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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Oct 04. 2017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HR을 하는 사람이란 이 둘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그 사이의 거리를 줄여나가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이 문장을 마주할 때 아마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분이 있을 겁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이죠. 그분은 흑인과 백인이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셨고 그 연설을 통해 그분의 꿈은 다른 사람들의 꿈으로 이어져 갔습니다. 이 문장의 주어인 '나'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아닌 우리 자신으로 바꿔 보면 어떨까요?


어느 글에선가 3년 후 , 5년 후 내 모습에 대해 명확히 말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한 사람이 갑자기 꿈 이야기를 왜 하냐?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3년 후 혹은 5년 후의 제 모습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 동안 노력은 하겠지만 그것이 3년이나 5년이라는 시간 내에 실현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거창하기도 하고 남들이 보기에는 실현 가능성이 바닥을 치는 수준의 그런 꿈이기도 하지만 말이죠. 


HR을 처음 만났던 그 해에 HR에서 몇 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계신 선배님들의 모임에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한 분이 말을 합니다. 당시 유행이 돌던 모 경영 tool을 도입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노라고. 그리고 이어서 한 말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HR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성공할 거야' 


당시의 분위기는 '그건 불가능해'라는 의미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지만 당시 그 말을 들으면서 정말 HR이라고는 아는 게 거의 없었던 제 머리 속에 이런 문장을 하나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것 혹시 내가 해볼 수 있을까'


이 생각이 지난 10여 년간 HR실무를 하면서 항상 마음 속에 담고 있었던 제가 가지고 있는 꿈입니다. 우리나라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중견 기업들이 정말 쉽게 HR을 대하고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HR model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브런치에 올리는 HR에 대한 생각이나 견해들도 그러한 꿈을 만들어가는 여정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HR은 단순히 멋들어진 혹은 특정 소수에게 적합한 그런 제도로 남겨져서는 안 됩니다. HR은 HR이 영향을 미치는 해당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이 이해하고 활용함으로써 조직과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HR은 쉽게 이해하고 쉽게 활용하고 서로 간의 소통의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 HR이란 결국 현실에서 사람과 조직에 유용한 존재가 될 때 비로소 그 존재가치를 가질 수 있기에, HR은 마음으로 항상 꿈을 꾸고 머리와 오감으로 현실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게 사실 참 어렵습니다. 자칫 냉소적이 될 수도 있고 자칫 거만함으로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HR을 하는 사람이란 이 둘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그 사이의 거리를 줄여나가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오랜만의 긴 연휴 덕에 둘러보던 TED 영상 중에서 '아리 왈라(Ari Wallach)'라는 분의 영상을 마주합니다. '(굉장히) 긴 계획을 세우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강연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습니다. 

'미래, 우리는 그것을 명사로 취급합니다. 
아닙니다. 그것은 동사입니다. 
그것은 행동을 요구합니다. 


현실에 사는 우리들이 하는 미래에 대한 판단이란 결국 현재까지 우리가 아는 지식이나 사고의 수준에서 내려지는 것이기에 미래라는 것을 명확히 그릴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그림은 일종의 명사가 됩니다. 아리 왈라의 말을 빌면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것들은 문명적 단위의 영역인데, 문제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정신 모형으로 그들을 해결하려 시도한다면 해결하기가 어렵다.'라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정신 모형'을 그는 '단기주의 short-termism'이라 말을 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3년 후 , 혹은 5년 후의 short-termism보다는 조금은 높은 꿈을 우리들이 가지길 바랍니다. 부연하면 머리는 그 꿈을 인식하고 우리의 몸은 현실을 인식하는 상황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저도 지난 10여 년간 HR을 해왔고 할 수 있는 한 계속 현실 속에서 HR을 마주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이 꿈과 연결될 수 있는 bridges를 찾는 노력을 계속해보려 합니다. 그 결과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것이 가치 없는 일이 되지는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평소의 잡다한 생각들이 아리 왈라의 영상을 만나면서 조금 정리되어 글을 남깁니다. 

좋은 연휴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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