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진단이란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진단은 그 자체로 무언가를 개선하는 효과를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단은 개선을 위한 신호탄으로서 역할을 한다. 어떤 이는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누군가 책임을 질 사람을 찾는다. 우리 구성원은 넷플릭스 구성원이 아니라서 우리는 넷플릭스처럼 될 수 없다고 말한 어느 경영자의 말처럼. 반면 어떤 이는 현재를 진단한다. 현재에서 더 나은 상태로 이행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하여.
앞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마인드 맵에 정리한다.
"이전에 나누었던 내용들을 조금 정리했습니다. 혹 추가하실 부분이 있을까요?"
"음 거의 포함되어 있는 듯합니다"
"... ..."
"그런데 다면평가는, 진단인가요?"
현실에서 우리는 종종 보여지는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곤 한다. 그게 편하고 무엇보다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왜 평가라고 표기해서 사람을 혼동시키는가?라고 말이다. 중요한 건 왜 하는가?이다. 왜 하는지를 알면 보여지는 단어에 담긴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진단이란 무엇일까요?"
"앞서 이야기했던 문제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면 As-Is를 확인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죠.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
"그럼 다면평가는 왜 할까요?"
"흔히 360도 피드백이라고 하잖아요. 위에서 아래로의 일방적인 평가가 아니 상급자, 동료, 구성원 등 다양한 평가 주체들이 평가자가 되어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 말이죠"
" 그런데 이렇게 다면평가를 하면 좀 더 다양한 평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겠네요"
Kai팀장님은 다면평가를 이야기하면서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말하다 보니 진단과 평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갑자기 그 경계가 모호해지네요"
개인적으로 인사평가는 '기업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임의로 정한 특정 시점의 진단'이라 말한다.
"지금 우리가 한 인사평가에서 답이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평가는 진단의 결과를 평가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듯해요"
"그렇네요. 이번 평가를 보면 매년 했던 개인평가-상사평가 요구를 따로 하지 않고 연중 진행한 진단 결과들에 대한 검토만 받았죠"
"다면평가는 평가일까요? 진단일까요?"
"다양한 관점의 평가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관점으로 보면 다면평가는 '평가'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진단의 성격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다 정확한 평가/판단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면평가를 하면 대표님께서 팀장님께 주신 숙제를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겠네요"
진단에서 중요한 건 무엇을 진단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에 있다. 기업에서 인사는 기본적으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움직인다. 무엇보다 인사는 구성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항목들을 다 진단하고 진단을 자주 한다면 인사는 더 많은 데이터들을 확보할 수 있지만, 구성원의 입장에서 피로도는 높아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의미 없는 진단 데이터들이 데이터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Rey, 아실 수도 있지만 일전에 어느 기업에서 다면평가로 사회적인 이슈가 된 적이 있었잖아요"
"OOO를 말하시는 거죠"
"네. 다면평가를 하는 건 좋은데 나름 큰 기업인데도 이런 이슈가 발생했었는데 괜찮을까요?"
"당시 기사를 좀 찾아볼까요"
화면에 인터넷 창을 띄우고 당시 기사를 찾아본다.
「이 사람과 일하기 싫습니다」
"당시 이슈가 되었던 다면평가 문항이었죠"
"기사에도 있지만 예를 들어 10명 중 1명이라도 '같이 일하기 싫다'는 응답을 했다고 하더라도, 기분은 나쁠 거 같아요. 어쩌면 동료들 중 누가 그랬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할 듯하고요. 어쨌든 기분은 나쁘죠. 누군가 나를 나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니까요"
"이 질문은 두 가지 실수를 하고 있죠"
"???"
"하나는 그 진단의 대상을 일이 아닌 사람에 두고 있다는 점이에요."
우리는 흔히 인사평가를 사람으로서 특정 개인을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강조하는 건 인사평가는 특정 개인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일, 그 개인이 만들어낸 일을 판단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사평가는 기본적으로 일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PARS를 하면서 우리는 계속 일의 산출물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피드백을 해왔죠. 그런데 이 질문에는 '일'이 없어요. 그냥 OOO이라는 사람만 있죠. 특정 개인이 싫은 이유는 다양할 겁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싫을 수도 있어요"
"다른 하나는 결괏값만을 제시하고 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말 개인적으로 싫어서라면 그건 평가결과로 반영되어서는 안 되겠죠. 그건 일과 관련이 없으니까."
"다면평가제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다면평가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알고자 하는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잘못된 질문은 잘못된 대답으로 이어진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전에 우리 리더십 진단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요?"
"제 생각에 리더십 진단과 다면평가 항목들이 연관성이 있을 듯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