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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Mar 19. 2023

GMS성장관리시스템 1.0  경험관리와 리더

"몇 시간 전만 해도 서로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이, 수백 명이 넘는 그런 사람들이, 서로 웃어주고 악수를 나누기 시작했어!"
- 크리스마스 정전을 직접 겪은 영국군 육군 병사, 톰의 편지에서
나무위키, '크리스마스 정전' 중에서

크리스마스 기적하면 나오는 이야기로 1차 세계대전 중 어느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있습니다. 각자의 참호 속에서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던 독일군과 연합군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며 어우러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우리들에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잇는 이야기는 조금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반면에 양측 군 수뇌부는 이 사건으로 발칵 뒤집어져서, 이를 이적 행위로 규정하고 주동자를 색출한답시고 헌병대로 부대를 뒤집어 놓고 몇 명을 본보기로 처벌하는 등 극약 처방을 내놓았다. 간혹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높으신 분들이 전선 시찰을 나오기도 했는데, 이미 휴전을 한번 맛본 병사들은 당연히 이를 얌전히 들어주고 총을 쏠 일은 없었으며 양측 사병들과 초급 장교들이 이를 눈치채고 서로 간의 합의를 통해 일종의 연기를 했다.
나무위키, '크리스마스 정전' 중에서


전선에서 멀어질수록 적개심은 커진다.

GMS는 현장을 중요하게 이야기합니다. GMS에서 현장이란 다른 말로 경험과 결과로 이야기합니다. 이는 GMS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장에서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도출했는지에 있음을 말합니다. 따라서 GMS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이야기합니다. 이를 우리는 소통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건 그 소통의 기준, 즉 대화의 주제를 사람이 아닌 일을 그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따라서 GMS에서 전선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리더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리더의 의사결정이 현장과 align 되도록 하기 위함에 있습니다. 이러한 align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우리 조직에는 부정적인 순환구조 하나가 시작될 겁니다. 리더는 현장을 믿지 못하고 더욱 감시하고 통제하려 하고, 현장은 외형적으로는 리더의 말을 듣는 듯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다르게 행동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불신과 편 가르기, 경우에 따라서는 사내정치로 이어지는 조직문화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위의 크리스마스의 기적에 대한 양측 군 수뇌부의 모습처럼 말이죠.


경험관리와 성과관리

GMS에서의 경험관리는 달리 말해 성과관리와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합니다. 우리가 성과를 내기 위해 구성원의 일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냅니다. 이는 기업(조직) 관점에서 보면 성과를 만드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구성원 관점에서 보면 성과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성과를 관리하여 달성할 책임을 가지고 있고 구성원은 그 성과 달성을 위해 각자가 담당하는 일을 수행할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의 수행을 통해 조직과 리더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일의 수행을 통해 구성원은 전문성을 갖춰가는 시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구조인데 우리는 왜 못하고 있을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일에 집중하지 않고 사람과 조직에 집중하여 생각하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그 사람과 조직, 특히 사람에 있어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해 왔음을 추가로 이야기합니다. 최근 군인이었던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높은 계급까지 시간을 보내고 나온 그분은 지금의 군대는 제가 군복무를 했던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만일 제가 경험한 기준으로 그 모습을 판단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요즘 군대에 대해 좋은 이야기보다는 나쁜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이유는 우리가 현장을 기준으로 이해하지 않고 '나'를 기준으로 이해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변화관리의 실패에 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제가 HR을 만나서 무언가를 하나씩 배우던 시기의 HR과 최소 17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 HR은 생각보다 많이 변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2023년의 현장을 살면서 여전히 2006년의 현장을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변화를 마주할 용기 혹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장을 이야기한다는 것의 의미

이렇게 보면 현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일의 변화를 인정한다는 것과 연결됩니다. 과거에 '나'가 마주했던 일에 대한 경험이 현재에 구성원이 마주하는 일에 대한 경험과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래서 그 다름을 받아들이고 알아가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현장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다름을,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는 것

현장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을 위와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질문을 하나 만나게 됩니다. 현장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고 했는데 현장이 항상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본 GMS series를 이야기하며 종종 언급한 일종의 전제요건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도 기본적으로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기본적으로 불완전합니다. 그래서 리더는 판단을 해야 하고 판단을 할 때 일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앞서 리더의 역할을 이야기하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이야기했었습니다. 성과라는 관점에서 리더가 책임지고 있는 기능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방향성은 우리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 강조하는 건 그러한 판단의 기준이 현재의 현장이 아닌 과거의 현장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의 현장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세가 리더에게 필요하다는 것, 이러한 현장에 기반한 이야기의 과정이 잘 이루어지면 조직차원의 성과관리와 개인차원의 경험관리가 하나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GMS에서 영향력으로서 리더와 리더십

GMS가 잘 작동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GMS를 이야기하며 그 초반부터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세 번이나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하는 건 "리더십 = 영향력'이라는 GMS가 리더십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리더십이 잘 발휘되면, 리더가 현장을 중심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고 제시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 그가 가진 영향력의 크기에 기반해 조직이 좋은 방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말합니다.


When we are influential in shaping the behavior and values of others, we think of that as “ leadership ” and are creating the conditions for new culture formation.
Reference. Schein, E. H. (2010). Organizational culture and leadership, John Wiley & Sons

"다른 누군가의 행동과 가치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리더십'이라 말할 수 있다."

는 Edgar Schein의 말을 되새겨 봅니다.


다음 글의 주제는,

본 글에서 이야기드린 것처럼 GMS에서는 구성원의 경험관리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구성원의 경험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GMS가 우리가 기대하는 조직과 구성원 개인의 성장이라는 기본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실질적인 내용, 일종의 contents라 할 수 있습니다. 그 content를 만드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리더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본 글을 포함해 리더에 대한 글을 연이어 작성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경험을 직접 만들어가는 주체는 리더만 하는 것이 아닐 겁니다. 그 경험은 리더를 포함해 현장에서 일을 하는 모든 구성원이 주체가 됩니다. "조직과 구성원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HR의 방향성을 달성하기 위해 GMS는 조직, 리더, 구성원이 일을 중심으로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제 GMS가 이러한 환경을 제도로서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글의 주제입니다.


감사합니다.


#GMS#성장관리시스템#HR#Opellie#다양성#현장#경험관리#리더



개인적인 홍보글을 짧게 남깁니다.

홍보글1.

4월부터 6회 동안 외부 교육기관에서 HR에 관한 과정을 하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모르고 있는 HR"이라는 타이틀로 '인사제도의 설계, 도입, 운영에 대한 생각의 프레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메인주제로 OKR과 직원경험, 리더십과 조직문화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정답을 드리는 과정이라기 보다는 각 기업의 실무자분들이 현재 속한 기업의 현재를 이해하고 나름의 정답을 만드실 수 있는 힘을 만드시는데 도움을 드리는 목적으로 개설한 과정입니다. 홍보라는 게 어색하긴 하지만 혹시 관심이 있으실 분들을 위하여 링크를 남깁니다.


홍보글2.

브런치가 인연이 되어 HR에 관한 글을 작성하는 곳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오픈하지 않고 내실을 채우고 있었고 최근 사이트가 오픈되었습니다. 회원제로 운영되긴 하지만 HR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부담되지 않은 비용으로 HR에 관한 글들을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작성한 글도 있습니다. 브런치 글들과 조금은 다른 결의 글들을 보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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