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X HR]인사평가위원회

by Opellie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팀 리더들로부터 인사평가 결과에 대한 의견을 받았다. 지난 1년간 산출물을 기준으로 팀 리더들이 작성한 자료들의 취합자료이기에 특별한 이견은 없었으나 몇몇 리더는 인사팀이 제시한 자료에 대해 일부 수정을 요청하였고 인사팀은 그러한 수정, 변경이 발생할 경우 그 수정, 변경이 필요한 근거를 함께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했다. 인사팀은 각 팀 리더들의 검토를 반영한 최종문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대표이사 및 CFO, COO에게 공유하며 이후 평가위원회 일정을 안내했다.



회의는 특정 일의 주제에 대한 대화와 그 대화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회의에서는 대화를 위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근거에 기반한 결정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안녕하십니까. Kai입니다"


"오늘 회의는 인사평가위원회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의 성과에 대한 구성원의 기여도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아울러 오늘 논의 내용과 자료는 일체 본 회의실 밖으로 나가서는 안되며, 다른 구성원들에게 관련하여 언급하셔도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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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운영 규칙 몇 가지를 안내하고 이어서 평가 진행 경과를 공유한다.


"먼저 간단히 현재까지 운영해 온 절차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24년도 1년동안 새로운 성과관리 방법론으로 PARS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운영했습니다. 성과에 집중하기 위해 구성원 개인별 산출물을 기준으로 진단을 진행하여 일을 기준으로 그 성과에 관련한 데이터를 만들었고 이를 종합하여 각 팀 리더들의 최종 검토를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보고 계시는 자료는 그 결과입니다"


"평가등급 산출을 위하여 산출물별로 구성원의 전문성 수준 진단 결과 값을 평균하여 그 점수를 사전에 정한 기준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구분하였습니다. 평균 2.5점과 4점을 기준으로 해당 범위 안에 있을 경우를 '보통'으로 2.5점 미만인 경우 '부족'으로. 4점 초과인 경우를 '우수'로 표기하였습니다. 등급 구분의 기본은 '우수, 보통, 부족'의 3등급으로 되어 있으며, 별도로 GU(Give up) group을 구분하였습니다. GU group은 각 팀 리더들 입장에서 당사의 조직 및 경영 방향성, 직무 수행 등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인원입니다. "


평가등급으로 많이 사용하는 건 5등급 구분이다. S,A,B,C,D를 포함해 그 표현은 다양하지만 5등급이라는 구조는 동일하다. 왜 5등급제도가 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처음 평가제도를 운영할 때 5등급으로 구분한 제도를 접했고, 이후 7등급으로 세분화했던 적도 있지만 해당 기업 역시 다시 5등급제로 복귀를 했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그럴 듯한 이유는 너무 극단으로 가지 않는 중간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 그리고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보상의 근거로 활용되면서 성과차등이라는 단얼로 연결되어 그 차등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3등급제도를 이야기한다. 엄밀히 말하면 3.5등급제라고 할 수도 있는 3등급제도다. 5등급제도가 차등 보상이라는 실무적인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면 3등급제는 등급 자체에 의미를 담은 방식이라 말할 수 있다.


"등급을 3개로 구분하네요"


Kai는 3등급제가 낯설다는 반응을 보이는 CFO의 말에 예상했던 질문이라는 듯 웃으며 대응을 한다. 사실은 Kai역시 처음 Rey가 3.5등급제도를 제안했을 때 자신도 가졌던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Rey, 그런데 3.5등급제도는 뭔가 많이 생소한데요"


"그렇죠. 저도 3등급보다는 5등급제도를 더 많이 경험했고, 5등급이면 5등급이고 3등급이면 3등급이지 3.5등급제도라는 건 들어보지 못했었으니까요."


"그러니까요"


"혹시 팃포탯 전략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글쎄요. 들어본 거 같기도 하고... 그 의미는 잘 모르겠어요"


"팃포탯은 협상전략으로 이야기되는데요.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한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원리는 간단해요. 협상의 상대방에게 먼저 선의를 제공하고 그 선의에 대응하는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우리들의 협상 전략을 정하는 방식이죠. 상대방이 선의를 선의로 응답한다면 우리도 계속 선의로 대응하지만 우리의 선의에 상대방이 악의로 대응한다면 우리도 그 다음부터는 악의로 대응한다는 이야기죠"


"그렇군요. 그런데 왜 갑자기 협상전략을?"


"3등급제도는 기본적으로 우리 기업 구성원들이 제 역할을 잘 해줄 거라는 믿음을 기본 전제로 합니다. 회사가 먼저 믿음이라는 선의를 제공하는 거죠. 이를 '보통' 단계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개인에 따라 실제 성과에서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성과의 차이를 기준으로 '보통'은 다시 '우수'와 '보통', 그리고 '부족'으로 구분됩니다."


"3등급제의 기본이지만 일을 더 잘하고 덜 잘하고와 별개로 직무와 맞지 않거나 공동체에서의 협력을 어려워 한다거나 하는 등의 능력과 태도에 관한 이슈가 있을 경우 이는 일의 성과와는 조금 성격이 다른 이슈일 수 있습니다. 회사의 선의가 악의 혹은 악의에 준하는 응답으로 돌아오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를 우리는 GU group으로 이야기하며 3등급제에서는 별도로 이야기합니다. 일종의 3.5등급제도라 할 수 있겠죠"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말을 이어간다.


"팀장님, KSA가 뭔지 아시죠"


"지식, 스킬, 태도 말씀하시는 거죠"


"네, 역량모델을 제시한 Spencer & Spencer의 책을 보면 지식(K)은 '특정분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스킬(S)은 '특정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이들 지식과 스킬은 교육을 통해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하죠"


"반면 태도(A)는 평가와 개발이 어려우므로 채용에 있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죠. 조금 극단적인 면도 있지만 책에는 이런 표현이 있어요"


'칠면조에게 나무 오르는 법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그 보다는 다람쥐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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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우리가 이야기 나눈 KSA가 놓치고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건 KSA가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이야기하지만 미래를 이야기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구요"


"다른 하나는 KSA중 A, 즉 태도가 일을 기준으로 하는 특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정 직무에 관한 지식과 방법론으로서 스킬은 이야기가 가능하지만 태도는 일과 상관없이 이미 형성된 것에 가깝다는 점이에요"


"우리가 측정하고자 하는 KSA는 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태도(A)는 별도의 평가항목으로 구분을 하려 합니다. 그래서 저는 KSA에서 A를 능력(Ability)로 이야기를 하고 기존의 태도(A)는 별도로 구분을 합니다. 그래서 KSA를 기반으로 하는 3등급 기반 평가와 태도(A)를 기반으로 하는 0.5의 평가가 만들어지죠"


"이는 이미 대표님께는 보고가 된 상태라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혹시나 평가위원회에서 다른 위원분들이 많이 불편해하시면 5등급제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팀장님도 알고 계시듯 우리는 전문성 진단을 할 때 5단계로 나누어 진단을 했으니까요. 다만 기본은 3.5등급제로 이야기드립니다."


사전에 예상했고 관련하여 대화를 나누었기에 Kai팀장님은 어렵지 않게 대응을 했다. 물론 그 자리에서 대표님께서 3.5등급제도에 대한 동의의 표시를 해주신 점도 물론 큰 부분이었다.


평가위원들은 각자 구성원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공유했다. 예를 들어 구성원 A의 경우 일에 대한 지식이나 방법론도 잘 알고 있는데 그러한 지식, 방법론을 다른 동료들에게 공유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 있다거나 다른 직무의 팀원들과는 사이가 좋은데 팀 내 유사 직무를 수행하는 동료와는 어색한 관계라거나 일은 잘하는데 다른 팀 구성원 혹은 팀 내 다른 구성원과 협력을 잘 못한다거나 일은 잘 하는데 하던 것,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들이 오갔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반나절이 넘는 평가위원회의 시간이 지나자 평가위원회 시작 전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과자, 음료, 사탕, 빵 등이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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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로 우수등급과 부족등급으로 포함할 인원을 확정하고 회의 내용은 인사팀에서 기록하여 보관할 예정이며 향후 내용 확인을 하고자 할 경우 인사팀을 통해 언제든 열람하실 수 있음을 안내하며 위원회를 마친다.


인사평가위원회를 마치고 나온 인사팀장님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잘 마무리한 듯 합니다. 그 등급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어요. 예상했던 질문이 나오니 다행이라 생각하기도 했는데 막상 또 설명하려니 잘 했는지 모르겠네요"


"잘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Rey, 사실 평가위원회를 하면서 한 가지 숙제를 받아오긴 했어요"


"???"


"PARS를 하면서 확실히 평가위원회를 하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데이터들이 많아지긴 했어요.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그런데 대표님께서 꽂히신 거 같아요. 보다 다양한 평가 데이터를 보면서 평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조용히 웃으며 이야기를 듣는다.


"팀장님, 인사평가도 마무리되어 가니 우리 이번 인사평가에 대한 돌아보기(R)을 한번 할까요? 그 과정을 통해서 어쩌면 지금 말씀하신 숙제의 답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계획이 있으신거죠. 파워J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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