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평범함'에 대하여
'남들처럼 평범하게'에서 '나다운 평범함'으로
지나온 시간의 어느 순간에 '평범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의 앞에는 항상 '남들처럼' 이라는 단어가 수식어처럼 따라 붙었었습니다. 고시원에서 가끔 내다보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말하진 않았지만 내심 부러움을 가지던 시기입니다.
동료 한 분과 산책을 하다가 '평범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동료분이 볼 때 자신이야 말로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이에 저도 맞장구를 칩니다 .'어머 나도 그런데' 라고.
학교를 졸업하고 고시원생활을 할 때 가끔 복도 창문 너머로 보이는 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 라는 ,약간은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담아 ,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말하는 '평범함'이란 어쩌면 굉장히 어려운 일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사회에 나온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평범한' 삶을 살고자 노력합니다. 다만 예전의 어느 시기에 생각했던 '평범함'과 다른 '평범함'을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예전에 평범함을 정의했던 '남들처럼'의 기준이 없어졌다는 점입니다. 평범함의 기준으로서 '남들처럼' 대신 opellie다운 '평범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할까요.
'남들처럼 평범하게'에서
'나다운 평범함'으로
이러한 '평범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생각해 보면 다음 두 가지를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1.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하는 것
2. 전자에 대해서는 겸손함을, 후자에 대해서는 부끄러움을 인지하는 것
1.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하는 것
같이 일하는 친구의 일을 봐주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의도는 제가 했던 방식들을 알려주고 그것들을 기반으로 그 친구만의 스타일을 입히길 원했었는데 제가 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배우려 애쓰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일을 한다는 건 단순히 직장생활을 한다 혹은 생계를 유지한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의 관점에서 일을 한다는 건 일을 통해 내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내 자신을 만들어간다는 건 내 자신을 보다 잘 알고 이해하고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전자에 대해서는 겸손함을, 후자에 대해서는 부끄러움을 인지하는 것
내가 잘 하는 것을 하다보면 알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세상에 나보다 그 일을 더 잘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아는 것에 대해 겸손함을 유지함으로써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무조건적 수용이 아닌 우리 자신이 가진 철학과 사고의 필터를 통해서 말입니다.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는 건 그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선의'를 가진 전문가를 믿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부끄러움'이란 무언가 잘못을 했을 때의 부끄러움이 아닌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인정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할 듯 합니다. 그리고 이 부끄러움이 당당함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위해서 우리는 전자, 즉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먼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이 특별히 잘 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의미로서 평범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아직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잘 하는 것' 내지 '강점'에 대해 제대로 만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를 찾아가는 가장 좋은 도구가 '일'이고 일을 통해 이를 찾는 다는 건 일과 그 일을 하는 과정이 하나의 의미로서 삶에 들어옴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못하는 건 명확했는데 딱히 잘 하는 것은 없었던, 그저 공부를 해야 했으니 노력을 했고 중간은 유지했던 , 어쩌면 애매함을 갖는 평범함을 가지고 있었던 어느 아이의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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