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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Dec 18. 2018

ME직군, HR

HR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흔적 남기기

"Opellie님처럼 HR을 좋아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이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과장님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내년도에 대학원 박사과정을 가려고 한다는 제 말에 그 친구가 제게 한 이야기입니다. 문득 내가 정말 HR을 좋아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Yes를 말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아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일전에 "좋아하는 일이란 무엇일까?"라는 글을 통해 이야기했던 '나만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일'로서 HR에 대해 그러한 의미로서 '좋아한다'라는 단어에 대해 Yes를 말할 수는 있을 듯합니다. 


'의미', '왜 하는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물질적 보상이 많은 경우 차지하고 있는 목적의 자리를 되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뉴스 등을 통해 들려오는 현실을 보면 '의미'나 '왜 하는가'를 그 자체의 의미가 아닌 왜곡된 의미, 특히 그 왜곡이 특정 개인 혹은 자신의 이익을 향하는 방향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열정페이'일 겁니다. 최근 일어난 어느 화력발전소에서의 사고도 결국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미'를 쫒아야 할 사람에게,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우리 사회는 그 사회생활이라는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들에게 말합니다. '인적 자원 Human Resourec'이 아니라 '비용 Cost'이라고 말이죠. HR을 하면서 HR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일을 바라보는 이에게 이러한 관점이 제가 HR을 시작한 시점에도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현실에서 마주한다는 건 우리 사회가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의미'를 강조하는 사람 중 하나이지만 그 '의미'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대부분은 그 '의미'를 잊게 됩니다. 그리고 '의미'라는 단어의 자리에 '현실'이라는 단어를 채우고 '그래서 안돼'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겠죠. 우리가 잘 아는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이론이 받는 비판 중 반드시 욕구가 순서대로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비판에 대해 '의미'라는 건 최하위 단계가 충족되지 않아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비판을 인정하는 반면,  최하위 단계가 일정 수준 채워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의미'도 '현실'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쩌면 비판에도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이 우리들의 이야기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ME직군, Make an Environment


직군이라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면서 HR을 비롯한 지원부서의 직무들의 집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ME직군'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Make an Environment의 이니셜을 딴 글자입니다. 말 그대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반 환경을 만드는 역할로서의 ME직군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기업도 개인도 일시적인 성장은 할 수 있겠지만 지속적인 성장에는 제한이 걸립니다. HR의 각 제도들은 이러한 환경 environment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며 각 제도들이 연결되어 일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연결되었을 때 비로소 하나의 환경으로서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Mind와 System의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HR의 역할


결국 Mind(software)와 System(hardware)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mind에서 시작하지만 system이 무너지면 mind 역시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일종의 순환관계를 유지합니다. 서로가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 결국 그 순환고리는 무너지게 될 겁니다. 반대로 서로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 순환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겁니다. 개인적으로 HR이 적어도 해당 HR이 효력을 발휘하는 기업이라는 물리적 범위 내에서 만큼은 mind와 system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전히 마음 한 켠이 시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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