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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Sep 03. 2018

협업 & 공유된 기준

가치판단의 영역으로서 협업과 판단을 위한 공유된 기준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협업' 내지 '협력'이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하곤 했습니다. 이 '협력'이라는 아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실무에서는 구현을 위한 도구적 개념으로 R&A 혹은 R&R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김용진 대표님의 '경영학 사용설명서'에서 제시된 개념을 빌어 R&A의 Accountability는 사후적 책임을, R&R의 Responsibility는 사전적 책임을 의미함을 전제로 그래도 개념적으로 협력과 더 가까운 건  Responsibility 가 될 듯 합니다. 협력이란 일을 제대로 진행해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다 진행되고 난 이후의 결과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몸담고 있던 기업에서는 R&R을 정의하는 것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습니다. 무언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의를 할 수 있을지, 그렇게 정의를 했다 치더라도 그것이 명확하게 모두에게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았고, 중소기업의 특성상 일을 명확히 나누기 애매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도 R&R을 정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협업'이라는 걸 직무분석 등의 어떤 도구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조금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더욱이 직무가 고정적인 것이 아닌 변하는 것이라 한다면 칼로 무 자르듯 잘라놓은 조각들을 계속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정해서 주고 그대로 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주어진 것'에서 '만들어가는 것'으로서 직무라는 방향성에서도 무언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 보입니다. 구성원이 각자 직무를 통해 직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개인 소견임을 빌어 '협업'의 영역은 일종의 '가치판단'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가치판단의 영역이므로 무언가 한 두 가지의 정답을 제시하는 건 불가능하고, 가치판단의 영역으로서 '협업'이 발현되기 위해 필요한 건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기준, 그 중에서도 다양한 경험과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판단'을 함에 있어 공동으로 삼을 수 있는 기준, 즉 '공유된 기준'입니다. 


'공유된 기준'은 다음 몇 가지 HR관련 개념과 연결지어볼 수 있습니다. 


1. 공유된 리더십

여기에서 리더십은 특정 개인 혹은 소수에 의해 & 외형적 권위에 의해 발현되는 리더십이 아닌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으로서의 리더십이 여러 사람들을 통해 발현되어 "여러 사람이 함께 협력하는 리더십" 즉 "공유된 리더십 shared leadership" 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공유된 리더십"의 발현을 위해 우리가 갖추어 야 하는 건 직무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타인과 세상을 대하는 우리 자신이 가져야 할 겸손함 입니다. 

*공유된 리더십 shared leadership 개념은 현재 듣고 있는 휴넷 '팀장리더십' 과정의 '사람관리' 교재에서 참고하여 인용하였습니다. 


2. 공유된 직무성과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우리가 직무의 수행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일전에 모 글에서 HR의 미션을 '사람과 조직, 직무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 이야기한 건 제가 HR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HR직무의 미션입니다. 특정 직무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해한다면 상호 사고의 공통점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3. (공유된)조직문화

궁극적으로는 우리만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문화란 기본적으로 한 조직에서 사용되는 공통의 행동양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유되지 않았다면 그건 조직문화가 아니기에 '조직문화' 앞에는 따로 '공유된'을 표기하진 않았습니다. 공유된리더십과 공유된 직무성과 등이 업무의 수행 과정에서 발현될 수 있다면 '협업'에 필요한 '가치판단'의 기준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협업'이란 말하기는 쉽지만 그리 쉬운 항목은 아닙니다.(생각해보면 HR의 대부분 영역이 그런 것도 같습니다. ㅜㅜ) 그래서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에 대해 고민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시작점은 겸손과 전문성에 기반한 상호 배려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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