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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Nov 07. 2018

'일에 있어 판단력' 을
주관적으로 해석해보기

글을 쓰고 나니 '판단력'이라는 개념이 더 어려워지는

회사에서 마주한 어떤  상황에 대해 많이 속상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판단력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문득 판단력이라는 능력에 대해 어쩌면 주관적인(제 글이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개념정의를 조금이나마 정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글을 쓰고도 여전히 애매한 부분은 남아 있습니다. 저 스스로 조금 더 경험을 쌓고 생각을 하고 좀 더 배움을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하나 생겼습니다.

1. 판단력의 개념 살펴보기

최근 기업에서 어느 일을 처리하면서 문득 '판단력 judgement'이라는 단어에 대해 조금 생각을 했습니다. 판단력이란 무엇이고, 이것이 우리가 일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이라면 적어도 '일과 관련된 판단력'이란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판단이라는 걸 하기위해 판단의 대상으로서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이와 관련해 보다 정확한 개념정의를 위해 O*Net의 Abilities 카테고리의 Problem Sensitivity 개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Problem Sensitivity — The ability to tell when something is wrong or is likely to go wrong. It does not involve solving the problem, only recognizing there is a problem. https://www.onetonline.org/find/descriptor/browse/Abilities/1.A.1/

문제를 인식한다는  건 현재의 상태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 다른 상태가 되었거나 다른 방향, 특히 반대의 방향으로 가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를 인식함을 의미합니다. 위의 설명처럼 이러한 문제 인식은 문제 자체의 해결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판단력이 포함하는 한 가지 속성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우리가 해결해나가야 할 대상-인지하는 능력" by opellie

그런데 누군가 혹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문제임을 알고 있거나 말하고 있다면 우리가 판단력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퀴즈쇼에서 사회자가 정답을 이야기한 후 정답을 맞추는 셈이죠. 그래서 판단력이라 부르기 위해 우리는 위의 판단력에 다음의 속성을 추가합니다.

Perceptual Speed — The ability to quickly and accurately compare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among sets of letters, numbers, objects, pictures, or patterns. The things to be compared may be presented at the same time or one after the other. This ability also includes comparing a presented object with a remembered object.

'인식의 속도'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일의 상태에 대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무언가 '다름'을 인지하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본 '판단력'의 문제인식과 인지속도의 두 속성을 고려해 판단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일의 상태에 대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다름, 즉 우리가 해결해나가야 할 대상으로서 문제를 인지하는 능력 by opellie


2. 일에 있어 판단력의 개념

1) '행동' 속성의 추가

일에 있어서 판단력은 판단력 자체가 아닌 그 판단력이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결과물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의 문제인식 problem sensitivity 개념에서 보듯이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해결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반면, 기업이라는 곳은 결국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곳이고 그 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변수들을 일종의 상수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판단력은 일종의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능력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일에 있어서 판단력'이란 대상으로서 문제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인식에 더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상황' 속성의 추가

'일에 있어서 판단력'이란 대상으로서 문제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인식을 위해 해당 문제 자체 이외에  '상황'요인에 대한 고려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현실적 이슈가 존재합니다. 앞서 살펴 본 문제인식과 인식의 속도는 일 자체에 대한 지식과 사고 등의  전문성을 통해 일정부분 확보가 가능하지만 '상황에 대한 인식'은 그 자체로서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에 대한 인식'이 일의 전문성에 기반하고 있다면 상황에 대한 인식은 그 인식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는가에 따라 이후의 행동 요소에서 다른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책임을 질 누군가를 찾는 행동' 입니다. 문제, 즉 우리가 인식한 gap에 대하여 이 gap을 줄여나가기 위한 방향이 아닌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논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일단 책임질 누군가가 확정되면 그 외의 관련자들은 자신과 무관한 듯 제3자의 입장으로 돌아갑니다. 책임이 있는 이들조차 스스로 잘못이 없는 듯 행동하게 되고 발생한 문제의 상태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을 지면 마치 문제의 상태가 해결되는 것처럼 인식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의 주관성은 대부분의 경우 그 사람이 가진 경험 등에 기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만일 해당 조직에서 장기간 근속한, 더욱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계속 근로한 경우라면 어쩌면 그건 그 개인이 아닌 기업차원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는 이러한 관행 등이 일하는 방식에서 조직문화와 연결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임론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말이죠.


3. 일에 대한 판단력을 가지기 위하여

위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면 일에 있어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일의 상태에 대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다름, 즉 우리가 해결해나가야 할 대상으로서 문제를 인지하고 올바른 상황인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을 위한 기준/대안을 만들어내는 능력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개념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우리가 완벽한 판단력을 갖춘다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매번 완벽할 수는 없더라도 그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opellie의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일에 대한 전문성

문제에 대한 인식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속해 있는 일의 분야에 대한 지식과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사고를 필요로 합니다. 아무런 지식이나 사고가 없는 경우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나 근거도 없이 우리는 주변에서 '원래 그래왔어' 라는 이유로 계속 해오는 경우를 종종 마주하기도 합니다.


2) 상황 인식에 대한 기준

이 부분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신입사원 시절부터 원래 그렇다고 배워왔던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가 던지는 '왜why'라는 질문 자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 인식에 대한 기준은 일전에 어느 글에서 소개드렸던 리더피아 라는 리더십 잡지에 소개된 인터뷰 기사에 있습니다.

'이상하다. 대부분의 경우 대상을 마주할 때 그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여부를 먼저 생각하는데, 이 사람은 그것이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먼저 생각한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여부는 그 다음이다.'

짐작하시다시피 본 글의 상황 인식에 대한 기준에서 추구하는 기준은 위 인터뷰 이야기의 '이 사람'이 하는 판단의 기준입니다. 사람으로서 주관성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일에 대한 기준 내지 원칙을 바탕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반복된다면 조금 더 나은 판단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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