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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Dec 08. 2018

Golden circle을 통한(+부제)

미션, 사명, 비전, 가치 등에 대한 개념적 이해

2006년 HR을 만나고 가입한 커뮤니티에서 '시작'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했습니다. 정확히 말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해야 겠죠. 덕분에 저는 부모님께서 주신 이름 이외에 '시작'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opellie라는 닉네임 역시 사용하고 있죠.  '나'라는 존재에 대해 아무리 내 스스로 이름을 주장하더라도 다른 이들이 그 이름을 불렀을 때 '나'라는 존재를 인지할 수 없다면 그건 이름이라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반대로 '시작'이라는 흔하고 일반적인 단어라도 특정관계 속에서 특정할 수 있는 누군가로 사람들의 머리 속에 인식될 수 있다면 그건 적어도 그들에게는 '이름'이라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이름name이란 우리가 상대방 혹은 대상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로 볼 수 있습니다. 넓게 생각해 보면 사과, 배 등의 사물에 대해 우리가 인식하는 이름을 포함해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공동의 인식을 하기 위한 단어들, 예를 들면 행복, 사랑과 같은, 역시 우리가 개념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tool는 우리가 상대방 혹은 대상에 대해 인지하고 생각이나 행동, 판단을 하는데 있어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의 사고를 특정 영역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추상적 개념에 대해 특정 단어로 인식하면서 해당 단어에 대해 이미 우리 나름의 해석을 가지고 있다면 설사 그 개념이 다른 의미나 용도로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기존의 의미로 이해함으로써 우리의 사고를 왜곡할 수 있습니다. 

이론은 설명이다. 이론은 무수히 많은 사실과 관찰 내용들이 무슨 뜻인지 가장 기본적인 용어로 설명해준다. 이론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하다. 지나치게 단순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단순화를 통해 이해를 돕는다. p070 Grit, 엔절라 더크워즈

이는 Grit에서 이야기한 '이론'과도 같습니다. 이름은 '인식'이고 대상을 빠르게 '인식'하도록 도와주지만 그래서 필연적으로 불완전합니다. 


좋은 분들과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비전, 미션, 가치, 사명, 목적 등의 단어들이 논의에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참 많이 보는 단어이고 여러 교육 등을 통해 여러 번 접한 까닭에 그 이름 자체는 익숙하지만 매번 이야기할 때마다 개념적인 이야기가 어려운 아이들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비전과 미션과 가치와 사명과 목적에 대해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야기해보라면 하겠으나 정답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저 역시나 할 수 없습니다. 혹자는 비전vision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모습이고, 사명calling은 우리가 무언가를 하는 이유이며, 가치는 일종의 단기적 목표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일단 제 경우 이해력이 딸리는 이유로 갯수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생각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좀 단순하게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비전이라 불리든, 미션이나 가치, 목적, 사명이라 불리든 그 무엇으로 불리던 간에, 누군가는 비전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모습이라는 의미에서 what으로 이야기하고 다른 누군가는 최종 산출물이라는 의미에서 what으로 의미하더라도 그냥 좀 쉽게 이해하자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이해의 단순화에 Simon Sinek의 Golden Circle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Why-How-What 입니다. 여기에는 비전, 미션, 가치, 사명 등은 그 이름이 무엇이건간에 Why부터 시작해서 What까지 이르는 과정에 어느 지점인가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그게 어느 지점인지는 모르겠지만 Why-How-What을 이해하고 하고 있다면 우리는 비전, 미션, 가치, 사명 등을 어느 샌가 간직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몇 년 전에 이직을 하면서 면접 질문에 5년 후 10년 후 비전으로서 제 모습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을 때 당당하게 "모르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을 하는 why는 명확하고 how도 나름 만들어가고 있기에 어쩌면 궁극적 목적으로서 비전은 why에 이미 담겨 있지만 그것이 5년 후에 혹은 10년 후에 만들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예측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혹 면접 때 저와 같은 대답을 하신다면 그 대답의 why를 고민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드렸더니 저에게 이런 피드백이 돌아오더군요. "이런 패기 보소" 라는)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HR과 경영에 관련된 이론이나 용어들이 대부분 누군가에 의한 우리말로의 번역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름name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 자칫 우리들이 학창시절의 '정답형 인간'으로 남을 수 있겠다는 우려가 이어집니다. 

오늘 다녀온 어느 포럼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이런 의미에서 큰 울림을 줍니다. 워딩 그대로는 아니지만 대략적인 내용을 남기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강연이 일본에서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서구의 개념들을 가져다 쓰고 그것에 권위를 기초하여 무언가를 하는데 일본에서는 그들이 살아온 시간에서 만들어 낸 개념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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