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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pr 10. 2017

스탠스Stance의 균형

스탠스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한 엉뚱한 이야기

말이 안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
얼마 전 개막한 야구를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잠시 기록으로 남깁니다.
스탠스Stance, 공을 다루거나 기다리며서 있는 방법 또는 자세.
펜싱이나 복싱 등에서 상대편을 직면하고 있는 자세를 일컫기도 한다.


야구경기에서 선수들은 각기 자신의 스탠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똑같이 서서 날아오는 공을 치는 반복되는 형태로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발의 위치와 각도, 몸을 구부린 정도와 배트를 드는 상태, 배트를 잡는 부분과 공을 기다릴 때의 움직임 등이 모두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과학적 /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상태라는 게 있기는 합니다. 이를테면 로버트 어데어의 야구의 물리학과 같은 이론들입니다.

[이종열의 진짜타자] 무너진 듯 무너지지 않은 나지완의 ‘컨택포인트’ 중에서

하지만 모든 타자들이 이 각도를 항상 유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스탠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죠. 대표적인 선수로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 선수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폼은 정말 특이하죠. 하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시듯 성적은 좋습니다. 자신만의 스탠스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서건창 선수가 다른 선수의 스탠스를 따라 치겠다고 한다면 오히려 밸런스가 무너저 성적이 안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이러한 예가 2년 전 기아 타이거즈의 나지완 선수의 예가 있을 듯합니다. 너무 안 맞으니 스탠스를 계속 바꿔보는 시도도 했었죠. 결과는 당시 많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지금의 나지완 선수는 자신의 스탠스를 잡은 듯 보입니다. [이종열의 진짜 타자] 무너진 듯 무너지지 않은 나지완의 ‘컨택포인트’에서 보듯이 무너질 듯 보이는 자세이지만 무게중심이 그대로 살아있는 타격을 하고 있죠.


스탠스라는 것을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관점에 따라 매우 역설적인 대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 100명의 사람이 있는데 100명 모두 각각의 스탠스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질서 없는 상태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다양성이 확보된 상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질서 없는 상태로 볼 것인가, 다양성이 확보된 상태로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100명이 얼마나 자신의 스탠스를 이용해 성과를 잘 내는가? 즉 좋은 질의 타구를 잘 만들어 내는가? 하는 것이 될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 기준 이외에 경영자에게 익숙한 방법인가? 와 같은 다른 기준들이 개입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소위 경영자가 가지고 있는 사고와 경험의 기준으로 사람들이 가지는 다양성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에 음료수를 들고 타는 모습을 보며 일 못하는 사람이라 말하거나 예의 없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참 난감한 모습이지만 실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죠. 정확하게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2016년도의 한화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야구가 중요하지만 그 데이터가 절대적 기준이 되어 버리면 , 즉 야구의 물리학에 의한 이론을 무조건 따라해야 한다고 강요하면, 오히려 성과가 더 안 나오는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개개인의 스탠스가 무너지는 셈입니다.


제대로 직무에 대한 경험과 사고를 만들어 온 경력자라면 기본적으로 직무를 대하는 자기만의 스탠스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그 스탠스가 무너지면 위의 야구의 예처럼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빠진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자신만의 스탠스를 고집하는 것도 긍정적인 일은 아닙니다. 특히 저와 같은 HR이라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항상 균형을 찾고 그 균형점을 유지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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