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윤정구, 2014
인간관계를 소유 중심으로 보는 사람들은 인간관계도 더 나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라는 사회적 자본을 축적할 수 없게 된다. p169,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한언
HR을 하면서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보다는 HR에 있어 리더가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가 좀 더 정확할 듯합니다. 기업 속에서 한 구성원으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외형적 리더분들을 만났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더 잘 보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보았던 유형은 자신의 권위를 활용해 자신의 모름을 감추거나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강제하는 경우였지요. HR을 하는 시간이 늘고 외형적인 리더라는 분들을 만나면서 항상 그들은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증명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으로 여러 생각들을 해보면서 나름 어느 정도 일반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으로 생각의 방향이 '나'를 향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항상 옳은 사람이어야 하고, '나'는 언제나 틀릴 수 없다는 생각이라 할까요.
책장을 정리하다가 이전에 읽었던 책을 집어 들고 책을 보며 메모했던 부분들을 살펴봅니다. 윤정구 교수님의 진정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입니다. 책에 나온 '소유 중심'의 사람들이 가지는 특성을 조금 살펴볼까요.
1. 소유에 의존하는 인간관계는 새로운 발전을 위해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폐쇄적이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이미 내가 아는 것이니 그 안에서 안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p170
2. 더글러스 맥그리거에 따르면, 관계를 소유론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부하들에 관해 X이론적 관점을, 관계를 존재론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Y이론적 관점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p173
3. 권위주의 성향은 조직 내에서 전파되어 약자는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을 만나면 가학적으로 대하고 자신보다 강한 사람들을 만나면 비굴하게 변하는 이중구조를 보인다. p172
군대 시절에 우리는 우리와 다른 부대의 군인들을 서로가 서로에게 '아저씨'라 불렀었습니다. 이 '아저씨'라는 단어에는 일종의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왜 이런 호칭이 생겼는지 알 수 없으나 제가 사용했던 이 단어에는 일종의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군대라는 곳은 기본적으로 계급이라는 게 존재하고 지휘와 명령, 복종의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과 '나' 사이에는 그러한 계급이 존재하지 않음을 표시하는 것, 그래서 서로가 어떠한 관계성을 갖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대 안에서야 계급이 있지만 전역하고 나면 다시 서로가 서로에게 '아저씨'가 됨을 말합니다.
기업이라는 곳은 어떨까요? 아니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기업에서 우리는 서로의 호칭을 사용하지만 기업을 나오는 순간 서로 '아저씨'가 되는 사이가 되어야 할까요? 아니면 기업에서 일을 함께 하는 동안의 추억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어야 할까요? 어릴 적부터 함께 한 친구들은 오랜만에 만나도 반가운데 불과 몇 개월 혹은 몇 년 전에 함께 일한 동료, 리더, 구성원은 어떨까요?
혹자는 굳이 그래야 할까요?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소유론적 관계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로 책은 '우리'라는 사회적 자본을 이야기합니다. 책에서 제시한 사회적 자본은 '다른 사람과의 믿음을 기반으로 한 관계로 인해 다른 사람의 자원을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능력 p166'입니다. 리더의 관점으로 말을 바꿔보면 혼자서 일하는 능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활용하여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중요한 건 동일하게 다른 사람들을 활용하여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하더라도 소유론적 관점의 리더와 존재론적 관점의 리더(소유론적 관점과 대비되는)는 전혀 다른 가치를 남긴다는 점일 겁니다. 소유론적 관점의 리더에게 다른 사람들을 활용하여 일을 하는 건 다른 사람들을 소모품으로 활용한다는 의미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밤에 자면서도 핸드폰을 받기 위해 귀에 대고 잤다는 어느 분의 말이 조금은 과장되었다 치더라도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니겠지요. 소유론적 관점의 리더가 구성원을 소모시킨다면 존재론적 관점의 리더는 구성원의 성장을 도와줍니다. 구성원들은 일을 하지만 전자의 리더 아래에서는 닳아 없어지는 자신을 만나게 되고 후자의 리더 아래에서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들은 어떤 리더일까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요?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렸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들은 지금 어떤 리더들과 함께 일하고 있을까요? 시간이 좀 더 지난 후 우리는 어떤 리더의 모습이 되어야 할까요?
생각해볼 질문을 남깁니다.
#Reference.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 윤정구 저/ 한언 출판/ 2014
브런치의 글이 인연이 되어 피어랩(peerlab)이라는 곳에서 조금씩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직 사이트를 온전히 오픈한 것은 아니지만 9월부터 메일을 통해 제가 하는 생각, 그리고 저보다 훌륭한 분들의 생각이 담긴 글들을 '팅글 레터'라는 이름으로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팅글 tingle'이라는 단어는 '기분 좋게 소름 돋는 느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HR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기분 좋은' 느낌으로 전달되실 수 있길 바라며, HR에 대한 진정성을 느끼실 수 있길 바라며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하여 신청 링크를 남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