관리의 흐름을 이야기했었습니다. 지금 글에서는 이를 채용-성과관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성과자 관리라는 영역이 일련의 앞의 단계들이 진행되고 난 이후에 발생하는 방출관리의 개념이 아니라 성과관리의 개념으로서 채용을 시작점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과정에서 관찰과 그 기록, 실제 성과, 동료와 조직에 제공하는 영향력 등을 모두 포괄하는 맥락적인 과정이 저성과자 관리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저성과자 관리를 잘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연결고리들을 고려하지 못하고 결론만을 내려고 해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성과관리를 이야기하며 일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성과 협력(피드백 구조), 그리고 이와 관련된 리더의 관찰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HR은 인사와 관련된 제도를 통해, 리더의 관찰을 통해 개인에 대한 일과 관련된 데이터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들 데이터는 때로는 개인에 대한 피드백 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그 상호작용이 누적되어 상호 간 임계치에 다다랐을 때 노무관리의 영역으로 이동해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이 '통상적으로 합리적'이라 말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근로자 입장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이 이루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합리성과 상호작용이 존재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일탈에 대해 정당성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목진지 훈련 중에 도로변으로 돌진하는 사람이라면 그 관리에서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정당성은 결국 데이터에 있습니다.
제도화-일을 기준으로 하는 상호작용
앞서 성과관리를 이야기하며 사람이 아닌 일을 관리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계속해왔습니다. 그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이 아니라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그가 가진 특성이 제공하는 영향을 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대화를 함에 있어 그 기준점을 무엇으로 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 말씀드립니다. 일을 기준점으로 함으로써 우리는 구체적인 산출물과 그 산출물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행동을 기준으로 상호 간 피드백 과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피드백 과정의 관찰과 기록, 산출물 등은 결국 우리가 놓칠 수 있는 확률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저성과자 관리란 단순히 노무적 이슈를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하면 큰 소리 없이 방출관리를 진행할 수 있을까의 영역이 아닙니다. 저성과자 관리는 채용에서 시작하여 HR의 전반에 걸쳐 만들어가는 성과관리의 한 조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채용에서의 적합성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앞서 소개드린 채용 만족도 도구는 이러한 고민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채용 이후에도 일을 중심으로 하는 그 목표와 doing, 산출물을 기준으로 하는 성과관리를 통해 일에 관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는 성과관리의 기본적인 사항임과 동시에 성과관리의 한 부분으로서 저성과자 관리와 연결됩니다.
저성과자 관리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함께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환대'라는 개념입니다. 김현경 저자님의 글에서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것 또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것, 그가 편안하게 '사람'을 연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하여 그를 다시 한번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사회 안에 자리를 갖는다는 것 외에 다른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을 연기하려면 최소한의 무대장치와 소품이 필요하다. p193』라 말을 합니다.
타인에게 자리를 주는 것 또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새로운 사람을 동료로서 인정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사람 역시 동료로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정의 중심에는 전문성과 협력(피드백 구조)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전자의 노력을 함에도 후자의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분대원을 믿고 일병 휴가를 보내주자고 주장해서 휴가를 보내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복귀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계속 함께 가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를 판단할 때 사람이 아닌 일을 기준으로 사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이라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성과자관리 #HR #성과관리 #Data기반HR #opel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