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일종의 편식을 하다보니 갈수록 그 범주가 좁아지기도 합니다. 이럴 땐 제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의 힘에 의해 정해진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도요타 인재경영 / 제프리 라이커 , 데이비드 마이어 지음 / 비즈니스 북스'도 저에겐 이런 유형에 해당합니다. 주제는 제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이긴 한데 왠지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라고 해야겠죠. 주석을 제외하고 460여 페이지에 달하는 제법 두께가 있는 책이고 주제도 딱딱하지만 제도의 외형적인 측면을 가져다 배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 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일단 소개를 하면서 좀 길어진다 싶으면 두 번으로 나눠 올려 보겠습니다.
도서명 : TOYOTA TALENT 도요타 인재경영
저 자 : 제프리 라이커, 데이비드 마이어
출판사 : 비즈니스 북스
성공 비결이 이렇게 간단한데 다른 기업들이 도요타 방식을 온전히 베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적이니 특징' 때문이다. <리딩 체인지>(Building the Bridge as You Walk on It)에서 로버트 퀸은 단순히 기술만 베껴서는 어떤 기업의 성공도 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p27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그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이 올바르지 못하면 그 제도는 제도의 본질과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지난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가는 조직문화를 한 두 번의 교육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거나 만들어내야 한다거나 왜 만들어내지 못하는가? 라는 말을 하는 경우를 종종 마주하면서 항상 되묻고 싶은 건 그렇게 조직문화를 바꿔 나가길 원하면서 왜 정작 자신은 변할 생각을 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도요타의 문화와 인프라를 복제'할 수 있으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그들 자신의 행동을 변화 p27' 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노력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제자리만 맴도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엄밀히 말하면 제자리 뛰기를 한다는 건 뒤쳐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흐름은 여전히 진행중이니 말입니다.
'흐름'창출의 목적은 문제를 표면화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궁리하고 근로자들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데 있다. p56'
일련의 프로세스와 표준화 작업은 이들을 누구나 인지하고 볼 수 있어서 이를 통해 현재의 프로세스와 표준화 내용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Data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의 프로세스와 표준화DB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일을 통한 성장On the Job Training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러한 프로세스와 표준화를 정답으로 받아들이거나 책임을 피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건 , 그 원인은 조금 복잡하지만 , 우리가 도요타의 시스템을 여전히 외형적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 프로세스에 진정으로 숙달했는지 알려면 그 프로세스의 기본 원칙을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p70
배운대로 하는 것은 전문가 발달 단계에서의 Starter 단계입니다. 전문가라는 단어를 우리 자신에게 사용할 수 있기 위해 우리는 배운대로 하는 것에서 벗어나 배운 것을 활용하고 변형할 수 있는 단계로 이행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사고'의 힘이 요구됩니다. '기본 기술은 교육할 수 있고 반복연습을 통해 연마될 수 p119'있습니다. 하지만 사고력은 스스로의 사고가 아니면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 내는 유능한 관리자>에서 마커스 버킹엄과 커트 코프먼은 많은 관리자들이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근로자의 강점을 적극 이용하기보다는 약점을 보완하는데 힘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p135
많은 관리자가 근로자의 약점을 보완하는데에만 신경쓰는 가장 큰 원인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근로자를 바라볼 때 자신의 경험을 정답으로 정해놓고 근로자를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과 다름을 틀림으로 보고 바꿔라 말하는 셈입니다. 빨리 빨리 일을 하는 것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 제 경우 미리 준비하고 공부하는 것으로 보완이 가능함에도 외형적으로 빨리 하는 것에만 신경쓰는 경우가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인재 개발 프로세스의 3가지 단계, 즉 핵심 지식을 찾아내는 단계, 가르치는 단계, 학습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는 새로운 작업 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혹은 새로운 프로세스가 소개될 때마다 반복될 것이다. p142
이러한 3가지 단계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직무의 핵심지식을 찾고, 찾아낸 핵심지식이 사람들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공유된 직무지식에 대하여 실제 어느 수준에서 직무 지식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전에 브런치의 글을 통해 제시했던 역량Level과 직무에 대한 내용들은 이 세 단계의 철학을 기본으로 합니다.
애들러는 자신이 도요타에서 목격한 관료주의를 ~ 수권형 관료주의enabling bureaucracy라고 말한다. 수권형 관료주의에서는 조직이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데 있어서 규율과 표준 절차가 힘이 된다. p160
우리가 만드는 기준과 규정은 일종의 guide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는 일종의 행동지침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세부적으로 명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인식에서 판단기준을 제공해주는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요타의 세부적인 업무표준을 적어도 도요타의 구성원은 , 이 책의 논거로 보면 , 정답이 아닌 사고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책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표준화된 작업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재교육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전체 시스템의 일부이다. p181
시간이 지나면 이런 지식이 저절로 쌓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 핵심 요소를 구체적으로 배워야 한다.p172
도요타가 업무를 최대한 세분화하는 과정을 수행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는 어쩌면 구글 re:Work의 OKRs에서 Results를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일 수 있습니다. 구체성이란 우리 머리 속에 이미지를 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이러한 과정은 우리가 행동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