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社心에서 愛事心으로

지금은 생각의 전환, 변화의 흐름을 인지할 때다

by Opellie

1.워커홀릭Workaholic

지난 주 오랜만에 대학원 원우분들을 만났습니다. 졸업하고 1년 남짓의 시간이 지난 후의 참 오랜만의 만남입니다.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서 한 형님과 이야기 중 대학원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연히 인사를 전공으로 말이죠. 2006년부터 HR을 해왔으니 12년 하고 1개월 가량이 지났습니다. 일종의 고운 정과 미운 정이 다 쌓인 그 시간 덕분에 지금은 HR이라는 아이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 때문에 속상해하기도 했음에도 그 일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간혹 워커홀릭(workaholic)이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얼핏 아침에 남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고 정시보다 조금 더 늦게 퇴근하는 저를 보면 그럴 법도 합니다. 더욱이 일이 좋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동시에 우리는 이런 말도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좋겠다고. 그냥 저는 해보고 싶고 그래서 더 공부를 하고 싶어지는 순환고리에 들어간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애사심( Not 愛心 But 愛心 )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어느 기사의 타이틀에 달린 '애사심(愛社心)'이라는 단어를 보고는 예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대리시절에 어느 차장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가는 길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opellie는 집에서도 회사 생각을 해?"

이 질문을 받고는 그다지 고민하지도 않은 채 바로 대답을 합니다. " 아니요 "

그리고 이어서 제가 한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신 일 생각은 합니다. "

간혹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애사심愛社心'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를 만나곤 합니다. 하지만 일을 해오면서 느끼는 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애사심愛社心' 이 아닌 '애사심愛事心 '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견으로 단어의 정의를 내리자면 애사심愛社心을 갖는다는 건 회사에 종속됨을 의미하지만 애사심愛事心을 갖는다는 건 전문성을 가진 존재로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됨을 의미합니다. 제가 글에서 종종 이야기하는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자신을 포함해 오늘날의 사람들이 '애사심愛社心'이 아닌 '애사심愛事心'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3. 워라벨(Work - Life Balance)

애사심愛事心 을 가진다는 건 해당 분야의 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음에 일어날 혹은 해야 할 일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혹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으므로 내 자신의 삶의 일정에 대한 통제권을 더욱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야근' 이라는 단어가 우리가 '일'을 하느라 늦게까지 하게 되는 근무로 의미를 한정한다면 애사심 愛事心의 확보를 통해 우리는 시간의 흐름 과정에서 우리들의 워라벨을 만들어 갈 가능성을 높여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오늘날 말하는 워라벨에서의 '야근'은 위에서 언급한 '일'로 인하여 하게 되는 야근 이외에 상급자의 눈치를 보거나 조직문화 혹은 보여주기를 위한 근무 등과 같이 '일' 이외의 원인들로 인해 하게 되는 야근을 포함하고 있음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는 현실적인 이슈이기도 하지만 사실 단기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이건 특정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인식의 문제이고 사람의 인식은, 특히 권력을 가진 이의 인식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행스러운 건 10여년 전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때보다 10여년이 지난 오늘날 조금은 더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제 경험을 빌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고, 어쩌면 지금 우리 세대들이 일정 지위로 올라갈 수 있는 시기가 된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내가 그렇게 배웠고 경험했으니 나도 그렇게 해도 된다는 보상심리를 지금 우리 세대들이 버려야 한다는 점일 겁니다. 군대라는 조직에서 일이등병 시절 맞았다고 상병장이 되어서 똑같이 행동하면 조직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회사를 옮기고 쌓여있는 일들 덕분에 주말에 집에서 일을 하다가 갑작스레 생긴 개인적인 일로 지방에 다녀왔습다. 그러다 인터넷에 올라있는 '주말에도 열정/애사심으로 일하는 당신 행복하십니까?' 라는 제하의 글을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주말에도 일을 손에 들고 있는 나는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일을 하다가 갑자기 지방을 다녀온 내 워라벨은 무너져있는가? 라는 질문도 던져 봅니다. 분명한 건 제가 일을 하는 행동은 '애사심愛社心'이 아닌 '애사심愛事心'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일 듯 합니다. HR을 시작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말이죠. 그리고 지금까지의 제 경험은 '애사심愛社心'이 아닌 '애사심愛事心' 으로의 생각의 변화가 필요함을 이야기합니다. 그 변화의 흐름은 작고 아주 작은 변화이지만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