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llie Dec 06. 2018

실무형 팀장이란

T자형 팀장의 요건과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중심으로

오래 알고 지내는 HR담당자 12월 모임이 있었습니다. 제가 HR을 시작하던 초기에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아마도 당시에는 제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아셨을텐데도 모임에서 무언가 '틀렸어' 라는 말 대신 좀 더 설명을 해주셨던 분들이죠. 2018년도 송년회 겸 내년도 모임 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자리에서 "실무형 팀장" 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오늘날, 특히 스타트업 등이 많아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과거 경력이 쌓이면서 실무를 놓고 소위 '관리'만 하던 팀장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실무를 알고 할 수 있는 팀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한 가지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지나온 시간에 함께 했던 리더분들 중 저 스스로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모습이 있다면 적어도 나는 그 모습 만큼은 배우지 말자라는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공간에서 자신이 수직계층에서 가장 높다는 이유로 다들 보는 공간에서 코를 골며 자던 어느 상사의 모습이 그렇고, 정해진 시간에 자신의 편의를 위해 스스로를 열외시켜 놓고 정작 그로 인해 스스로에게 불이익이 돌아왔을 때 부하들이 자신을 챙기지 않은 탓이라며 얼차려를 부여하던 어느 병장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실무형 팀장이라는 단어에 제가 공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모셨던 여러 리더분들은 대부분 과거의 관리자 유형이었습니다. 수직계층을 타고 올라가면서 어느 순간 실무를 잊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실무자들의 사실관계에 기반한 이야기를 과거에 해오던 주관적 경험으로 재단하고 무시하는 현상들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는 그냥 실무자들만 더 고생하고 서로간에 '소통'이 없어지는 일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실무형 팀장은 아니시지만 함께 일했던 상급자 중 평소는 실무를 직접하시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경우 직접 하실 수 있는 분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종전의 관리형 팀장과 이 글에서 말하는 실무형 팀장의 과도기 유형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실무형 팀장은 '무조건 실무를 하고 있어야만 실무형 팀장이라 말할 수 있다 '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성이라는 단어에 꽂혀 있는 제 기준에서 실무형 팀장이 가지는 몇 가지 요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해당 분야에서의 깊이있는 지식과 경험,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
2. 해당 분야 이외에 다른 분야에 대한 넓고 얕은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3. 그래서 해당 분야에서의 행동들이 다른 분야 혹은 조직 전체에 어떤 영향을 제공하는지 알고 있고 그 영향도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

1번의 해당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은 단순히 지나온 시간의 지식과 경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도를 확보한다는 건 해당 분야에서의 흐름을 이해하고 최소한 그 흐름을 맞춰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2번의 타 분야에 대한 넓고 얕은 지식과 경험은 해당 분야를 다 알아야 한다는 의미 보다는 기업을 예로 들면 기업이라는 조직의 전체적인 연결성을 이해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2번은 자연스럽게 3번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들을 좀 더 요약하면 자신의 분야에 대한 깊이있는 전문성에 기반한 자존감과 타 분야에 대한 이해를 통한 상대방의 전문성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이 서로 다른 전문성을 연결지어 볼 수 있는 사고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모임에 참석한 분은 이러한 '실무형 팀장'을 'T자형 리더'로 이야기를 주시기도 합니다.  분야에서의 깊이와 이외 분야에 대한 넓고 얕은 이해를 의미합니다. 


어떤 리더의 모습이 오늘날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우리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HR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만큼이나 답을 내기 어려운 질문인 듯 합니다. 다만 우리가 여러 유형의 리더의 모습들을 우리의 인지체계로 들여가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어쩌면 그 질문에 대해 조금 더 생각의 범위를 좁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018년제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모험이 시작되는 시점이었습니다. 팀장이라는 역할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고  HR체계가 거의 없다시피한 조직에서 HR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실무를 하면서 누군가의 육성을 지원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1년동안 생각들을 움직이면서 그리고 그 1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을 하루 하루 보내면서 지난 1년간 팀장이자 실무자로서, 누군가를 육성하는 코치이자 조직 전체의 HR체계를 그리는 HR Desinger로서 하고자 했던 것과 한  것과 하지 못한 것들을 계속 돌아봅니다. 그리고 실무형 팀장으로서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적극적이지 못한 분야에 대해 고민합니다. 단순히 일을 시키고 잘 하는지 못하는지 관찰해서 teaching을 하는 관리자 보다는 실무를 함께 하면서 일의 성과와 팀원의 성장에 모두 기여할 수 있는 실무형 팀장이 되길 바랍니다. 그 바램의 대상에는 물론 저도 포함되어 있겠죠.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학습하는 조직 - 개인적 숙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