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최복동과 최복상, 조직문화, 코칭 +@
A리더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어
같이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잠시 남는 시간에 함께 간 동료와 이야기를 하던 중 속상함이 담긴 말이 들려옵니다. 처음엔 리더와 관계가 나름 좋은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멀어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앞선 이야기에서 영향력을 힘과 방향성이라는 두 가지로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이야기 속 리더는 리더라고 하는 자신의 외형적 권위와 대기업 출신이라는 자신의 배경을 힘의 근원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이 작용하는 방향성의 끝에는 자기 자신을 두고 있었죠. 사실 이러한 영향력을 제공하는 리더와 관계가 잘 형성되는 사람은 경험상 다음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과 관계가 멀어지는 방향으로 형성됩니다. 그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는 해당 리더보다 더 큰 권위를 가지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권위는 다시 외형적 권위와 실질적 권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외형적 권위는 해당 리더보다 더 상위의 조직의 리더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실질적 권위는 해당 리더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가지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 리더에게 후자의 실질적 권위에서의 겸손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보다는 자신의 이익이라는 방향성을 향하고 있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일 겁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그가 저에게 말을 건넵니다.
"지금까지 이해되지 않았던 현상들이 이제야 보이네요"
기업이라는 조직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시공간입니다. 그 시공간을 통해 우리는 일을 하고 경험을 만들고 서로에게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들을 만들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그 과정을 우리는 영향력을 주고받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이 있습니다. SNS의 한 분은 한 발 더 나아가 최고의 복지는 상사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기업에서 우리들 대부분은 동료와 상사를 우리가 직접 선택하는 일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설사 동료면접 등을 통해 우리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가 있어도 그 결정권한은 상급자에게 있는 경우가 많고,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들에게 결정권이 있다 하더라도 면접을 통해 최고의 동료, 최고의 상사를 판단한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해 선발한 동료, 상사, 팀원이 좋은 관계를 가지는 동료, 상사, 팀원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영향력을 제공할 수는 있을 겁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단순히 특정 개인 혼자만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우리는 리더, 구성원, 제도, 일, 도구의 관점에서 영향력을 이야기했습니다. 서로 몰랐던 사람들이 만나 기업이라는 하나의 시공간에서 일을 하고 서로의 일들이 연결되어 기업의 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리더, 구성원, 제도, 일, 도구는 그 서로의 일들을 하는 과정과 그 일들이 연결되어 기업의 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매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영향력의 주체로서 리더, 구성원, 제도, 일, 도구들이 같은 방향성을 가진 영향력을 제공한다면 그 영향력의 힘은 특정 개인의 노력보다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주체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영향력을 바라보되 그 영향력들이 공유하는 공통의 방향성이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이를 조직문화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직문화라는 단어가 일상 속에서 많이 회자되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그러한 말의 빈도수만큼이나 만들기 쉽지 않은 건 이러한 영향력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향력은 상호작용입니다. 영향력은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있어서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행위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 글을 통해 이전에도 몇 번 소개드렸던 Edgar Schein의 말을 되짚어 볼까요
When we are influential in shaping the behavior and values of others, we think of that as “ leadership ” and are creating the conditions for new culture formation.
Reference. Schein, E. H. (2010). Organizational culture and leadership, John Wiley & Sons
"다른 누군가의 행동과 가치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리더십'이라 말할 수 있다."
영향력은 다른 누군가의 행동과 가치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때 비로소 영향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상대방에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행위나 외형적으로는 따르지만 마음속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영향력이 있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영향력의 존재 여부는 힘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닌 그 힘을 받는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 더 적절한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향력이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입장, 관점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있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Edagr Schein의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기준으로 보면 앞서 우리가 살펴본 리더, 구성원, 제도, 일, 도구는 모두 나름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편의상 리더가 가지는 영향력을 리더십으로, 구성원이 가지는 리더십을 팔로워십으로, 제도가 가지는 리더십을 제도리더십으로 구분하여 표현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구분이 우리들이 오늘날 영향력을 이해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름을 지음으로써 영향력의 외형으로서 이름과 영향력이라는 본질이 뒤바뀌는 모습들이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코칭도 제법 오래전부터 브런치의 제 글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지나온 시간 중 어느 워크숍에서 조별로 코칭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고, 그때 제가 제시했던 말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코칭이란 서로의 생각에 균열을 만드는 과정이다"라는 말입니다. 서로의 생각에 균열을 만든다는 건 서로가 서로에게 각자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불균형을 만들어주고 스스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코칭이라는 것도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력을 제공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질문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말이죠.
같이 일하던 동료와 오랜만에 식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직장에서 부장님이 한 분 계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도 부장이에요'라고 말을 했고, 그는 다시 저에게 opellie는 그냥 opellie라고 말을 건넵니다. 외형이 만드는 관계는 형식적입니다. 그 형식이 바뀌거나 무너지는 순간 관계는 사라집니다. 외형에 기반한 상대방의 말이 더 이상 그 말의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겁니다. 관계의 본질에는 영향력이 있습니다. 10여 년 전에 저에게 생각 좀 그만하고 움직여라고 다른 동료분들이 보는 앞에서 큰 소리를 내셨던 사수분에 대해 당시는 불편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말을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수시로 되새기고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냥 불편함으로 남겼다면 사수분의 말은 그냥 꼰대의 말이 되었겠지만 지금도 돌아보는 말로 받아들이면서 사수분은 저에게 제가 살아오는 시간 동안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혹은 다른 의도가 있었든 간에 영향력을 제공한 분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매 순간 만나고 있는 영향력들을 돌아보시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제공하고 있는 영향력, 우리가 상대방으로서 만나고 있는 영향력들이 가지고 있는 힘의 근원과 방향성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정적인 관계는 버리고 좀 더 좋은 관계들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