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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Aug 26. 2016

책을 읽는 방법 하나

책과 나의 대화, 기회는 각자 1번씩만~

어릴 적 책이라고는 학교 교과서와 참고서만 보아왔던 저로서는 책을 보는 게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었던 듯합니다. 심지어 만화책이나 중학교 시절 유행했던 무협소설마저도 그리 즐겨보질 못했었죠. 그러다 사회에 나와 HRM을 하면서 책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을 하시지 않는 분들에게는 그리 재미없는 그런 책들을 말이죠.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저에게 '책'이란 일종의 강제적인 도구였던 듯합니다. 책에 나온 것은 무조건 정답이고 따라서 무조건 외워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던 셈이죠. 하지만 지금의 책은 지금의 저에게는 다른 의미로 존재합니다. 바로 대화 상대로서 말입니다.


일단 책은 일정 수준의 전문성과 논리를 가지고 문자라는 도구를 통해 저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들은 정말 많은 지식과 정보, 그리고 저자의 논리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죠. 그러면 저는 그 이야기를 보고 드는 제 생각을 여백에 적습니다. "나는 반댈세" 라거나 "나도 공감합니다."라고 말하는 식이죠. 여기에 반대 혹은 공감하는 이유를 함께 적어 보기도 합니다. 물론 계속되는 대화는 안됩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 한 번 씩, 공평하죠~ 물론 엄밀히 말하면 저는 책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긴 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제 주머니 어딘가에는 샤프가 거의 늘 꽂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책과 대화를 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로서 필요하죠.  


책과 대화를 하는 형식은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책이 이렇게 화두를 던집니다.

"부단한 반복은 어떻게 경쟁 장벽을 만드는가.
핵심을 확장하라. 크리스 주크. p83

그러면 제가 볼펜으로 제 생각을 여백에 적어 넣습니다.

부단한 반복이 만들어 낸 '경험'에는 일련의 법칙이나 규칙이 존재하지 않고, 개별 Case에 대한 경험치는 그 자체로서  unique 하여 경쟁자가 모방하기 어려운 Core Competency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단한 반복이 주는 단순한 '숙달'이 아닌 반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험의 다양성이 경쟁 장벽을 만들 수 있게 한다. by opellie

라고 말이죠.


책을 일종의 정답으로 인식하고 달달 외워야 하는 대상에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대상으로 바꿔보면 책을 읽는 새로운 경험을 느껴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릴 적 책을 정말 싫어했던 제가 지금 책을 사서 보는 사람이 되어 있는 걸 보면 혹시나 '나는 책과 맞지 않아'라고 생각하셨던 분들도 어쩌면 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책과 가까워지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생각보다 쉽고 즐겁고 도움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만나실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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