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 → 엑셀 → 생성형 AI
기업 내에서 작동하는 영향력을 그 주체 관점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리더, 구성원, 제도, 일이 제공하고 동시에 영향력의 상대방으로부터 제공받는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기업 내에서 영향력을 가지는 주체로 마지막으로 살펴볼 대상은 '도구'입니다.
1. 리더의 영향력 - Leadership (4 pgae)
2. 구성원의 영향력 - Followership (5 pgae)
3. 제도의 영향력 (6 page)
4. 일의 영향력 (7 page)
5. 도구의 영향력 (8 page)
저는 사회생활의 첫 시작을 어느 중소기업의 감사실에서 시작했습니다. 첫 출근 날 자리를 안내받자마자 한 무더기 서류를 받았고 그 서류들의 내용을 확인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출근 첫날 신입사원이 감사실에서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우선은 서류상 기재된 숫자들을 계산하여 그 산수가 맞는지부터 확인을 했었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뒤통수로 꿀밤(?) 하나가 떨어졌고 이어지는 감사과장님의 말은 이랬습니다.
그렇게 계산기 두드려서 언제 다 할래?
사회라는 곳, 직장생활이라는 것을 만났던 첫날의 낯설음, 약간의 두려움 내지 무서움 등이 남은 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대학시절 계산기를 그리 자주 접하지 않았던 저로서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다른 동료들보다 계산기 다루는 게 느린 건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렇게 감사실에서 1년을 마치고 인사팀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인사팀에서 일을 하며 엑셀을 업무의 주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감사과장님은 조용히 메신저로 저를 불러 엑셀함수를 물어보곤 하셨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당시 감사과장님에게 '그렇게 엑셀을 해서 언제 다 하실래요?'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겠죠.
그런데 최근에 들어 우리는 계산기, 엑셀과는 조금은 다른 도구를 만나고 있습니다. AI, 그것도 그 앞에 생성형 generative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도구 말이죠.
계산기, 엑셀 등의 기존의 도구들은 스스로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한 생각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상태로 만들어주는 데 도움을 주었지요. 그리고 오늘날의 생성형 AI는 스스로, 그것도 사람이 생각을 만들어가는 방식과 유사한 구조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에 '생각'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가는 또 다른 영역이겠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유사한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일 겁니다. 우리들에게 도구로서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계산기를 사용하는 사람과 엑셀함수를 사용하는 사람의 일에 있어 그 효율성과 효과성의 차이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단순히 엑셀을 사용하는 사람과 코파일럿이 적용된 엑셀을 사용하는 사람은 또 다를 겁니다. 누군가 한 땀 한 땀 상자를 그리고 있을 때, PPT의 오와 열을 맞추기 위해 눈금선과 씨름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AI가 그려놓은 한치 오차도 없는 상자와 오와 열을 받아 들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글을 작성하면서 계속 '도구'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계산기, 엑셀, 심지어 사람과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까지 모두를 '도구'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앞서 제도를 이야기할 때도 제도를 '도구'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도구는 우리가 일을 하는데 그 일을 보다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암산을 하는 것보다 계산기를 사용하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이 가능하고 계산기보다 엑셀을 사용함으로써 보다 많은 데이터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도구를 사용하는 데 있어 이들 도구들은 우리들에게 일종의 과제를 제시합니다. 그 도구들을 사용하기 위한 자격이라고 할까요? 도구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PC에 엑셀이 깔려 있어도 함수를 모르면 최신 버전의 엑셀은 그냥 이름 모를 S/W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생성형 AI 역시 우리들에게 그들을 사용하는 자격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자격으로 우리들이 마주하고 있는 건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도구들이 사용자로서 우리들에게 그 도구들의 이용을 위해 그 도구들이 인식할 수 있는 언어를 배울 것을 요구했다면 생성형 AI는 대신 우리들에게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합니다.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건 보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과정보다 결과에 더 집중해 온 우리들에게는 더더욱 큰 도전일 수 있습니다. 왜?라는 질문을 했을 때 '쓸데없는 소리'라는 말을 들었던 누군가라면 더더욱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올바른'은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 옳은가? 그 옳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질문을 한다는 건 질문을 위한 질문자 나름의 기본적인 지식(Knowledge), 방법론(Skill, 스킬), 능력(Ability)을 갖추고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AI가 제시하는 답을 우리들의 관점으로 검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위의 IX COACH화면처럼 AI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AI와 질문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대화함으로써 우리들의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드는 방식임을 말합니다. 우리는 AI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의 이야기를 만남으로써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 방법론, 능력을 향상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우리가 보다 올바른 질문을 하고 AI의 대답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고 궁극적으로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도구는 목적이 아닙니다. 도구는 목적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도구를 사용하여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는 그 도구를 사용하는 우리들이 고민해야 할 영역입니다. 기존의 도구들은 그 고민의 과정에는 개입하지 못했지만 생성형 AI는 그 고민의 영역에 있어서도 우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올바른 질문을 하는 건 우리들, 사용자의 몫입니다. Bard가, chatGPT4.0이, Copilot이 하는 대답들은 단 하나의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사람의 사고를 따라 하고 있으니까요. 사람이 불완전하기에 그들도 불완전합니다. 불완전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 공동체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다 쉽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도구가 그들은 우리들을 보다 온전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들을 정답이 아닌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도구는 우리의 삶에 많은 부분을 변화시킵니다. 일에 있어 효율성, 효과성을 향상함으로써 더 적은 근로시간으로 더 높은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도구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산기를 사용하기 위해 계산기 버튼에 있는 숫자와 기호를 알고 있어야 하고, 엑셀을 사용하기 위해 엑셀의 기본기능과 함수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생성형 AI를 사용하기 위해 우리는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도구는 늘 우리가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영향력을 제공해 왔습니다.
도구가 목적이 되면 우리는 도구에 종속될 겁니다. AI가 제시한 답에 익숙해지면 어느 날 전기가 끊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도구는 늘 우리가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영향력을 제공해 왔습니다. 오늘날 마주하고 있는 생성형 AI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더 많은 지식, 논리들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더 많은 새로운 생각들을 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답을 찾는 사람이 아닌 질문을 하는 사람,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도구의 영향력에 대한, 오늘날 생성형 AI라는 '도구'에 대한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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