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고 담백해서 더 와 닿는 사람과 일과 조직에 관한 이야기
SNS에서 찜했던 책을 사러 서점에 들렀습니다. 책을 검색하고 찜했던 책을 펼치는 순간 SNS에서 봤던 내용에 대한 느낌과 다른 느낌이 들어 책을 놓고 이리저리 구경을 합니다. 그러다 발견한 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위즈덤하우스'입니다. 이 책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표현하면, 아직은 내가 무언가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구나 라는 것과 화려하지 않아도 간결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마음을 더 울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말 그대로 간결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을 통해 사람과 일과 기업과 우리들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책이라 생각이 듭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2018년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어 같이 일할 친구에게 선물할 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얼른 한 권을 더 주문합니다.
얼마 전 SNS에 어느 분의 표절에 대한 사과문이 등장했습니다. 제가 하는 책 소개글은 책 소개글보다 제 느낌을 메인으로 하고자 노력했는데, 책을 소개하면서도 조금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제 브런치의 책 소개는 책을 읽는 제 stance와 관련됩니다. 바로 책과의 대화입니다. 제 브런치의 책 소개는 그 대화의 일부를 다른 분들과 나누고자 함에 있음을 미리 말씀드리며,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책의 말을 빌어 제 생각을 공유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럼 오랜만에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저 자: 마스다 무네아키
출판사: 위즈덤 하우스
사실 성공에는 항상 실패라는 발판이 있다. 성공 체험은 발판이 되지 않는다. p060 -p061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는 그 경험이 실패경험과 성공경험 중 어느 것인가 여부보다도 우리가 한 경험들로부터 계속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의의 후반에서도 이야기하는 '배우는 힘 p356'은 우리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경험을 하고 있지만 그 경험을 통해 배우는 사람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렇지 않은 사람과 차이가 나타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배운다는 것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그것을 미래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필요한 것이 있다면 지식을 확보하는 것도 포함되겠지요.
성장이란 인간과 사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p109
인간과 사회, 그 중간에 있는 다양한 크기와 성격의 조직(집단)은 모두 성장을 필요로 합니다. 성장이란 매번 무언가에 쫓기듯 예민하게 해야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가 일을 하면서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드러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HR이 그 모습이 만들어질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HR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하고 있습니다. '관리와 통제' 관점의 HR에서 '성장'관점의 HR로 이동이 구체화되어야 하는 상황을 우리는 오늘날 마주하고 있습니다.
TV나 잡지 등으로 많은 사람에게 어떠한 스타일을 제공하는 시대이기에 다양화한 개개인에게 일대일로 적절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 p170
제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종종 '흐름 flow'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HR에도 흐름이 있다고 말이죠. 그리고 전문성의 흐름에 대한 글에서 '같지만 다른 전문가'로서 Customized Specialist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과거에서 오늘날, 그리고 미래로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에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정도의 집단이 있었다면 오늘날은, 그리고 미래에는 더더욱 우리의 손가락으로 세는 것이 불가능한 다양성을 마주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경영이건 HR이건 말이죠. 물론 산업이 기반산업인 경우 그 영향이 덜할 수도 있겠지만 포스코와 같은 기업들이 TV광고를 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스다와 하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마스다의 지식과 경험과 정보를 잘 끌어내어 일을 진행하는 경영 간부와 마스다에게 뭐든 승인을 받고(책임 전가를 하고) 일을 진행하려는 간부로. p275
우리가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정말 진지하게 되새겨 보아야 할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의 두 부류 중 지금 나는 어느 부류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에 대해 말이죠. 2018년부터 저도 본격적인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고민들이 온전히 실행되어 전자의 부류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상대가 말하는 것을 듣지 않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될 뿐이다. p329
2015년도에 직무분석을 시작하던 시기가 생각났습니다. 직무분석을 위한 SME(직무전문가, Subject Matter Expert)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굉장히 직설적인 반대의견을 만났었습니다. 반대의견에 대해 당황하거나 긴장하지 않고 설명을 할 수 있었던 건 해당 설명회를 시작으로 제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HR제도로 활용될 것인가에 대해 예측을 하고 있었고 그러한 결과물과 HR제도가 저에게 반대의견을 제시했던 분들에게, '성장'의 관점에서, 도움이 될 것임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대가 말하는 것을 듣지 않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그 일을 시작할 당시 모든 이들을 다 설득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고객의 "고맙다"는 한 마디가 회사의 재산이다. p303
HR도 그렇습니다.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나면 그 후에 듣는 "고맙다"는 한 마디가 HR을 더욱 좋은 도구로서 만들어가게 할 수 있습니다. HR 담당자로서 일종의 하소연(?)이기도 하지만 위의 직무분석을 시작하고 9개월 가량 지난 후에 시작 시점에 반대의견을 주었던 어느 분으로부터 '고맙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HR담당자는 사실 좋은 말보다 푸념을 더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들은 우리들의 푸념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HR담당자 우리들도 결국 사람이고 근로자임에도 말이죠. 그래서 '고맙다'는 한 마디가 참 '고맙습니다'. 그 고마움이 제도로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