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HR에서도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by Opellie

과거에는 seri나 모 독서모임 site를 방문해서 읽을 책을 골랐다면 요즘은 평소 자주 보는 SNS에 올라오는 책들을 조금 더 보는 듯합니다. 다행스럽게도 SNS의 책은 주로 친구분들의 소개들이 많다 보니 책의 질적 효용에 대하여 일정 부분 검증이 가능하다고 할까요. 다만 본 책은 어느 출판사의 소개글을 보고 산 책입니다. 사실은 제목에 많이 끌렸죠. 어찌 보면 일종의 충동구매입니다. 책을 보고 난 후 충동구매가 때로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진 책입니다.


도서명: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scientific habits of mind

저 자: 데이비드 헬펀드

출판사: 더 퀘스트


항성 핵 합성을 배울까요? 공원을 산책할까요?
정작 필요한 건, 15년 전쯤으로 돌아가서 세상의 온갖 것들에 호기심 어린 눈을 들이대며 이렇게 묻는 일이겠지. "아빠, 저기 크고 통통한 풀잎들은 뭐예요?" 과연 그 큰 잎들은 무엇일까? 왜 저렇게 통통할까?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중략) 하지만 더 안타까운 점은, 도대체 호기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pp20~22

책의 처음부터 즐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그 호기심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저자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강의실에서 항성 핵 합성을 배우는 것보다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하겠지만 공원에서 산책한다의 의미가 사실은 강의실에서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우리 일상에서 체감하고 생각하며 배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체감적일 수 있음에도 우리는 , 물론 저를 포함해서 , 그걸 잊고 삽니다.

내가 아내보다 체중이 더 나가기 때문에 언덕을 더 빠르게 내려가는 것이라고. 무거운 물체일수록 더 빨리 떨어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식 사고는 답이 아니다. 답은 내 자전거가 더 좋기 때문이다. p175

일을 하면서 종종 비슷한 경우를 마주하곤 합니다. 어느 책에서 혹은 구루라 불리는 누군가가 말했으니 그게 정답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제대로 관찰하고 상황을 생각하기보다는 그 책이나 구루의 말에 적합한 형태로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경향. 책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그처럼 입맛에 맞는 것들만 골라서 관찰하면 이른바 '선택 효과' 또는 '선택 편향'을 낳는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제가 올리는 도서에 대한 발췌 역시 HR이라는 관점에서 그것도 제가 가진 판단의 범주 내에서 선택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읽으실 때 주의를 요합니다.

통계의 진정한 목적은 측정의 불확실성, 그리고 특정 모형이 있을 때 어떤 측정값이 그 모형의 예측값과 일치할 가능성을 과학자들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내가 '일치한다'라고 말하지 어떤 측정 모형이 옳은지를 증명한다고 말하지 않았음에 주목하라. ~ 과학의 세계는 증명이 관건이 아니다. 그것은 수학과 철학의 몫이다. p239

이런 관점에서 HR은 일종의 과학적 특성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HR의 모형을 통해 상황을 예측하고 실제 발생할 상황과 예측한 상황이 일치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HR의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우리가 현재 부족한 부분은 그러한 예측값을 정량적으로 만들어내는 영역이긴 합니다. HR 영역에서 이러한 정량성에 대한 고민에 대한 해답은 우리들의 경험을 어떤 형태로든 계속 축적해나가는 것, 그리고 이와 함께 우리 사람이 가지고 있는 패턴화의 경향을 활용하는 것의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사람이 가지는 무언가 패턴을 찾으려는 경향에 대해 그것이 사실을 관찰하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선택 편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이긴 하지만, HR이라는 영역에서 우리가 관찰하게 되는 현상은 자연현상이 아닌 사람이므로 HR과 과학의 차이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데이터는 과학의 원재료이다. 데이터는 모형을 구성하는 바탕이자 그런 모형을 검증하는 수단이다. p268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데이터를 너무 간과합니다. 특히 HR의 영역에서 단지 그것이 특정한 상황 혹은 개인에 의한 경험치 정도로 이해하고 넘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를 데이터로 관리하지 않고 담당자 개인의 기억 속에 각인되는 경험으로 삼을 경우 우리는 위에서 언급한 '선택 편향'의 영역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겠지요. 사실 실무적으로 이를 시도해보려 했었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실무자로서 업무에 치이다 보니 소홀해졌다고 할까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영역이므로. HR의 데이터, 인사시스템에 들어 있는 공식 데이터 이외의 행동과 상황을 포함한 비정형 데이터, 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앞으로 보다 중요한 영역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 영화관은 <불편한 진실>을 상영하고 있는데, 입장 한 명 없이 표를 받는 사람만 덩그러니 혼자 있다. 바로 옆의 영화관에는 <달콤한 거짓말>이 상영되고 있고 손님이 뱀처럼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나는 제3의 선택지를 원한다. 즉, 무지와 이데올로기와 이기심이 잉태한 그릇된 정보의 홍수가 범람하는 상황을 과학적 사고 습관을 이용하여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분석하여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p333

HR에서 제가 유지하고자 하는 stance입니다. 우리들이 지나온 시간 속에서 HR은 기본적으로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가집니다. 누군가는 그 오류를 기반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그 판단이 그 사람에겐 악순환의 시작점을 만들기도 합니다. 적어도 HR을 하는 우리들은 사람을 대할 때 '제3의 선택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직접 관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 측정적 답변은 길다. 어렵게 얻은 지식의 여러 조각을 함께 맞추기 때문이다. 그것은 해당 지식에 들어맞으며 추가 검증의 대상이 되는 모형을 제시한다. 아울러 질문자의 의식을 외계의 자극과 연결시켜 질문자의 경험을 설명해준다. 세계를 이해 가능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p383

HR의 답변은 깁니다. 때론 장황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때론 윤리 책에 나오는 말들 같기도 합니다. 그건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각각의 경험 지식과 많은 구루들이 제시하는 학문적 지식의 여러 조각을 함께 맞추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해당 지식에 들어맞으며 추가 검증의 대상이 되는 HR의 모델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델은 다시 우리들의 경험을 설명해줍니다. HR은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자체가 더욱 정교한 과학으로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

1. HR은 과학이다 라는 명제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게 해 준 책

2. 과학이론의 설명 부분은 사회학도로서 조금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책

3. 과학이라는 분야를 학창 시절 시험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다시금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책


마지막으로 책의 문구 하나를 더 소개드리며 소개 글을 마칩니다.

과학자는 끊임없이 사실을 진실에 가깝게 고쳐나감으로써 세상을 설명한다.
- 에드윈 허블 p12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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