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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r 07. 2022

D&I를 위한 소통 in HR

feat. 신뢰, 솔직함, 다양성과 포용성

HR은 기업 내에서 구성원과 많은 소통을 하는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술을 잘 못 먹는다는 제 말에 과거 어느 분들은 술도 못 먹으면서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는가?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지만 술을 못 먹어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에 대해 나름의 신뢰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통은 사전적 의미로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러한 의미를 기준으로 한다면 현실에서 우리들의 소통은 사실 항상 불완전한 상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는 A라고 이야기했는데 듣는 이는 A'로 이해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래서 소통을 한다는 것, 소통을 했다는 것은 일회성의 대화만으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두세 번의 반복된 대화도 소통을 완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업 내에서 소통이 중요한 HR의 입장에서 참 고민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HR이 하는 소통이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HR에 대한 신뢰를 이야기합니다.           


신뢰는 상호 간 소통에 있어 '오해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오해'를 선택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여기에 필요하다면 HR에게 이야기해서 그 오해를 확인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는 HR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물어보더라도 이로 인해 자신에게 불이익함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일종의 심리적 안전감에 기반합니다. 그리고 이는 '신뢰'가 만들어내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HR이 기업 내에서 신뢰를 만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과거 어느 분들은 HR이 권력을 가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보를 독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른바 파워 power(권력)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개인 경험에 비추어 이러한 방식은 나름 '신뢰'를 만들기도 합니다. 보다 정확히는 '외형적 신뢰'라 말합니다. 외형적 신뢰도 '외형적으로는 신뢰'라는 단어를 달고 있으니까요. 당시 이게 가능했던 건 조직문화의 관점, 다양성의 관점이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았던 시기였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직문화, 다양성(D&I, Diversity & Inclusion)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오늘날에 있어 HR이 가지는 신뢰는 분명 앞선 '외형적 신뢰'와는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를 만드는 방법론으로 소통이 더욱 중요하게 이야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뢰는 소통이 보다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지만 동시에 소통은 HR이 신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미용실에 갔습니다. 선생님 한분이 옆 자리에 있는 분의 머리 세팅을 준비하면서 "OW2B와 OCB 반반씩"이라고 말을 합니다. 아마도 그분들 나름의 소통체계이겠지요. OCB라는 단어를 저와 같이 HR을 하는 사람이 듣는다면 어떨까요? 저는 OCB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조직시민행동Organization Citizenship Behavior)라는 단어를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상황에 비추어보면 그분이 사용한 OCB와 제가 떠올린 OCB는 다른 것이고 그 상황에 적합한 OCB는 제 머릿속 OCB가 아니었을 겁니다. 소통이란 맥락, 상황을 이해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를 교육과정 등에서는 종종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누군가 HR프랙티셔너로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조심스레 '소통'이라는 단어를 말합니다. 물론 제가 완벽한 소통을 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소통에 있어 솔직하게 듣고 솔직하게 말하기를 실천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겁니다. 위에서 말한 신뢰와 소통을 가장 빠르고 쉽게 만들어가는 방법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솔직하게 듣고 말하기'라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솔직하게 듣는다는 건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그가 어떤 맥락과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지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으로서 특히 HR이 가질 수 있는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함을 의미합니다. 


솔직하게 말하기는 말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과거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사소한 것들도 모두 이야기해도 된다'라고 말했던 건 솔직하게 말하기를 시작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만일 이렇게 말하고는 누군가가 'PC를 바꿔주세요' 라거나 혹은 '사원증을 만들어주세요'라고 했을 때, 뭐 그런 것까지 나한테 말하냐는 식의 반응이 나온다면 그 순간 앞서 말한 '사소한 것들도 모두 이야기해도 된다'라고 했던 말도 솔직하지 못한 말로 만들게 될 겁니다. 


대학시절 공부방 활동을 했었습니다. 공부방 활동을 쉬는 여름방학에 공부방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있던 아이들과 개울에 가서 놀았었지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한 아이가 말을 안 듣기 시작합니다. 이제 다들 돌아갈 시간이라고 말을 했는데 아이는 더 놀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죠. 하지만 들어가서 씻고 식사를 하는 등의 일들이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간다"는 말과 함께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리고 슬쩍 눈을 돌려 물가에 남은 아이를 봅니다. 조금 거리가 멀어지자 아이가 따라오기 시작합니다. 공부방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가 제 손을 잡았습니다. 더 놀고 싶었던 그 아이입니다. 그리고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라고. 공부방 활동을 하면서 저는 아이들에게 순수함과 솔직함을 배웠습니다. 하고 싶은 걸 말할 수 있는 솔직함과 그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소통이라는 것은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냥 서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죠. 때로는 그 솔직함이 '상호이해mutual understanding'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 솔직함이 궁극적으로는 오해를 풀고 신뢰를 만드는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만일 소통이 어렵다고 생각하신다면 팃포탯이라는 전략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수 있습니다. 일단 상대방을 믿고 대응하고 이후 상대방이 나오는 방식에 따라 그에 맞게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시작은 선하게 출발했음에도 상대방이 악으로 대응하면 우리도 악으로 대응하고 반대로 상대방이 선하게 대응하면 우리도 선하게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소통을 함에 있어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통, 어렵지만 오늘날 그리고 앞으로도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도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겠죠. 생각이 다르고 목소리도 다르고 경험도 다릅니다. 소통은 그 다름을 다룰 수 있는 방법론입니다. 


Diversity와 Inclusion에 대한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소통 #신뢰 #솔직함 #HR #opel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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