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에 대한 생각 정리글 1차 4편-사람의 성장 기본전제와 process
본 글은 HR을 해왔고 하고 있는 실무자가 HR과 그 역할에 대해 경험을 통해 만들어 온 생각을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지나온 시간에 이론이나 실무적 경험 등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전체적인 논리에는 주관적 생각이 많이 개입되어 있으므로 이 점 참고하시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1. 사람의 성장
조직의 성장이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조직'에 대한 이야기라면 개인의 성장은 한 개인이 해당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은 사람의 성장은 전문가가 되었음 내지 전문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배울수록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음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알아가는 만큼 겸손과 배려를 익혀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2-1-1. 전문성개념의 기본전제
HR관점에서 전문성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축은 사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바로 Career Path, 즉 경력경로에 대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two track의 경로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자료들을 통해 접한 바 있습니다. 조직 내 관리자로서의 경로와 특정 직무분야에서 전문가로서 경로 입니다. 사실 본 글에서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전자를 말끔히 무시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HR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언급했던 HR의 요소중 물리적 범위로서 조직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조직 내 관리자가 된다는 것이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시기에 별도의 본부장 실에서 잠을 자던 그런 분을 의미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며 특정 직무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직무전문성을 갖추고 여기에 조직과 사람에 대한 관리라는 추가적인 요소를 더함을 의미합니다. 이를 우리는 아래에서 두 가지 축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HR에서 전문성은 상호작용을 전제로 합니다.
다만 두 축에 대한 이야기 전에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전문성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전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HR에서 전문성은 상호작용을 전제로 합니다. HR의 영역에서 특정 분야의 전문성은 그 전문성 자체만으로 조직 성과 전체를 도출해낼 수 없으며 다른 직무 전문성과 상호작용을 통해 비로소 조직성과를 창출해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크게 수평적 상호작용과 수직적 상호작용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를 우리는 아래에서 process 축과 hierarchy 축으로 이야기합니다.
2-1-2. Process 축
Process 축은 직무와 직무간 상호작용의 영역입니다. process 축은 직무간의 수평적 상호작용을 의미하며 이는 특정 직무가 핵심직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른 직무보다 월등히 높은 대우를 받는 것이 과연 적정한 일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본 글에서는 앞에서 조직과 사람의 관계처럼 직무와 직무간 관계 역시 대등한 관계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쇠사슬을 잡아당겼을 때 가장 먼저 끊어지는 곳이 쇠사슬의 가장 약한 곳이고, 그 가장 약한 지점이 결국 쇠사슬이 가지고 있는 가치 내지 힘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특정 직무가 다른 직무보다 더 우월하다는 방식의 사고는 협력을 강조하는 조직에서 큰 의미를 갖지 못하며 오히려 장애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조직 내 직무간 관계에서의 대등성을 의미하며 시장에서 해당 직무에 대해 형성되어 있는 보상Level은 별론으로 합니다. 어쩌면 이러한 시장임금이 우리가 굳이 기업에서 직무간 차등을 둘 필요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process 축은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가는 여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가 해당 분야에서 현재 기준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어느 수준까지 와있는지 알아야 그 다음의 단계를 위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이미 배운 동일한 교육을 다시 받는 일종의 형식적 교육을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역량competencies'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역량 competencies이 맞지만 조금은 다른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특정 누군가의 행동을 우리가 준거로 삼아야 하는걸까?
'역량competency'라는 개념을 배울 때 제가 들었던 개념은 '탁월한 성과를 내는 개인(사람)이 가지는 행동특성'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D포털의 검색을 통해서 지식백과의 내용을 가져와 보아도 이와 비슷해 보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던 건 다음 두 가지 이유입니다.
이유 하나.
어느 신문사에 관한 아티클을 읽으면서 였습니다. 워딩 그래도 옮길 수는 없지만 대략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과거나 지금이나 신문이라는 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부연하면 정보를 모으고 이를 편집하고 발행하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고 다만 그것을 행하는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넷을 이용하고 다양한 편집 SW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이유 둘.
사람마다 다른 특성, 즉 강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경험과 사고 등에 따라 이들은 다른 유형이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한 명의 행동패턴이 모든 이에게 강요되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언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 명의 행동패턴을 유형화해서 일종의 공식처럼 적용하는 건 마치 우리의 아버지 세대에 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으로 하여금 그의 영업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들었던 그런 모습과 일면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존중한다면 성과를 내는 방식에도 다양성이 발현되어야 하고 이는 한 두 가지의 행동특성만으로 설명될 수 없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결과에 도달하는 방법론은 다양할 수 있고 그 다양성이란 사람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과 단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그래서 역량 competencies의 개념에서 '사람'을 제외하기로 합니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가지는 행동특성'이 아니라 '탁월한 성과를 내기 위해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직무특성'으로 살짝 그 개념을 바꿔보려 합니다. 직무가 가지는 고유특성이 있고 그 고유특성을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면서 그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할까요.
'사람의 특성'을 '직무의 특성'으로 치환하면서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건 '직무특성'을 어떻게 구현하여 변형된 개념의 '역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종착역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일종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위의 신문사이야기에서 언급된 '업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술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장 본질적인 영역의 직무특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 우리는 '직무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역량'을 다음의 두 가지 역량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직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기초역량과 직무역량의 두 가지 입니다.
기초역량과 직무역량을 대할 때 얼핏 과거 우리가 '사람'에 기반한 역량을 이야기할 때 했던 '공통역량' / '직무역량'과 같은 개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외형적으로 그 둘이 흡사해보이기도 하지만 본 글의 기초역량과 직무역량은 직무를 기준으로 사람에 따라 구체적 행동패턴이 달라질 수 있음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의미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만일 공통역량을 기업의 핵심가치 내지 이념 등을 반영한 경우라면 그 차이는 좀 더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기초역량과 직무역량에 대한 이야기는 나름 다른 곳의 자료들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기초역량으로 적합한가?라는 질문부터 직무역량이 기존의 사람에 기반한 행동특성과 무엇이 다른가 라는 다양한 이슈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초역량과 직무역량을 구분하는 기준에 글쓴이인 opellie의 주관적 판단이 아주 깊게 개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이어가는 글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