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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24. 2017

보상-성장으로의 회귀

보상과 밴드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할 것인가?

본 글은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HR실무를 담당하는 한 개인이 작성하는 글입니다. 경영자 혹은 근로자의 어느 일방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기보다는 오늘날 우리에게 HR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개인적으로 고민하면서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완벽한 인간이 아닌 까닭에 논리나 내용에  혹여나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보상을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이는 공정성이라는 단어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가 나보다 더 많이 받는데 내가 더 잘하는데 왜 그가 더 받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표현해볼 수 있겠죠. 특히 우리나라 기업에서 이러한 질문은 다음과 같이 변형되기도 합니다. 단지 근속이 많다는 이유로 저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 (만일 일전 직급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렸던 그림대로 사람들이 성장한다는 전제를 둔다면 이러한 질문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간단한 그림을 하나 그려봤습니다. (워낙 그림에 소질이 없지만 파워포인트는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참 좋은 도구임에 분명합니다.) 흔히들 보상밴드라는 이름을 말하는 아이입니다. 왼편의 그림은 근속년수가 증가함에 따라 임금의 수준이 증가합니다. 우리가 호봉제라 말하는 형태일듯 합니다. 물론 각 밴드별로 중복영역도 있고 성과급이나 별도의 인센티브가 있다면 총 보상 차원에서는 그림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반면 오른편 그림은 직무등급을 임금 수준 변동의 기본값으로 합니다. 흔히 직무급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각 직무에 대한 가치평가를 통해 직무별 임금의 범위를 설정해 놓는 방식입이다. 이 직무급과 관련하여 밀코비치의 보상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상체계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첫 번째 단계는 '보상의 목적'에 비춰보았을 때 상당히 같다고 생각되는 여러 직무를 한 등급으로 묶는 것이다. 보상등급은 보상의 변화 없이 직원을 여러 직무로 이동시킬 수 있는 조직의 능력을 높여준다. ~ (중략) ~ 각각의 등급은 각자의 보상범위를 갖게 되며, 하나의 등급에 속하는 직무는 모두 같은 보상범위를 갖게 된다. 다른 등급에 해당하는 직무들은 타등급의 직무들과 달라야 하며 그 보상범위도 서로 달라야 한다. p326

두 그림은 중복되는 영역에서의 차이가 있지만 그림상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왼편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임금의 상승을 이야기하는 반면 오른편은 내가 수행하는 직무가 어떤 직무군에 속해 있는가에 따라 보상의 수준이 결정됩니다. 직무가 기업에 기여하는 가치에 따라 직무에 제공할 수 있는 보상을 결정하는 셈입니다. 이성적으로 보면 후자의 논리는 매우 합리적입니다. 만일 우리들의 인식이 이러한 직무중심의 인식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다면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는 직무급과 관계없이 시장에서의 수요공급에 따라 어느 정도 결정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인생)의 관점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처음 사회에 나와서 일을 시작할 때와 10년 20년 후의 일을 할 때의 삶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가족을 형성하고 사회적 활동들도 더 많아질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왼편의 그림은 생각만큼 나쁜 모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그래프와 어느 정도 비슷한 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호봉제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간주해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점입니다. 오히려 이를 잘 이용하면 생각보다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크게 인간의 삶을 직무의 수행을 통한 성장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하고 그 성장을 전제로 하는 기본보상의 상승으로 제도를 만들 수 있다면 직무등급이 아닌 근속년수가 제법 좋은 제도로 바뀔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별 성과,  흔히 우리가 말하는 성과란 결국 우리가 이미 지나온 시간 - 보통은 1년 - 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 낸 성과이므로, 에 대하여는 성과급 등의 제도를 통해 일시 보상의 영역으로 보완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상기의 논리는 앞서 직급 개념에서 언급한 성장의 관점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전문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우리가 일을 수행하는 시간과 함께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을 포기하는 이에게는 그 수준에서 보상수준이 단기적으로는 ceiling이 형성될 것이고 기술의 발달 등이 진행되면서 자신이 더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 자리에 머무를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오게 될 겁니다.


다시금 언급하게 되지만 이로서 우리는 보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직무를 이야기하고 전문성을 이야기하고 그 전문성의 단계를 이야기하며 그 전문성의 단계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를 논의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보상이란 우리가 만들어가는 전문성을 통해 얻게 되는 자연스러운 인정의 수단이 되며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지 않도록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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