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llie Jan 27. 2017

경험으로부터 배운다는 것

'경험'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신병교육대를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그곳엔 저보다 먼저 와있던 , 소위 선임들, 이 있었구요. 낯선 세상 , 낯선 사람들 거기에 통제받는 느낌까지 있는 그곳에 도착했을 때 가졌던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나 보다 먼저 온 사람들은 나보다 이 곳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으니 내가 존중하고 배워야 할 사람들이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사회에 나와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고 저 개인적으로도 조금은 '경험'이라는 게 있다라고 말해도 조금은 될 거 같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진 고민 중 하나는 내가 경험이 있음으로 해서 유사한 일에 대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경험으로 인해 나만의 frame에 갇혀버린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점이었습니다. 여전히 저에게 세상이란, 그리고 사람이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 그래서 공부해야 하는 대상인데 그러한 공부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내 자신이 가진 의지가 과연 그 정도에 이를 정도로 강한지 등등에 대한 의구심들이 밀려온 셈입니다. "경험이 있으니 내 말을 따라라."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제가 모르는 게 더 많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경험을 부인하고 싶은 것 역시 아닙니다. 지나온 시간의 제가 경험한 지나온 시간 덕분에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알고 하고 있다는 것도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런 글을 쓰는 것도 경험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겠죠.


'경험'으로부터 배운다는 것은 단지 지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한다 라는 의미는 아닐 듯합니다. 단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왔다면 외형적으로는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그 시간과 일을 통해 얻게 된 '경험'은 전혀 다른 것이 될 겁니다. 전자의 경험은 그 경험 자체가 하나의 울타리가 되어 그 경험 안에서만 움직이고 생활하게 하지만 후자의 경험은 그 경험 자체가 하나의 source가 되어 전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우리가 하지 못한 새로움을 유발할 수 있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해왔던 일로서의 '경험'과 사고를 위한 촉매제로서의 '경험'에 대하여


'경험'을 이렇게 나누어 생각해 본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하고 있는 '경험'들이 앞으로 우리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 우리가 쌓아가는 '경험'이 어떤 '경험'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보다 쉽게 답을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시에 이미 '경험'을 일정 수준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 그들의 '경험'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도 나름의 답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후자의 '경험'에 대한 이해를 한다면 '경험'을 가진 사람도 자신이 가진 '경험'에 근거해 사람들에게 잘못되었다거나 그대로 하도록 강요하는 일은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동시에 '경험'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도 누군가가 가진 '경험'의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그 '경험'을 후자의 관점으로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만들어 가는 source를 넓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경험'이 누군가의 '경험'으로 이어져서 더 나은 더 큰 더 새로운 '경험'이 되는 새로운 '경험' ,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은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성장'의 의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