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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Nov 27. 2022

팀은 여전히 가치가 있는가?

 팀 리더의 역할에 대한 변화관리가 잘 되어 왔는가?라는 질문으로.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팀 리더를 맡은 건 2018년부터 입니다. 우리는 흔히 팀장이라 말하는 그 자리 말이죠. 하지만 돌아보면 팀장이 되었다고 해서 제가 하던 일이 달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여전히 실무를 하고 있고 늘 일을 고민하고 있으니까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더 이상 혼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한다는 점이 될 겁니다. 이는 일의 관점에서 생각보다 많은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팔로워일 때는 혼자 일을 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되었다면 팀 리더일 때는 다른 이로 하여금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 결과물이 어떤 모습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소통하고 공동의 이해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이러한 소통 과정을 위해 팀 리더는 단순히 그렇게 해왔어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작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고 있는 건 마치 우리가 파는 상품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모르면서 고객에게 우리 상품을 사라고 말하는 것과 같을 겁니다. 우리가 팀 리더라 말할 수 있는 건 적어도 해당 직무에 있어 좀 더 많이 알고 그래서 좀 더 일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음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얼마 전 작성했던 글을 빌어 위치가 올라간 것이 아니라 포지션이 달라진 것이겠죠. 


최근 팀이라는 조직이 오늘날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만났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본질적인 건 우리가 알고 있는 팀이 사람, 기술, 사회의 변화에 맞게 변화되어 오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변화관리가 잘 되어 왔다면 팀은 여전히 효율적인 장치가 될 것이고 아니라면 어쩌면 오늘날 팀이라는 장치는 그 효용성이 사라진 것이 될 겁니다. 


우연히도 최근 팀 구성원분들과 내년 팀 조직의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 각자가 일종의 1 인팀이 되는 모습은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습니다. 각각의 1 인팀은 각자 메인 분야를 담당하는 방식이 될 겁니다. 과거 상대평가를 진행할 땐 기업 내 1인 팀이 있으면 불편해했던 저이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이렇게 직무분야를 세분화하여 1 인팀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그 1 인팀을 서로 연결하는 역할로서 또 다른 형태의 리더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해당 리더는 1 인팀이 수행하는 역할과 그 산출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들을 모르면서 연결자로서 역할을 한다면 이들이 모였을 때 최종 결과물이 원치 않은 모습으로 도출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렇게만 보면 계층구조가 많아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오늘날 주로 이야기하는 건 수직 계층구조가 아닌 수평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1 인팀 조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팀이라는 조직에 대한 회의적인 이야기들이 나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개인적으로는 팀을 계층구조상의 위치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팀을 이해하는 주체로 바로 우리들, 사람이 있습니다. 공식 조직도 상에 명시된 조직의 장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식적인 조직이기도 합니다. 그 조직의 모습은 팀 리더가 팀을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팀 리더가 자신을 '위치'에 기반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움직인다면 해당 팀은 다소 수직적인 팀 문화를 갖게 될 겁니다. 이러한 팀은 과거 관료조직에서 주로 보였던 모습으로 효율성 관점, 특히 오늘날의 스타트업 등의 조직에서는 그 효율성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효율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팀 리더가 자신을 '포지션'에 기반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움직인다면 해당 팀은 앞선 조직과는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조직문화, HRM, 급여를 각각 담당하는 1 인팀 체제에서 팀 리더는 자신의 분야를 담당하고 있지만 동시에 HR의 전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팀 리더가 해야 할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팀이라는 조직이 오늘날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보는 관점에 따라 더 이상 팀이라는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팀이라는 도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보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팀이라는 도구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도구로서 팀제도가 오늘날 오히려 그 효율성을 방해하고 있다면 누군가는 팀이라는 도구가 더 이상 그 가치를 상실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도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주체가 사람이고 팀 리더임을 생각해 본다면 팀이라는 도구의 옳고 그름에 대한 논의보다는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역할이 오늘날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좀 더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지나온 시간 중 팀이 없는 조직에서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으로 보면 본부나 사업부, 부문이라 부르는 조직으로만 구성된 기업에서 비록 팀이라는 공식적인 조직이 없었음에도 기업의 운영방식은 여타 다른 기업과 차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중요한 건 역할이지 팀이라는 도구가 아닐 수 있습니다. 팀이라는 공식 조직이 없어도 누군가는 해당 직무에 있어 리더 역할을 할 겁니다. 좋은 방향이라면 이러한 리더 역할이 더 나은 결과일 수도 있겠지요. 누군가의 임명이 아니라 구성원의 인정에 기반한 역할의 인정이 될 수 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린 시절에 공부 잘하고 성격 좋은 친구들 옆에는 항상 다른 아이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필요성이 있으면 자연스러운 인정과 모임이 만들어집니다. 오늘날 팀 리더로서 우리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역할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모습은 위치와 포지션(역할) 중 어디에 근거하고 있을까요? 


팀의 필요성과 약간의 회의론에 대한 글을 보며 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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