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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r 03. 2022

Job mgt. 인사평가

일관리Job management 관점에서 인사평가

앞서 사람이 아닌 일을 관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관리할 대상이 사람에서 일로 이동하게 되면 우리가 평가해야 할 대상 역시 사람이 아닌 일이 되어야 합니다.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르게 이동하고 있음, 즉 '성장했음'과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서 평가를 말합니다. '인人'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인사人事'로서 사람이 하는 '일을 평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성장했음'과 '성장하고 있음'을 제도로서 구체화하기 위해 우리는 지표라는 개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은 크게 '성장했음'을 확인하는 지표로서 KRI와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지표로서 KPI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어쩌면 우리는 굳이 KPI와 KRI라는 개념을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신 우리는 산출물로써 KR의 개념을 활용할 겁니다. 네 OKR의 KR입니다. 우리는 산출물 KR을 통해 우리가 일을 잘했음과 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 목표 O와 산출물 KR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설정하는 일이 중요하겠지요. 만일 KR이 O로 가는 길과 어긋나 있다면 그 KR은 수정이 필요합니다. 과거 인사평가를 하면서 목표(본 글에서 이야기하는 KR)를 설정할 때 일의 방향성이 아니라 보상을 잘 받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이렇게 O와 KR이 정렬되지 못한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에 대한 평가란 일종의 판단을 말합니다. 그(녀)가 잘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일이 우리가 원하던 속도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판단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준'입니다. A라는 동일한 산출물을 놓고 평가를 하는 사람과 평가를 받는 사람, 그 일을 수행한 사람과 그와 협업관계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종전의 상대평가(사람에 대한)를 적용한다면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그 사람이 해당 평가를 받게 된 이유를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일에 대한 평가'에서 그 기준은 역시 산출물 KR이 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상기와 같이 KR은 우리가 일을 평가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KR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1. KR은 시간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KR은 시간 개념을 포함합니다. 흔히 일, 주, 월, 년 등으로 부르는 아이들입니다. 실무자들이 KR을 자유롭게 & 자연스럽게 다루게 되면 굳이 이러한 시간 개념을 공식화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예를 들어 취업규칙을 개정한다고 해보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상태를 '관할 노동부에 규정을 신고해서 최종 결과를 받아서 이를 구성원이 볼 수 있게 게시한 상태'라 한다면 해당 일을 수행하는 실무자는 그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해야 할 일들, 변경 비교표 작성, 개정 후 취업규칙 작성 및 검토, 구성원 동의서 수령, 규정 개정 설명회, 규정 신고절차 진행, 개정 취업규칙의 게시 등의 주요 세부 활동을 고려하여 해당 산출물로써 '구체적 상태'를 언제까지 달성할 것인지를 그려볼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개별 과업들을 수행하면서 그 과업의 산출물과 기한을 그리고 수행하는 일 하는 방식이 익숙해지면 어쩌면 우리는 OKR로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굳이 splint, boosting 등의 용어나 절차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다만 아직 우리가 이러한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면 기본적으로 가져가야 할 시간 개념이 포함된 KR의 '시간'은 '분기 quarter'로 말을 합니다. 3개월이지요. 


2. KR은 매우 구체적이다. 

OKR을 이야기하면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개념입니다. '구체성'입니다. 앤드루 그로브의 말을 빌어 그걸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궁극적으로 이견이 없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산관리'를 하겠다고 구성원이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이다음에 들어갈 질문은 '자산관리를 통해 구체적으로 만들고 싶은 모습이 무엇인가요?'가 됩니다. 만일 구성원이 이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는 KR을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아직 일에 대한 깊이가 부족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기존 경험을 생각해보면 그냥 인사팀이 목표를 작성하라고 하니까 작성한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구체적 모습으로서 KR을 설정할 때 고려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말 그대로 구체적이어야 한다. 앤드루 그로브의 말처럼 '다툼'이 있을 수 없어야 한다. 
- 이러한 KR을 작성하기 위해 적어도 해당 직무의 리더는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2. 내가 만든 KR이 다른 직무/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 기업에서 우리가 수행하는 일들이 기업 전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들이 다른 기능/직무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만일 그 연결고리에서 단절이 있거나 유기적인 연결이 어려워지면 병목이 발생하며 결국 그 병목구간이 우리 기업의 힘이 될 겁니다. 


개인평가 필요할까?

사람에 대한 평가가 아닌 일에 대한 평가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그럼 개인평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해보아야 하는 건 '개인평가'라는 단어를 우리가 마주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의미입니다. 만일 개인평가를 우리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배우고 경험하는 것의 관점으로 본다면 개인평가를 통해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을 늘려갈 수 있을 겁니다. 반면 개인평가를 현재의 보상 관점으로 본다면 보상을 잘 받기 위한 도구로 개인평가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보상을 위한 평가가 아닌 성장을 위한 평가로서 개인평가가 필요함을 이야기합니다. 아울러 이 성장관점에서 개인평가는 그 성장에 따른 보상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다만 개인평가 자체가 보상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평가는 '판단'보다는 '진단'의 개념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평가는 전문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보상은?

John Dorr는 그의 책에서 OKR과 보상을 분리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말에 절반만 동의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인평가는 보상이 아닌 성장의 관점에서 필요성을 가집니다. 다만 보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성장은 일종의 '열정페이'가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개인평가가 보상을 위한 수단이 될 경우 성장이라는 관점, 특히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관점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야기하는 건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일의 관점에서 조직은 그 일의 수행을 통해 기대하는 산출물을 확보하고 개인은 그 일의 수행을 통해 분야에서 전문성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일이 기업과 구성원을 연결하는 방식이며, 개인에 대한 보상은 그가 가진 전문성 수준을 통해 보상 수준을 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전문성은 구성원이 일을 수행하는 과정과 그 일의 수행을 통한 산출물을 기반으로 정해진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로 판단하게 되며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평가는 보상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건 평가가 보상을 위한 도구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렵지만 필요한 평가

에드워드 데밍은 '제도를 실행해서 득 보다 실이 많으면 폐지하면 되지 굳이 개선하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을 합니다. 과거 인사평가제도를 운영하는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평가를 시행해서 긍정과 부정이 51:49만 되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지요. 인사평가가 성장이 아닌 보상의 도구로서 활용되어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사라는 실무자의 일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과 개인의 성장을 위해 인사평가는 필요합니다. 아울러 HR의 모든 제도들은 서로 연결되어 움직입니다. 평가와 보상도 그렇습니다. 그 연결성을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평가가 보상에 종속되지 않을 수 있도록, 평가의 목적과 보상의 목적이 각각 존재하여 이들을 서로 연결하는 관점으로 인사평가, 개인평가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렵지만 해야 하는 일이고, 어쩌면 어렵기에 더 가치 있는,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는 영역으로서 인사평가에 대한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인사평가 #OKR #개인평가의목적 #평가와보상의관계 #opel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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